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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
기간| 2023.08.17 - 2023.09.23
시간| 12:00 - 18:00
장소| 씨알콜렉티브/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504-29/일심빌딩 2층
휴관| 일요일,월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4006-0022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김태연, 윤주희, 조재영, 믹스앤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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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전시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에서는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환경의 변화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버려지고 남겨지는 것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의 일시적 속성으로 인해 부서지고 소모되는 요소들을 재고하므로써 가치의 형성과 지속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려 한다. 전시와 작품의 제작과 공개가 종료된 이후 휘발되어버리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적이고 실천적인 메타전시의 방법론을 모색하며 전시와 작품을 대하는 방식을 달리하는 실험을 하고자 한다.

이상하리만치 많은 비가 오거나 지나치다고 느껴질 만큼 덥고, 추운 날씨를 마주할 때면 내가 딛고 있는 이곳이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음을 감지하곤 한다. 혹자는 기후 위기가 “보고서의 요약/전달로 확대, 과장된 오해”일 뿐이며, 사실상 개별자인 인간으로부터 기인하는 환경오염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고, 그 개선을 위한 개인의 작은 실천은 더욱 소용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사회적으로는 전방위에 걸쳐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실천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압박이 존재한다. 어느 순간 등장한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는 사회 환경 모든 부분에서 회자되며 개인에게 마치 굉장한 대책을 마련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안을 강요한다. 인식의 변화와 작은 움직임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동시에 이렇게까지 해야하는가라는 생각이 상충하는 가운데, ‘지속가능성’은 개인의 노력에 기댈 일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만이 강하게 든다. 이 지점에서  본 전시에서는 지속가능성을 향한 근시안적 요구의 불용성과 허구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우리는 인간만을 ‘행위자(Actor)’로 치부하곤 하는데, 사실 지구의 모든 존재를 저마다의 행위자로 보는 시각에서 우리가 지금 체감하는 기후의 변화는 전 지구적 범위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자정 작업의 일환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총체적 움직임 속에서 인간에게 맞닿은 변화를 막기 위한 행위들이 오히려 자정의 과정에 역행하는 일이며, 이를 스스로를 위한 지속가능성이라 명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대한 일종의 소극적 저항의 제스처로써 우리가 해야만 하는 것을 계속해 되새기는 것이 아닌 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한 최소한의 나머지가 무엇인가를 재고하는 태도에 임하려 한다. 가장 가까운, 활동의 범주 안에서 시초를 찾으며 작품과 전시가 종료되는 시점에 처한 소멸/폐기의 운명에 대항하는 실천적 방법론으로서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를 살펴본다.

 

김태연은 이번 전시에서는 이미 완결된 작품을 근간으로 다시 한 번 제작에서 전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창작자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작품이 그 자체로 순기능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일종의 작품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찾는 일에 주안을 두며 대상의 종료된 유효성을 복원하는 일을 존재적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삼았다. 작가는 보관해 온 작품 가운데 앞으로 더 오래도록 보관할 형태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준으로 추려 작품에 있어 지속가능성이 유보되는 실질적 방안을 찾고, 보조물이 보조의 역할에서 벗어나 주체가 되는 시도로써 중립적인 구조를 만든다. 

 

윤주희는 보이지 않는 시간대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비가시의 영역에서의 지지가 없어서는 안되는 사회와 삶의 구조를 살핀다. 세상을 작동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부단한 움직임으로부터 단단하지만 어딘가 위태로운 형상을 끌어낸다. 정형화된 형태이면서도 한편으로 불안정한 구조로 비가시의 영역에 존재하는 대상의 고단함과 위태로움을 반영하는 <긴 하루를 사는 이들을 위한 기념비>(2022)를 변형해 새로이 <뭘 굳이>(2023)를 만들어 작품의 생산자로서 작가가 마주하는 충돌 지점을 밝힌다. 기존의 작품을 굳이 이렇게까지 다시금 존재하게 하는 과정은 그간 주변으로부터 들었던, 때로는 스스로 던졌던 “뭘 굳이”로 시작해 따라온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조재영은  조각이 부동의 상태로 지속하는 것이 아닌, 떨어지고 붙어나가는 과정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가운데 작품이 되어 전시되는 순간을 일종의 일시 정지의 상태로 상정한다. <앨리스의 방(Alice’s Room)>은 건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늘 유목의 상태를 유지해 온 삶에서 포착한 건축적인 요소를 유닛으로 적용해 조합된 구조가 여러 공간을 포괄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하나의 상태로 변용하지 않고 영구히 있을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에서 지속의 불가능성을 함의한다. 

 

수집된 사물을 활용하여 조합의 과정을 거치고, 가변적이며 예측불가능한 작업을 해 온 믹스앤픽스는 그간 모아둔, 언젠가는 활용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불확실한 예측으로 자리를 차지하며 쌓여온 작품이 될 가능성을 지닌 사물들이 어느 순간 작가를 짓누르는 무게가 되어 버린 상황을 타파하는 실험을 행한다. 때마침 남아있는 터널 같은 뼈대를 활용하여 재료이자 작품이 줄지어 들어서고 나가는 상황은 작품이 당면한 생과 멸의 과정을 반영하는 동시에 그것이 취할 수 있는 다음의 단계에 대한 여지이자 시초이다.

(출처 = 씨알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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