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한지형 : Them So Good
기간| 2023.11.10 - 2023.12.23
시간| 11:00 - 19:00
장소| 파운드리 서울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7-24
휴관| 월, 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595-0223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한지형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파운드리 서울)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파운드리 서울)
  • 			만약에 What if
    
    박가희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만약에 몇 시간만 다른 존재로 살 수 있다면? 만약에 내가 여러 명 혹은 공백이 된다면? 만약에 여자들만 사는 세계에서 살아간다면? 만약에 어느 날 갑자기 온몸에서 털이 자라고, 머리에 뿔이 난다면? 만약에 내가 혹은 네가 반인반수가 된다면? 만약에 내가 그들(them)이 된다면, 아니면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면?
    
     
    
    이 가정들은 한지형이 만든 에서 모두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글로벌 투자소나 펫샵, 혹은 그 사이에 있는 듯 정체가 묘연한 이곳은 당신에게 ‘이념’을 넘어선 다/초 차원적인 경험을 판매한다. 리셉션을 연상시키는 데스크 뒤로 벽면을 따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일렬로 설치된 회화는 마치 정갈하게 정돈된 진열대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초상 속 인물인 퍼리(Furry)는 당신에게 ‘새로운 삶’을 선사해 줄 상품들이다. 당신의 선택에 따라 퍼리는 ‘나'나 ‘너' 혹은 친구, 동료, 파트너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당신을 그들의 세계로 인도한다.
    
     
    
    한편, 무채색, 흐릿한 윤곽, 상실된 초점의 초상 속 퍼리의 정체가 모호하다. 만화경 속의 여러 면으로 분절된 이미지처럼 의도적으로 파편화된 몸짓과 표정, 희미하고 옅은 잔상으로만 남겨진 이들1 은 동물과 인간의 외형이 혼재하고 젠더도 나이도 가늠하기 어려워서 더욱 낯설다. 한지형이 생산하는 이미지에는 이런 낯선 신체를 지닌 주인공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는 이들을 “특정한 대명사가 되기를 저항하는 ‘거부하는 몸’”이라고 말한다.2 그리고 이런 신체의 왜곡과 주체의 변이 가능성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쉽게 획득할 수 있기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단지 상상이 아닌 일상이기도 하다.
    
     
    
    SF 소설의 특징은 미래적 상상을 통해 기존의 체계와 규범을 ‘낯설게’ 하면서 가장 통렬하게 현실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한지형의 회화 역시 SF 소설과 유사한 서술 방법을 취한다. 그가 그려낸 돌연변이와 같은 반인반수의 인물들은 어딘지 “실재하지 않지만 가능한 것(the possible-but-not-real)”3 같은 존재들이다. 게다가 그들을 언제든 주문하여 살 수 있고 그들로 살아 볼 수도 있다는 SF적 상상력은 자신의 정체를 결정하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도, 사회적 이념도, 정치적 조건도 아닌 당신 그 자신이며, 또한 자신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여기서 낯선 외형의 인물들과 그들이 존재하는 세계를 지탱하는 ‘만약에’라는 가정은 미래를 향한 흥미로운 상상이 아니다. 분절되고 포개져 특정할 수 없는 ‘그들’을 선택지로 제안한 한지형 작가의 이 상상은 현실을 향한 날카로운 질문이 되어 당신을 끊임없이 자극하길 원한다. 《Them so good》은 작가가 감각하고 경험하는 일상의 동요를 투사하는 공간인 동시에 당신에게도 퍼리가 되거나 퍼리와 함께할 것을 제안하면서, 당신이 일상의 동요에 저항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기존의 체제와 사유에서 벗어나 분명하지 않은 정체를 지닌 그들이 지극히 정상인 세계를 그린다. 아니 열망하고, 선언한다.
    
     
    
    1 작가와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인용. 2023년 10월 14일.
    2 작가 노트 「Parabola of our age 우리들의 포물선」에서 발췌.
    3 김효진, 『#SF #페미니즘 #그녀들의 이야기』, 2021, 15쪽.
    
    (출처 = 파운드리 서울)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