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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전설>의 그림과 글들은 제가 겪어냈던 유년기와 청소년기로부터 시작합니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한 집단을 이루며 흘러 보낸 시간들을 기억했습니다.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면 한 줄을 맞추어 줄을 서고,
같은 동작을 하며 체조를 했습니다. 감정은 꾹꾹 눌러도 비집고 나왔습니다.
20평 내외의 교실에서 손 뻗으면 닿일 정도의 거리에서 우리는 함께 지내지만, 서로를 잘 알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열병 같은 외로움은 30명 중 나 혼자 견디는것이었지만, 동시에 30명 모두 스쳐가는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었습니다.
외로움은 공통 감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로움과 흐릿하게 기억나는 풍경과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흐릿해져가는 풍경과 희미한 외로움에 집중하여 청소년기부터 이어져오는 해소되지 않는 감정을 주제로 작업을 했습니다.
<소녀전설>은 미성년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전시입니다.
지루한 시간을 함께 보내준, 어쩌면 아직도 지루한 시간을 견디고 있을 친구들에게 전합니다.
우리는 예전에 얼만큼 이상했었는지.
돌이켜보면, 우윳빛을 띄며 애처로웠는지.
(출처 = 유영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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