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3.08.01 - 2023.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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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09:30 - 18:00 |
장소|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충북 |
주소|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1동 2098 |
휴관| | 월요일, 국경일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43-201-4057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임윤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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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정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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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장소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층, 윈도우 갤러리 오프닝 : 오프닝 : 8/2(수) 16:00 - 그림자가 길어지는 시간 한 신문기자의 칼럼을 읽었다. 그 내용은, 중동지역을 여행하던 중 문득 젊은 시절에 감명 깊게 읽은 한 소설이 떠올라 어느 상점에 들러 양탄자를 구매한 일에 대한 감상이었다. 그는 구매한 양탄자를 집으로 가져와 바닥에 두는 대신 벽에 걸어 장식했다. 작업을 하면서 한동안 나는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어떤 그림은 쉽게 그려지기도 했지만, 어떤 그림은 그렇지 않았다. 버려지는 캔버스 천과 물감을 보며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애썼지만,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최근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몇 가지 크고 작은 일들이 계기가 되어 상황을 그렇게 만들었다. 무심코 지나친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보고, 사진첩을 훑으며 이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마음에 와닿는 이미지를 선별해보았다. 기자에게 감명을 준 소설도 읽어보았다. 소설에서 양탄자는 주인공이 어느 나이 든 시인에게 인생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대답 대신 받은 선물이었다. 주인공은 여러 인생의 굴레를 경험한 후에 양탄자의 의미를 깨닫는다. 양탄자는 인생의 무목적성을 긍정한다. 직조공이 양탄자를 짜면서 자신의 심미감을 충족시키려는 목적 외 다른 목적을 갖지 않았듯이,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온갖 일들에 하나하나 집착하기보다, 나름의 무늬가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인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소설의 내용을 되뇌어 보며, 마음이 한결 편해짐을 느꼈다. 직조공이 양탄자를 짜듯이, 기자가 그것을 바닥에 두지 않고 벽에 장식했듯이 나도 캔버스 프레임 없이 천을 벽에 고정하고, 양탄자의 날실을 연상하며 기름기 없는 짧은 붓 터치로 천의 표면을 더듬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서걱거리는 붓질의 느낌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그림은 나름의 무늬를 띄기 시작했다.■임윤묵 (출처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