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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이상한 당신의 세계
기간| 2023.08.09 - 2023.10.21
시간| 하절기(3월-10월) 10:00 - 19:00 동절기(11월-2월) 10:00 - 18:00
장소| 우민아트센터/충북
주소|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사북로 164/우민타워 지하 1층
휴관| 일요일,신정,설날,추석 당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43-222-035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김우진, 노한솔, 이원호, 전지인, 정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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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우민아트센터)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우민아트센터)
  • 			장소 : 우민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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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당신의 세계》
    
    
    《이상한 당신의 세계》는 개인의 이성과 지성이 고도화되고 정보 접근성이 유례없이 확대되며 사유와 행위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오늘날,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적으로, 극단적으로 움직이는 사회와 개인, 집단의 증후를 주목하며 시작되었다. 무엇이 개인을 흔들리게 하는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것을 익힌다. 사물과 세계를 감각하는 방법, 각종 규칙과 기호, 학문과 지식, 도덕과 규범, 다양한 사회적 역할 기대와 의무, 시대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통용되는 가치체계까지 한 인간이자 개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많은 것을 배운다. 때때로 그 과정은 정형화된 학습이나 사회화의 형태로 진행되는가 하면, 자아실현이나 집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고 집단의 가치를 내면화하며 사고와 행동의 방향, 기준을 설정하게 된다. 이는 비단 어느 개인만이 경험하는 것이 아닌, 모두의 이야기다.
    
    
    《이상한 당신의 세계》는 이 지점에서 사회가 개인에게 부가하는 관성과 방향, 압력이 개인과 상충하거나 중첩되며 재의미화되는 지점을 살펴본다. 전시에 참여하는 다섯 작가, 김우진, 노한솔, 전지인, 정기훈, 이원호는 고정된 개념과 가치체계, 정형화된 사고의 틀과 규칙, 학습된 정보, 물리적/개념적/감각적 차원에서 하나의 총체적인 환경과 조건으로 부여된 것들을 재사유하는 예술적 시도들을 선보인다. 일상을, 세상을, 자신을 기민하게 살펴보고 잠깐 멈춰 사유하거나 미세한 감각을 촉발하고 작은 질문의 실마리를 만드는 여러 시도로부터 ‘이상한 당신의 세계’는 시작된다.
    
