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위대한 것을 더 위대하게” 디지털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과장되고 선동적인 이미지들 사이에서 작가는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고민한다. 본인에게 깊게 각인된 이미지들을 선별하여 재생산함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사회와 자신과의 지정학적 관계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쟁, 군대, 이념적 대립 등 피할 수 없는 상황들, 원하지 않아도 끝없이 제공되는 정보와 이미지들에 대응하는 작가의 방식은 저항적이면서도 위트있다.  네온사인, 깃발, 포스터 등의 선전용 매체를  작품에 활용하여 폭력적으로 쏟아지는 사회적 화두들에 역으로 대응하는가 하면 이미지와 문구를 프린팅한 티셔츠들을 일렬로 줄 세워 일상적인 듯 이질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또한 피에타와 천지창조를 피규어의 형태로 구현하여 각목으로 만든 좌대에 올려놓음으로써 전통적이고 절대적인 것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작가는 자신을 한 명의 연기하는 배우 (Player) 로 설정한다. Player 로서 작가는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현재 쏟아지는 화두들을 작품의 영역으로 가져온 뒤, 질문을 던지고있다. 절대적이고 고정적인 가치란 존재 하는가.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었던 사건들은 과연 실재하는 것인가.

전시장이라는 무대에서 이미 각인된 이미지의 견고함을 마주했을 때, 단지 그를 수용하는 관람객이 아닌 한 명의 Player 의 시선으로 다시 한 번 바라보기를 바란다. 형식을 넘어 존재하는 내러티브를 읽으며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이미지들 사이에서 자신의 시선을 잃지 않는 것이 시대의 기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일말의 저항이기 때문이다. 

(출처 = 온수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