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2023년 12월 5일 앤 갤러리는 노만 코펜하겐, 김강용, 이인진 작가의 디자인 가구, 회화, 공예 작품이 어우러진 전시 <3Voices: Transforming Everyday Objects into Art>를 개최한다. 각기 다른 소리를 내지만 자연 순환과 친환경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과의 관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이 자유 의지에 따라 자연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현재 우리의 숙제이다. 인간의 편의에 의해 생산된 플라스틱이 버려지는 것을 재활용하여 제작된 노만 코펜하겐 비트 스툴과 암석이 잘게 부서지며 만들어진 모래를 다시 결합시켜 회화와 조형성을 가진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김강용 작가, 그리고 분해된 무기물과 유기물이 섞여 다시 생명의 밑거름이 되는 흙을 통해 생성되는 이인진 작가의 도예 작품을 통해 자연의 본질과 순환 그리고 인간의 조화가 이루어내는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노만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선도적인 디자인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지속성, 혁신성, 투명성의 세 가지 원칙으로 미래 세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지며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자연에 버려지고 놓인 이름 없는 것들을 마주하고 새롭게 변형하여 세상에 없던 여러 형태의 작품들로 세상에 선보인다. 노만 코펜하겐의 빗 스툴(Bit Stool)은 독특한 구성과 두께를 가진 원형 스툴 디자인으로 100% 재활용된 가정용 및 산업용 플라스틱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 천 개의 조각들은 픽셀화된 스툴의 유니크한 표면을 만들어 낸다. 쓸모없이 버려진 플라스틱 병뚜껑들은 더 이상 가치 없는 존재가 아닌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이며 우리 주변을 아름답게 비춰줄 소중한 작품이 된다. 김강용 작가는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지는 ‘반복의 조형성’을 화두로 삼으며 작품의 본질 자연의 모래를 가장 근원적 요소로 상징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뉴욕에서 작업하던 시절 도시를 가득 메운 건물들의 벽돌에서 영감을 받아 벽돌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림의 재료인 모래는 사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인간의 소중함과 존엄성의 은유적 표현이며, 모래알이 모여 벽돌이 되고 벽돌이 쌓여 건물을 이루는 것은 세포가 모여 사람이 되고,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것과 유사성이 있다. 견고하게 응집된 모래 위에 그림자를 그려 표현된 그의 작품은 관객들로 하여금 실제 벽돌을 보는지 벽돌 이미지를 보는지 혼란을 주기도 한다. 작가의 상상과 표현력으로 그려진 작품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함축하여 대변하기도 한다. 초기 모노톤 위주의 작품들에서 다채로운 색을 도입하여 한층 풍부해진 음색을 낸다. 이인진 작가는 자연의 섭리를 추구하듯 장작 가마의 소성을 이용하여 유약을 쓰지 않고 흙과 불의 만남으로 거칠고 자유로운 도자기 작품들을 만들어낸다. 불과 흙이라는 원초적 소재를 통하여 형태를 빚어내는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어 낸다. 가장 본질에 가까운 흙의 질감과 순수함이 드러나는 그의 작품들은 일상에 녹아들 수 있는 형태들로 재탄생 된다. 도자기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그릇이나 화병, 연적 같은 것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그 의미가 확장되어 점토 재료를 예술적 창조성을 가지고 제작된 조형 창작물까지 포함한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검붉은 색과 투박한 기물은 그 자체로 잔잔한 울림을 준다.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현시대감각은 사물의 기능보다 본질적인 면을 주목하게 한다. 각기 표현하는 조형 언어는 다르지만 자연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강용 작가의 회화 작품을 비롯하여 입체 조형 작품도 함께 소개하며, 이인진 작가의 항아리와 세라믹 벤치 그리고 코펜하겐의 비트 스툴, 세 가지 음색의 하모니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이루어내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출처 = 앤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