    
    정기훈은 시간의 규칙 안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의 흔적을 설치와 영상 작업을 통해 연구한다. 사회의 통념이나 사물을 문득 다시 바라보고 거리를 두며 시작되는 그의 작업은 다수의 삶과 방식과 기준에 상충하는 개인을 드러내며 사고의 방향을 전환하는 계기를 만든다. <적정습도>(2020)는 보이지 않는 시간을 우리가 매일 몸으로 체감하는 습기라는 요소를 경유해 시각화한 작업이다. 작가는 ‘작업실에 머무르는 시간 동안 먹 가습기를 가동한다’라는 임의의 규칙을 설정하고 시간을 눈에 보이는 먹 그림으로 치환한다. 시간의 길이(1시간, 2시간... 24시간)에 따라 회백색부터 검정색까지 서로 다른 색의 채도와 두터움을 가진 24장의 종이가 완성되었다. 정기훈은 <적정습도>를 통해 일정한 시간 동안 공간 안에 머무른다는 일상적 행위가 내포한 감각과 이에 대한 단상을 담는다. 나아가 이 ‘습도일기’를 작가로서 자신의 삶과 생활을 측정하고 스스로 삶의 균형, 어떤 ‘적정함’을 찾는 가늠자로 삼는다. 일정하게 배열된 종이의 질서 정연함은 되려 ‘적정함’에 대한 가치판단을 유보하며 개인은 적정함의 기준을 무엇으로 둘 수 있는지 질문한다. 한편 <연마술>(2022)은 석기시대 사람들의 몸짓을 떠올리며 동물의 뼈와 소가죽으로 뼈바늘과 재킷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1만 년의 시간과 기술 격차를 넘어 마치 과거의 사람들이 그랬듯 도구 자체의 기능과 만듦새를 생각하고, 적절한 재료를 찾으며 재료를 다루는 몸의 감각과 과정 그 자체에 집중한다. 인간의 편의와 효율을 위해 수많은 도구가 발명되며 오히려 기술이 인간을 압도하는 오늘,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감수하며 뼈바늘과 가죽옷을 제작하는 그의 시도는 어쩌면 무의미하거나 비효율적이여 보일지 모른다. 작가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무용과 유용, 효율과 비효율의 가치를 교란하고, 오늘날 세상이 변화하는 양상과 속도가 개인에게 어떻게 파급되는지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이원호는 사회적 규칙이나 통념, 상식을 해체하여 우리 주변의 사물과 공간을 대하는 태도, 세상의 이면을 이해하는 대안적 관점을 제시한다. <적절할 때까지 I>(2019)에서 작가는 서울의 지도에 집을 상징하는 오각형의 기호를 가장 크게 그려놓고, 꼭짓점 사이를 직선으로 걸어간다는 목표를 설정한다. 복잡하게 구조화된 도시 서울에서 개인이 구상한 경로와 사회 안에 주어진 길은 완연히 일치하지 않기에 작가는 길을 헤매고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부단히 확인하며 목표지점을 향해 걷는다. 작가는 이처럼 걷기의 수행적 방식을 통해 개인의 경계와 사회의 경계를 겹쳐 보이며 개인이 사회 안에서 살아감에 있어 그 ‘적절한 지점’을 찾는다는 것에 대한 사유를 담는다. 또 다른 작품 <부浮 부동산>(2015)은 한국과 일본의 노숙자와 흥정을 거쳐 종이 박스 집을 구입하고 이를 모아 커다란 집을 짓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 단순한 박스를 사는 것이 아닌, 집의 장소성과 가치, 즉 개인이 그 집을 소유하고 사용하면서 생긴 특정한 유무형의 가치를 구입하는 것임을 말한다. 노숙인 각자는 집의 소유자이자 집 가치를 산정하는 주체로서 집의 크기, 구조, 재료, 제작하는 데 드는 시간 등 다양한 근거를 들어 자신이 정한 가격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집이 ‘부동산’의 이름으로 부의 증식 수단으로 여겨지는 오늘날, <부浮 부동산>은 개인의 목소리를 통해 집 본연의 기능과 의미, 가치를 재고하게 한다.
    
    
    노한솔은 주어진 정보와 이미지를 정의하거나 판단하는 기준이 그 순간의 단편적인 시각적 상황에 따라 정해지는 경우가 많음에 주목한다. 나아가 같은 것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그동안의 학습된 틀과 상식,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로 수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가리킨다. 지난 시간의 무수한 경험이 쌓여 지금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형성하고, 때로는 한순간의 경험으로 동일한 장면을 생경하게 보게 되기도 한다. 작업에서 글씨나 의미를 가진 정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된다. <사기탄 핵무효>, <사탄기핵무효>(2022)와 같이 음절이 다르게 배열되면서 본래의 의미나 문맥을 이탈하거나, 특정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글씨 또는 일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텍스트가 자막처럼 배치되며 특정 맥락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이끈다. 제목 자체가 작품의 특정 부분을 주목하게 하는 장치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지와 텍스트, 개인적 경험으로 파악하게 되는 의미와 작품이 제시하는 시각 정보가 가리키는 방향은 일치하지 않는다. 이 불편한 감각은 관람자를 잠깐 멈추어 세우며 시각적으로 제시된 것을 정의 내리는 태도를 다시 바라보기를 제안한다.
    
