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송지혜(b.1985)는 서울을 기반으로 섬세한 드로잉과 함께 다학제적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섬유예술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어린 시절,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내며 경험했던 자유로움이 이후의 작품세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공부 걱정 없이 자유롭게 뛰놀던 시절에 거실 창문으로 보였던 거대한 태평양과 금문교, 가파른 언덕이 이어지는 길에 늘어선 빅토리아풍의 파스텔톤 집들과 그 앞을 지나가는 장난감 같은 케이블카, 피셔스맨스 워프와 피어39 항구의 아기자기한 상점들은 작가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동심을 이루는 작업의 근간이 되었다. 송지혜는 동심을 주제로 신비롭고 이국적인 감성을 전달하면서 따뜻한 정서를 작업에 녹인다. 작가에게 동심은 어린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어른이 되어서도 찾을 수 있는 행복을 주는 개념으로, 넓은 시각의 동심이다. 송지혜의 작업에 자주 등장하는 시계는 이러한 동심의 핵심요소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다 주신 뻐꾸기 시계는 전지가 아닌 무게추의 동력을 이용해서 움직이는 아날로그 시계였고, 시계가 돌아가며 뻐꾸기가 움직이는 원리가 당시 작가에게는 무척 신기한 선물이었다. 작가는 이 시계가 움직이는 건 시계안에 누군가가 태엽을 감고 있기 때문이라며 마법 시계처럼 여겼고, 어른들이 잠들고 자정이 되면 시계 안을 쳐다보는 아이와 시계태엽을 감는 요정이 함께 시계 속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하곤 했다. 아침이 되면 끝나는 상상의 여행은 작가의 어린 시절 자주 반복되었고 이후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에 세심한 드로잉 작업으로 이어져서 어린 시절의 스토리가 생명력을 얻게 되었다. 작가에게 시계는 기억의 회상이고 시간의 구분이 없는 마법과도 같은 상징이며 기억의 파편들과 상상력이 뒤섞인 다차원의 세계에 대한 표현이다. 작가는 치밀한 기획과 세심한 드로잉 작업을 통해 시간의 방(2021), 시간의 정원(2021), 미스터리 맨션(2017), 세상의 모든 선물(2015) 등 지속적으로 여러 책을 출간하며 자신의 그림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15년에는 미국 아마존의 올해의 작가 상을 수상하였다. AI가 인간을 대신해서 더 빠르게 그림을 그리는 세상에서 작가는 인간의 땀과 시간이 더해진 세밀화와 디테일한 작업에 더 몰두하게 된다. 선 하나도 세심하게 표현하고, 한 작품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오랫동안 작업해야 하는 작가만의 특징적 작업 때문에 송지혜의 작품은 여느 작가들의 작품과 달리 다작이 어렵다. 순수하고 신비로운 동심의 세계를 세밀하게 표현하는 송지혜의 이런 작업은 작가의 작업을 담은 컬러링북 출시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고 미국을 비롯한 26개국에서 출간되었다. 시간의 정원(2021) 이후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하며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 DIOR 과의 협업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전시 주제인 《 The Mysterious Mansion 》은 송지혜의 2017 년작 이자 아마존 예술 분야 1위에 올랐던 작품들과, 작가의 작품세계의 근간이 되었던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뻐꾸기 시계가 모티브가 된 작품들로 구성된다. 2년이라는 작업 기간에 걸쳐 완성된 '미스터리 맨션'은 작가가 치밀하게 작품 세계를 구상했고 작품 속의 각 방마다 놀랍도록 정교한 스토리를 펼쳐놓았다. 초대받은 이들만이 들어설 수 있는 '미스터리 맨션'. 이 저택은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고 또 아무나 나갈 수 없다. 저택 안의 끝나지 않는 계단을 빠져나갈 열쇠가 필요하고, 움직이는 석상을 피해 다리를 건널 지혜를 찾아야 한다. 수천 개의 거울로 이루어진 방에서 진짜 내가 누구인지 찾아야 하고 방의 입구를 찾아야만 한다. 송지혜가 펼쳐 놓은 미스터리한 동심의 세계에 초대한다. (출처 = 히피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