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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창, 유리 테이블’은 작가별 형식과 방법론을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투명함’을 중심 키워드로 내건다. 동시에 ‘창’, ‘테이블’은 작가들이 작품에서 드러내는 현실세계나 예술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가시화해 수면 위로 띄워 올리는 매개로 제시된다. 그런 점에서 외부의 대상을 있는 그대로 비추거나 그려낸다는 의미의 ‘투명성’과는 거리가 있다. 자신의 ‘추상’은, “창 밖 풍경을 그리지만, 자연을 보이는 그대로 복사하려는 게 아니라 그 아름다움에 대한 느낌과 감정을 나만의 언어로 담아내려는 것이다. 작업을 하는 동안 밖이 보이지 않게 창을 닫아 놓는다”는 조안 미첼(Joan Mitchell)의 말은 여기서도 유효하다. 전시에서 일컫는 ‘창’은 곧 고유의 시각언어로 안과 밖을 연결하고,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상호작용의 통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카이 루이 헝(Cai Ruei-Heng), 다니엘 첸(Daniel Chen), 김서울(Seoul Kim), 양하(Yang-ha) 네 작가는 구상, 추상, 반추상 등 작업의 주축을 이루는 양식을 정하고, 조건 지은 틀 안에서 다각적인 접근과 실험을 지속하며 자신만의 방법론을 모색한다. 따라서 작가들에게 캔버스는 긴 시간 이어져온 미술의 흐름 안에서 특정 형식을 선택하고 작가 특유의 시각언어로 치환함으로써 ’차별성‘을 부각하는 ‘작업대’가 된다. 그 위에서 작가들은 내면의 정서나 현실세계의 모순을 드러내기도 하고, 회화의 조건 자체를 수행적으로 고찰하면서 시각언어를 구축하기도 한다.
(출처 = 갤러리 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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