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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기미킴, 황민준 : 그래서 해방
기간| 2023.08.15 - 2023.08.21
시간| 12:00 - 19:00
장소| 온수공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길 74
휴관| 휴관일 없음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7543-376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기미킴, 황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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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우리는 태초에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낙원을 뛰놀던 인간에게는 그게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지금, 합리적 과학이 세상을 지배하고 이성애만이 공공의 찬성 아래 있다. 어떤 곳이 독립하는 와중에 어떤 곳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누군가는 강간당하고 누군가는 존재를 부정당하고, 미디어에 현혹되고 거짓 정보를 재생산하고, 약을 처방받고 약에 취하고…. 이렇게 이미 어지러운 세상에 기미킴과 황민준은 격식을 깨트리며 개입한다. 전시 《그래서 해방》은 무엇에도 결박되지 않은 인간 본연의 모습, ‘나’ 그 자체를 떳떳하게 이야기하며, 한편으로 그것이 어떻게 사회적 시선과 다시 한번 맞물리는지 드러낸다.

기미킴은 이전 작업에서 자해 경험이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을 인터뷰하고 촬영하는가 하면, 뜯긴 생리대를 그대로 드러낸 채 화면에 담기도 했다. 그간의 주제로 말미암아보면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것이 곧 그의 피사체다. 그는 우리 사이에서 숨겨야 하고, 들키면 안 되는 것을 향해 대신 플래시를 터트려주어 쾌감을 준다. 기미킴의 이번 작업은 여성의 가슴이다. 여성/가슴은 이성애자 남성의 환상이자 때로 여성의 로망이기까지 하다. 〈나는 성기가 두 개야〉는 여성 열아홉 명의 맨 상반신을 촬영한 사진인데, 성적인 연출을 가장한 구도나 보정 없이 담백한 셔터 눌림으로 포착되어 인간의 신체 기관 중 하나를 직시하게 한다. 그리고 한편에서 작가는 상의를 탈의한 채 직접 군중 속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떠들썩하게 누빈 경험을 보여준다(〈G의 행방을 쫓아〉). 그러한 행적을 모아 만든 프로파일링 보드(detective’s crazy wall)도 함께 제시되는데, G의 행방을 쫓는 것에는 성공해도 그 결말은 알 수 없다. 이 퍼포먼스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황민준은 생물학적 남성이라는 사회적 위치에 있으면서도 여성 억압이 만연한 사회를 비판하며, 수많은 형태의 사랑을 표현한다. 그의 그림은 사실적 묘사를 기본으로 하며, 그림에서 주로 보이는 깊고 진한 색은 꽃, 뼈, 성기 등 관능적 소재와 만나 초현실적 분위기를 풍긴다. 전체적으로 분홍빛을 띠는 〈Birth〉는, 사마귀 형상과 날카로운 트라이벌 문양을 여성의 자궁처럼 묘사한 것이다. 사마귀는 교미가 끝나면 암컷이 수컷의 머리부터 뜯어먹는다는 특징이 있다. 황민준은 목적의식을 달성한 후 사명을 다하는 이러한 암컷 사마귀를 진취적인 생물로 보았다. 동시에 그는 날 서고 매서운 이미지의 사마귀가 태아를 품고 있는 듯한 형상으로 그렸는데, 작가는 이러한 이미지에서 오히려 보호받는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또한 영상작품 〈Body Hacking〉은 초기 작업의 화려함과 원색조를 상당히 덜어내고 간결한 흰색조로 연출되어, 몸의 움직임에 따라 이지러지는 얼굴에 집중하게 한다. 얼굴이 망가질수록, 오히려 그동안 ‘나’를 속박한 것에서 풀려난다.

금단의 열매를 먹은 태초의 인간은 타인을 경계하면서 벗은 몸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기미킴과 황민준은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각기의 방식으로 믿음을 실험하고 인간을 탐구한다. 이들이 묘사하는 인간은 본연의 모습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 하지 않으며, 때로 상처받으면서도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리고 여기서만큼은 누구나 이분법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논리는 다소 합당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해방이다.


글. 최수연

기획 : 김수민
포스터 디자인 : 김정은
글 : 최수연

(출처 = 온수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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