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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흔들리는 빛으로도
기간| 2024.07.12 - 2024.08.17
시간| 12:00 - 19:00
장소| 디스위켄드룸/서울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789-9
휴관| 일, 월, 화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8868-912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카를로 D’안셀미, 맥심 브란트, 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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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전시전경

    (출처 = 디스위켄드룸)
  • 			≪흔들리는 빛으로도 (Oscillate Sequence)≫는 각기 다른 추동으로부터 이미지를 생산하는 카를로 D’안셀미(Carlo D’Anselmi), 맥심 브란트(Maxim Brandt), 박신영(Shinyoung Park)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특징에서 출발한다. 이들이 주관하는 화면에는 각자의 상상력에 따라 엮인 미장센의 연쇄가 존재한다. 질감과 크기가 다른 프레임 안에서 보이는 대상은 일상에서 봄 직한 인물과 사물로 구성된 것들임에도 연극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그들은 강렬한 명암 대비와 색의 스펙트럼을 활용하고 필요에 따라 전통적인 표현 기법을 자신의 것으로 전용하며, 시차를 두고 채집한 시각 정보를 세심하게 콜라주 하여 시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간다. 전시는 세 작가가 독립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모종의 서사를 직조하는 편집자로 상정하고 그들이 제시하는 몽타주들이 반영하는 현실의 면모가 무엇인지 살피고자 한다.
    
    카를로 D’안셀미는 자연과 도심의 밤사이로 몸을 드러내는 연인들의 모습, 그 주변을 채우는 꽃과 새, 고양이와 나무를 그린다. 폴 고갱과 앙리 루소를 포함하여 원시적인 에너지를 품은 그림을 그렸던 앞선 세대의 발자취와 공명하는 회화. 그 속에는 온기 있는 시선의 교환과 재료의 변주, 거침없는 스트로크와 반짝이는 색의 리듬이 숨어있다. 누워있거나 엎드려 책을 보기, 다른 이와 눈을 마주하기와 같은 평범한 행위는 몸 위로 쏟아지는 빛의 세기와 다양한 그림자의 모양, 곳곳에 더해진 추상의 패턴과 만나 신비한 꿈속의 이야기를 짐작게 한다. 눈을 감고 가만히 공기와 냄새, 조도와 온도를 느끼고 있는 인물의 미묘한 표정은 우리가 가진 언어로는 충분히 묘사할 수 없음에도 분명히 실재하는 무수한 감정의 층위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인류가 수 세기 동안 창작의 동기로 여겨왔던 근본적인 사랑과 연대의 의미는 그의 작업에서 역동적인 사유의 원천이 된다.
    
    한편 맥심 브란트는 세계의 보편적 메시지에 관심을 가지며, 시의 함축적 논리를 작품에 적용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전통적인 방식의 유화 기법, 그래피티와 매끈한 디지털 그래픽 요소는 그의 화면 안에서 두서없이 충돌하며 가상의 공간을 짓는다. 가령 노을로 가득한 낭만주의적 회화의 한가운데에는 문득 뼈만 앙상한 해골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있고, SF 소설에 등장할 법한 어두운 숲속 배경 앞에는 문학, 음악, 미술이 다루는 우주의 상징적 의미를 표상한 그래피티와 사물이 더해진다. 이 기표들은 현실의 피조물이나 관련 없는 다수의 사건으로부터 왔거나 문화 예술의 참조들로부터 차용한 것들이다. 혼란스럽고도 아름다운 각각의 유토피아는 해학과 은유로 가득 찬 곳으로서 일상과 꿈, 인간과 비인간, 현재와 과거, 자연과 문명 간의 벽을 허물고 가상의 장면이 침투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든다.
    
    박신영의 모노타입 판화에는 인공물과 자연물의 도상이 빼곡히 들어선다.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무늬가 화려한 물고기를 나무에 걸거나, 머리 위에 날아다니는 새를 발견하지 못한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 이 비밀스러운 광경은 최근 그가 목도한 현실의 여러 단편으로부터 추출되어 사고의 옴니버스를 구성한다. 국제적인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한 물리적 이동의 제한은 시간의 공시적, 통시적 이동 가능성을 새롭게 열어주었다. 그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빈티지 포토를 찾아보거나 오래된 물건을 구매하는 일부터 스크린으로 접하게 되는 환경 변화를 목도하면서, 인류가 만들어 놓은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불안감, 공포감과 향수를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의 변화는 곧 구축하는 이미지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그의 작품은 더욱더 복잡다단한 상징물로 엮인 풍경으로 변해간다.
    
    세 명의 연출가는 각자의 삶을 구성하는 미시적, 거시적 요인들을 창작의 근거로 여긴다. 이들에게 예술의 촉매제란 타인과의 관계에서 유발되는 감정이기도, 인간과 자연 사이에 조성된 긴장과 우려이기도, 일생 마디마디에 던져지는 바니타스의 질문이기도 하다. 결국 이 흔들리는 정경들은 물질적 토대와 형이상학적인 사고의 틈바귀에서 진동하며, 천천히 관람자의 기억과 감각을 두드린다.
    
    글ㅣ박지형 (디스위켄드룸 큐레이터)
    
    
    (출처 = 디스위켄드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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