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영주맨션 5월 전시는 공모당선전시입니다. 이번 전시 <쇼가(ショウガ)와 생강>에서 생강은 강렬한 기억과 양가적인 마음의 출발점으로, 이야기는 생강 하이볼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전시에서 김은혜 작가님의 깊고 단정한 텍스트와 교차되는 이미지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시 오픈날 오시면 작가님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꼭 오셔서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작가노트 : 올해 1 월 일본 신주쿠에서 맛이 영 좋지 않아 뱉어냈던 생강에 대한 마지막 기억을 끝으로- 현재까지 그것(생강)을 사고하고 다루는 행동에 미친 것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이 회로 과정이 어떤 사람을 기억하고 다루는 형태와 닮아 있음을 자각했습니다. 삶에서 그것(생강과 사람)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은 무수히 많았으나, 의식적으로 피하고 거부할 수 있었고, 다시 삼켜낼 필요가 없다고 여겼습니다. 내 안에 뿌리내린 그 찰나의 쓴 기억은, 그 대상을 영원히- 완전히- 왜곡시킬 기세로 다시 꺼내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잠가두었습니다. 일어를 읽지 못하는 사유로 한 모금의 생강 하이볼을 삼키기 전까지는 말이죠. 눈이 번쩍 뜨이는 맛에 흥분하여 읽지도 못하는 메뉴판에 일어 '生姜(ショウガ)', 발음으로 ‘쇼가-'를 손가락으로 더듬고 있자, 옆에 대신 읽을 수 있는 사람이 ‘ 쇼 -가 – 한국말로 생강'이라 말해주었습니다. 실은 그것을 여태 무척 싫어해왔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그 말을 듣고 있던 일어를 읽어주었던 사람이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처음 맛본 그 순간 그거 오래가거든요. 나중에 좋아질 수도 있지만, 많이 썼다면 그럴 수 있어요.” 일본에서 돌아서도 쇼가 와 생강 사이에 껴있는 이 문장을 내내 곱씹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태어나서 처음 미워했던 사람,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제공 = 예술공간 영주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