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3.07.05 - 2023.0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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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12:00 - 18:00 |
장소| | 아트스페이스보안(구 보안여관, 보안1942)/서울 |
주소| | 서울 종로구 효자로 33 |
휴관| | 월요일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2-720-8409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언메이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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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장소 : 아트스페이스 보안 2 - <인기 생물>은 ‘불탄 산’이라는 재난의 장소와 인공지능의 예측성을 직조해 기계의 우화로 다루는 전시이다. 전시의 토대를 이루는 영상 <비미래를 위한 생태학>에서는 재난과 예측 기술의 약진이 겹쳐 있는 현재를 ‘비미래’라는 시제로 드러낸다. 불탄 산이 드러낸 수많은 길을 오가며 작가들은 산불로 서식지를 잃은 멸종 위기종, 생성 인공지능과 데이터셋, 트레일캠이라는 동물 초상 사진, 박제된 동물들의 이야기를 우화와 다큐멘터리, 기계학습 실험을 통해 엮어 간다. 그 과정에서 재난의 현실은 생성 신경망의 통계적 잠재태를 거쳐 사진의 빛과 같은 것으로 인화된다. 작가들은 기계학습의 과정에서 데이터셋에 존재하지 않는 ‘가정 동물의 눈’을 가진 존재들을 목격하며 인공지능에 상속된 인간 중심적 문화 혹은 새로운 식민성과 마주한다. 또한 인공지능의 추측/예측성은 전시에서 계속 농담과 같은 방식으로 다루어지는데 이를테면 재나 불탄 것을 통해 점을 치는 스포도맨시(spodomancy)의 의식을 차용해, 불탄 나무에 생성 인공지능이 드러내는 무의미한 언어를 신탁처럼 새기는 방식이다. 실재한 재난과 잠재적 예측 사이에 존재하는 껍질이 되어 비미래의 신탁을 새긴 불탄 나무들은 , 마치 발굴된 유해들처럼 아이러니한 모습으로 자리한다. 작업에서 기계학습의 실험은 자주 실패하는데, 아무런 시간의 인과성 없이 생성된 이 실패한 유령과 같은 존재들을 ‘목련꽃이 필 때 즈음’ 생겨난 존재들로 시간성을 부여하고 심지어 그것들을 반어적으로 사냥해 기념한다. 이 사냥은 과시적 트로피 헌팅의 기념물이라기 보다는 사라져가는 원본에 대한 기념 혹은 이미 사라진 것들이 우리에게 존재하는 방식에 대한 기념물이다. 작가들은 전작 <생태계, 2020>에서 분석한 기계 시각의 파레돌리아적 인식 결과를 현재의 거대 생성 인공지능에 프롬프트로 되먹임해 여름의 낭만시로 출력하며, ‘올 여름은 즐거울 거야’ 라며 반어적 농담을 이어간다. 외곽, 패턴, 색상에 따라 객체를 인식하는 컴퓨터 비전은 그 속성으로 인해 대상을 표면적 형상으로 잘못 인지하거나 엉뚱하게 연결된 생태계로 인식하는데, 이를테면 얼룩말 패턴은 기계 시각에서는 야생의 얼룩말 부터 인간 문화 속의 사물들(소파, 담요, 수영복, 카우보이 부츠, 베게, 깃발, 치마 등) 까지 포함하는 기묘한 생태계로 연결되어, 우리를 둘러싼 일반 자연의 풍경을 드러낸다. 가상의 시각성과 현실의 경계가 무뎌지고 교차하는 현재, 생성 신경망, 데이터셋, 컴퓨터 비전 등을 생태적 위기에 대한 비평적 관측 기술로 사용한 이 전시는, 동물을 통해 인간을 풍자하는 우화의 전통을 기계의 우화로 확장한다. 그리고 ‘미래 없는 예측’을 통해 우리는 어떤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출처 = 보안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