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4.08.30 - 2024.10.19 |
---|---|
시간| | 10:00 - 18:00 |
장소| | 페로탕 도산파크/서울 |
주소|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0 |
휴관| | 일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2-545-7978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이드 킨셀라(Jason Boyd Kinsella)
|
정보수정요청 |
전시정보
페로탕 서울은 노르웨이 오슬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캐나다 출신 작가 제이슨 보이드 킨셀라의 개인전 《기계 속의 유령》을 개최한다. 킨셀라 작업의 핵심은 인간의 내면과 심리를 형상화하는 것이다. 작가는 주관적 시점과 MBTI 테스트에 기반하여 인물의 특성과 성격을 기하학적 단위로 세분화하고, 모양, 색상, 크기를 달리하여 각각의 개성을 정의함으로써, 인간 심리의 본질을 탐구한다. 전시의 제목인 ‘기계 속의 유령’은 영국의 철학자 길버트 라일이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주장한 심신이원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문구이다. 심신이원론은 몸과 마음을 각기 다른 종류의 실체로 보며, 더 나아가 정신(마음)과 물체(몸)가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고 별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는 몸과 마음 간의 상호작용을 설명하지 못했기에, 라일은 이러한 구별을 비판했다. 킨셀라의 회화는 보이지 않는 자아(마음)를 물리적 공간(신체 혹은 물질적 존재) 외부에 존재하는 별도의 존재로 분리하고, 드러내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과거 서양의 초상화가 외면의 묘사를 통해 육체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킨셀라는 마음과 몸을 분리함과 동시에, 정신과 육체의 상호 연결성을 강조하는 일종의 심리적 초상화를 그려왔다. 이는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오늘날 자아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한편, 깔끔하게 마감된 그의 작업 표면은 고전미술의 테크닉을 떠올리게 한다. 섬세하게 조율된 스푸마토 기법이나, 인체 상반신을 담아낸 구도, 선형 원근법 등 고전 인물화의 많은 부분을 차용한 킨셀라의 회화는 그러나, 디지털 렌더링과 같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차용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오가며 만들어지는 그의 인물은 모든 훌륭한 초상화가 그렇듯, 동시대의 인물을 대변하며, 복잡하고 모순적인 현대인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제이슨 보이드 킨셀라의 3차원적 초상화에서는 역동적 간결함이 느껴진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대상에 대한 생략은 그 외형에 초상화의 핵심적 요소인 복합적 감정과 본능적인 유사성을 간직하면서도, 동시에 이를 무너뜨림으로써 인물에게 동적인 잠재력을 부여한다. 킨셀라는 오슬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캐나다 출신의 작가로, 예술에 내재한 본질을 가로지르며 몇 개의 선으로 사람을 묘사한 선사 시대의 간결함, 초월을 추구하는 르네상스 시대의 표정 묘사,왜곡된형태의현대추상미술등시대의경계를뛰어넘는다양한필치로 인간의 신체성을 포착한다. 그는 신체적일 뿐 아니라 정신적인 존재의 가변적 모티프, 특히 선과 원이라는 최소한의 필수적 제스처 사이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그의 개인전 《기계 속의 유령》에서 선보이는 회화와 조각 작품들은 대상의 본질만 남겨진 결과로, 유연한 개방성을 통해 미술사의 정전(canon)으로 자리 잡은 이미지들을 끌어들인다. 실제로 이러한 교환은 상호의존적으로 일어난다. 직접적 표현을 거부한 형태의 틈새에서, 상상력이 만개한다. 예컨대 원통 모양이 목이나 팔다리가 될 수도 있고, 그 둘 다 아닌 어떤 것이 될 수도 있다. 두 개의 원반은 두 눈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저 동그란 모양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이처럼 방대한 해석의 가능성은 초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기하학적 형상에서 감성의 어휘를 확장한다. 킨셀라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사람들이 진정한 자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많습니다. 누군가의 진정한 모습을 확인하는 일은 점점 더 혼란스럽고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연상 과정은 대상과 관람자 사이의 직관적 연결을 이끌어내며, 이와 같은 기하학적 형태의 조합은 의도적인 묘사가 아닌, 외려 ‘느낌으로 다가오는’ 초상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의 유일한 영상 작품인 <Self-Portrait(자화상)>(2024)은 작가의 이러한 회화적 시선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리고 있다. 