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최지원 : 채집된 방
기간| 2023.03.03 - 2023.04.08
시간| 수-토 12:00 - 19:00
장소| 디스위켄드룸/서울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789-9
휴관| 일, 월 (화요일 예약제)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8868-912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최지원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오프닝 리셉션: 2023.3.3.(금) 5-8pm
    
    -
    
    인간은 삶에 대한 끈질긴 욕구를 가지면서도 그 너머의 영역을 갈망하고 꿈꾼다.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현재 밖의 것들은 경외와 미지의 지대가 되며, 이곳에서 상상과 욕동의 시간이 작동한다. 문화와 역사를 가로질러 남아있는 죽음과 후생에 관한 여러 흔적들이 이를 증명할 것이다. 화려한 장식의 부장품, 무덤을 휘감는 패턴, 산 자의 몸에 지니는 부적, 동물과 곤충을 박제하고 전시하는 일. 인류가 강박적으로 그려내고 보존해온 기묘한 사물들은 삶과 죽음의 메커니즘이 필시 한 페이지 위에 있음을 상기시킨다. 최지원은 이러한 인류의 보편적인 호기심과 질문에 동요하며, 이를 자신의 세계에서 다소 독특한 풍경으로 묘사하고자 한다.
    
    전시 《채집된 방 (Collecting Chamber)》은 작가가 만들어낸 크고 작은 방에 수집된 것들의 의미를 좇는다. 그는 종종 자신의 방안에 가만히 놓인 장식품, 도자 인형, 오래된 새집 모양의 시계, 창틀에 말라 떨어져 있는 곤충을 바라본다고 했다. 이들은 주로 생명이 있었던 것, 혹은 생명체를 빼닮은 모조품이다. 살아있는 것보다 더 진짜 같은 대상들은 그에게 있어 덧없는 삶의 가냘픔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상징물이다. 작가는 이 실체의 형태와 존재 의미에 집중하며, 스스로 구획한 초현실적인 공간에서 신비로운 오브제를 빚어낸다. 이내 그의 세계는 반짝이는 모습의 파편들로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한다. 작은 새 조각, 실크 질감의 옷을 입은 인형, 알록달록한 액자 안에 갇힌 나방과 벌은 이미 죽어 멈춰있는 정물이지만 역설적으로 비밀의 방 안에서 강한 생명력을 얻고 에너지를 발산한다. 깜깜한 밤의 어둠과 블라인드 틈으로 빛이 갈래갈래 새어 들어오는 오후의 볕 사이에서,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이야기를 건넨다.  
    
    한편 이들은 다양한 장소에서 등장한다. 작가의 침실이, 사방이 문으로 가로막힌 곳이, 혹은 인간이 아닌 동물이 머무를 집과 안뜰이 그림의 배경이 되었다. 특히 그의 근작들에서 두드러지는 건축적 요소들은 화면을 보다 복잡하게 변형시킨다. <멈춰버린 순간>속 거울은 사슴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겹쳐보게 하고, <블루문>의 유리창은 등장한 인형을 외부로부터 내부로 끌어들인다. 또 <정지된 시간의 방을 향하여>나 <닫힌 문>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은 주어진 공간을 사방으로 분할하면서도 연결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 장벽들이 언제든 현실의 차원을 다른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포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문과 창, 벽, 액자 틀의 구조물은 얕은 생명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곧 사라져버릴 작은 존재의 이면을 탐닉하고 마주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내는 장치로 볼 수 있다.
    
    최지원이 채집한 찰나는 선명한 이미지가 되어 보는 이를 매혹한다. 그의 방은 비어있는 여백(room)의 상태이기보다 언어화되지 않은 미완의 이야기들이 이리저리 뒤섞여 적재되어 있는 진공의 보관소(chamber)에 가깝다. 관객들은 작가가 열어 둔 방을 하나 둘 들여다보며, 생과 사의 경계가 무너지는 장면의 마디마디를 떠올리고 그 속에서 긴장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소리도 향기도 없던 누군가의 마음 안팎은 곧 새로운 생의 기운으로 채워질 것이다. 
    
    글 : 박지형(디스위켄드룸 큐레이터)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