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애나한 : Mr. Conjunction is Waiting
기간| 2023.07.22 - 2023.08.19
시간| 월-금 10:00 - 18:00 토 12:00 - 19:00
장소| 아트센터 예술의시간/서울
주소| 서울 금천구 범안로9길 23 (독산동)/예술의 시간
휴관| 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6952-0005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애나한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장소 :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F

-

너와 나의 시간이, 서로 다른 문턱에 있더라도

이소임 (큐레이터)

《Mr. Conjunction is Waiting》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애나한의 신작들은 내러티브를 시각화하는데 집중한 최근의 연구를 이어나간다. 이전의 설치작업들이 색과 기하학적 도형으로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실험 안에서 시도되었다면, 최근에는 이를 개념적으로 펼쳐냄으로서 보다 확장된 차원으로 나아가고 있다.

애나한의 이번 공간은 이동경로에 따라 ‘접속사’라는 시간의 내러티브를 상연하는 무대장치이자, 그 속에 관객의 이야기를 차용함으로써 시시각각 바뀌는 풍경으로 치환된다. 작품에 시간을 포함한다는 것은 그것의 의미에 관람자의 경험과 해석을 적극 개입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품의 구조는 단순히 텍스트를 공간으로 번역한 시각정보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의미관계를 이끌어내려는 예술가의 내적 필요성 위에 존재하게 된다.

접속사의 개념은 최근 5년간 내러티브를 시각화하며 시도된 방법론적 변화, 그 근간의 예술적 태도에 대한 비유임과 동시에 이후 이어질 작업을 예고한다. 그것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 텍스트다. 또 문법적 규제 아래 문장 내시제와 의미의 균열을 감행하지 않으며, 위치 역시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형태상의 결핍은 단어와 구, 절 같은 구성성분 간의 연결을 충실히 수행하고, 서사의 구조체를 태연하게 지탱하는 덕목이 된다. Conjunction은 ‘함께’를 의미하는 con과 도로가 교차하는 ‘합류점(junction)’ 두 단어의 결합이다. 라틴어 join을 어원으로 하는 junction은 결합, 접합을 의미하므로, 접속사의 의미는 형태가 아닌 관계로서, 모호하게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내러티브를 다뤄 온 최근의 시도들에서 텍스트는 일종의 기술적 지지체로서 색채공간에 표류하는 기표 중 하나였다.1) 선, 면 같은 조형요소 중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그 서사성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경험이 어디에서 시작해 끝나는지 모르겠다”2) 는 혹자의 말처럼 초시간(超時間)적인 측면을 강하게 드러내왔다. 반면 이번 신작에서 텍스트는 물질이 아닌 개념으로 드러난다. 접속사 개념을 공간으로 들여옴으로써 시도되는 새로운 국면은 시간의 실재성이다. 그것은 멈춘 장면이 아닌 일종의 내러티브 전략으로서 실제시간이 지속되는 과정, 즉 듀레이션(duration)을 직시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관객과 전시를 연결하는 ‘접속사’격으로 이 글을 적는 시점에서, 언젠가 작가가 우리의 대화 중 언급한 ‘예술가의 파라텍스트(paratext)적 태도’에 대해 생각한다. 이 개념을 고안한 제라르 주네트(Gérard Genette)는 그것을 해석에서 텍스트의 안(peritext)과 밖(epitext) 그 어디쯤, 일종의 문턱(Seuils) 같은 개념으로 정의했다. 그간 애나한의 설치가 보인 엄격한 형식주의와, 그것이 풍기는 기묘한 비-안락함은 어쩌면 열린 결말을 추구한 파라텍스트적 태도에서 기인한 것일지 모르겠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내러티브는 관객 없이 구사되지 못한다. 작가는 여전히 인쇄된 텍스트의 변두리, 그 규정되지 않은 문턱에서 당신의 해석을 기다릴 것이다. 설상 그 시간의 층위가 서로 다른 곳을 향하더라도, 모든 것을 살아있는 시간의 우연성 속에 전적으로 맡겨둔 채로.

–

1)《Fear Me Not》(2017, 청주시립미술관), 《I∩U》(2018, 블루메미술관)
2)「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풍경, 파주를 해석하다」, 『애나한, 카입 : Emotionscape』, (블루메미술관, 2018), 페이지표기없음.

–

기획 : 이소임
후원 : 서울문화재단,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그래픽 디자인 : 장세희
설치 : 아트인
사진 : 전병철
사운드 : 정상인
영상 : 송문경

(출처 = 예술의시간)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