    
    김우진은 사회적 장치가 개인의 삶을 은밀하게 구조화하는 양상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 특정한 사회문화적 범주에 속한 내가 나와 다른 이를 마주했을 때 오는 충격으로부터, 학습된 언어와 문화, 기준이 개인의 내면에 특정한 프레임과 가치판단의 기준을 형성할 수 있음을 인식하며 기존의 인식체계를 다시 살펴보는 공간을 만든다. <받아쓰기 시험_다음을 듣고 따라 쓰시오>(2019)는 표준어 사용자인 ‘내’가 제주 토박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을 외국어 듣기시험의 형식으로 제시한 작업이다. 방언 사용자의 발화가 표준어 사용자에게 온전한 의미로 전달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한국어는 단일어라고 학습해온 ‘나’의 내면에 견고하게 자리한 믿음의 구조에는 균열이 생긴다. <황금 신을 신을 수 있는 사람>(2021)은 황금 구두에 자신의 발을 맞춘다는 ‘황금신’ 설화에 따라 마네킨 발을 깎아내는 행위, 제주 방언 사전의 글귀를 긁어 지우는 몸짓이 교차된다. 그리고 이제는 유령의 언어가 되어버린 아이누어 연구자에게 ‘내’가 보내는 7개의 메일이 중첩된다. 미적 범주, 표준어 등 다양한 형태로 설정된 사회적 표준, 공공/다수가 동의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소수의 개인에게 사회 압력으로 부가되며 개인성을 제한하는 장치가 될 수 있음을 시각적, 청각적으로 드러낸다. 두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소멸의 단서(사라지는 모래, 본래의 형체를 잃어가는 발, 지워지는 단어들)와 소통 불능의 지점(받아쓰지 못함, 회신 없는 이메일)으로부터 학습된 언어와 문화, 표준화된 기준이 소수의 목소리와 문화, 기억과 이야기를 유실하는 계기를 이룰 수 있음을 말한다.
    
    
    전지인은 물리적 또는 추상적인 공간을 근간으로 그곳에 내재한 문화적 쟁점들에 파고든다. 현재의 일상 속에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바라보며 주류에 포함되지 않은 존재와 공간, 일상의 이면을 살핀다. <Dear Friday (금요일에게)>(2018-2020)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한 주를 구성하는 각 요일을 축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공간/풍경 이미지를 푸티지로 활용하고 각 요일을 이미지와 시적인 언어, 소리로 구성하여 ‘살아감’에 대한 감각을 복합적으로 담아낸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부유하며 살아가는 사람, 열심히 살았지만 궤도를 벗어난 사람, 사회가 가하는 유무형의 폭력을 마주한 사람 등 나와 다른 장소와 시간대에서 살아가는 타인의 삶을 바라본다. 그리고 지금의 시점에서 정제된 이미지와 언어로 풀어낸다. <Dear Friday>는 빛의 삼원색이자 미디어 환경에서 색을 표현하는 RGB (Red, Green, Blue) 방식으로 구현된다. 다양한 색으로 구현된 여러 이미지와 짧은 영상들로 전개되며 미세하게 분절되고 변주된다. ‘컬러와 텍스트/내가 이해한 세상의 전부’라는 자막이 가리키듯, 작업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것이 작가의 시선을 거쳐 다시 구조화되어 영상화된 것임을 드러낸다. 오늘날 세상이 재현되고 우리가 세상의 소식을 접하는 방식을 환기하며, 미디어가 이끄는 보기의 방식에서 잠깐 이탈해 조금 더 섬세한 눈과 귀로 세상의 이면을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상한 당신’ 혹은 ‘이상한 세계’, 두 가지 의미로 읽힐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누군가에게는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세계가 누군가에게는 어느 순간에 낯설게 다가오는 세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시작되었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존재하는 세계,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 세계는 없다. 전시는 세계 안의 존재인 ‘내’가 마치 세계 밖의 존재처럼 주어진 환경과 의미 체계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허락된 이해 바깥의 세계’를 바라보는 과정을 통해 당신은 오늘의 세계를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묻는다.
    
    
    주최 : 우민아트센터
    후원 : 우민재단
    
    
    (출처 = 우민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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