유머러스하고 자기 풍자적인 2분 30초 길이의 이 영상은 작가의 스튜디오와 개인 공간으로 카메라를 가져가 그의 창작 활동과 삶을 비춘다. 여기서 킨셀라는 여유로운 스칸디나비아의 속도에 맞춰 그림을 그리고, 청소를 하고, 기타를 연주하는데, 타성에젖은듯한이런작업방식은작가의깊은사색과탐구를암시한다. 그러나 그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예측하는 일은 온전히 관람자의 몫이다. 그의 얼굴은 영상 내내 ‘킨셀라 스타일의 초상화’로 바뀌어 있다. 표면적으로는 다채로운 피라미드, 원통 모양의 튜브, 원반들이 그의 얼굴을 이루는 요소들을 대신하고, 깊은 내면에서는 자신만의 감정적 파노라마가 추상적으로 구성된다. 킨셀라는 그가 정확히 구사하는 언어를 통해 얼굴을 마주하는 의식, 혹은 얼굴을 암시하는 의식을 내면화하여 보여준다. 방대한 대상을 나란히 배치하는 데 능숙한 그의 작업에서는 그의 지휘를 통해 피라미드, 지구본, 초승달, 타원 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패턴으로 구사되는 엄격한 문법이 탄생한다. 작가는 우리에게 MBTI로 잘 알려진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를 통해 자신의 시각적이고 주관적인 체계를 해석한다. 그가 성격 분석을 다룬 제 2차 세계대전 시절의 악명높은 책을 어머니에게서 선물 받은 것은 15세 때의 일로, 오늘날 심리측정의 성격을 지닌 초상화라는 개념은 시각적 코드가 지닌 복합적인 호환성과 관련된다. 얼굴과 감정의 깊은 연관성은 두툼한 블록의 형태와 가느다란 막대 모양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캐릭터를 구현하는 색상을 통해서도 결정된다. 작가는 포즈를 취하는 대상에게서 느껴지는 다층적인 파노라마에 색조를 부여하는 창작 방식을 ‘느낌에 기반한 접근법’이라고 설명한다. “의식적으로 팔레트에서 색을 선택하려 노력하기보다, (대상과) 연결의 감각에 대한 솔직한 반응에 기대곤 합니다.”라고 작가는 말했다. 16가지 성격 유형(MBTI)에 따른 행동 지침은 데이팅 앱에서 기업의 인사관리 부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과 문화 주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명확하게 구조화된 도표로 정리되어 있다. 킨셀라에게 이처럼 날카로운 네트워크는 성격이서로상호교환될수있다는것을분명한구성으로보여준다.이를 시각적, 감정적으로 번역하면 관객과 더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 킨셀라의 시각적 어휘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정교한 축적물, 섬세한 무상함으로 설계된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이뤄진 복합체를 처리하고 걸러내도록 유도하는데, 이는 주세페 아르침볼도(1526-1593)나 히에로니무스 보스(1453-1516)의 그림과 다르지 않다. 그림의 제목은 단순히 대상의 실제 이름만을 언급하는데, 이는 즉각적이고 유연하며, 간파할 수 있는 정체성의 형태를 제시한다. 이런 방식은 온라인 상에서의 암시적 자기표현 방식을 기묘하게 연상시킨다. 작가가 지닌 가장 풍부한 자원은 그가 초상화의 모델들과 자아내는 유대감이다. 킨셀라는 “그 사람과의 진정한 관계를 파악하여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친구나 가족, 동료 작가와 함께 작업할 때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말한다. 킨셀라의 접근 방식이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 감정적이고, 독특한 방법론으로 느껴지지만, 이는 그의 작품에 가변적이고 순환적인 윤곽을 드러낸다. 그의 창작 과정에는 대상과의 지속적인 관계 맺기가 필요하다. 그는 연필로 스케치를 한 뒤 컴퓨터로 색을 입히고, 페인팅으로 초상의 최종 형태를 구현한다. <Gareth(가레스)>에서 킨셀라는 안데르스 소른(1860-1920),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 렘브란트(1606-1669)의 에칭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강철로 만든 도구를 활용해 검은색 캔버스에 에칭을 구현하는 새로운 기법을 고안하여, 마치 어둠 속에서 인물이 나타나는 듯한 장면을 표현했다. 정교한 손놀림으로 그려진 선과 제스처를 통해 드러나는 그의 손길은 단순히 표면의 색채가 아닌, 어떠한 감정을 끌어낸다. 킨셀라 회화의 깊이감은 작가가 우아하면서도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초상화를 구축하는 데 있어 작가의 협력자로 작용한다. 작품의 3차원적 입체감은 회화 뿐만 아니라, 조각 작품에서도 전적으로 아날로그적인 창작 과정에 난관이 되는 동시에 이를 돕기도 한다. 원근법은 디지털 기술의 개입을 암시하지만, 이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하지만 작가는 컴퓨터 작업과 수작업의 경계를 전복하는 데에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으며, 둘 사이의 시각적 차이를 줄이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섬세한 빛의 사용은 빠르게 변화하는 인간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얼굴 보정 앱에서 의인화된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유동적으로 변하는 얼굴에서 느껴지는 친숙한 기이함이 유화 물감의 두께로 구현되며, 육체와 정신 사이의 찬란한 단절을 보여준다. 들쭉날쭉한 삼각형은 기쁨을, 구부러진 오각형은 혼란을 표현한다. 위태롭든, 변덕스럽든, 지속적이든, 이 모든 감정은 자아의 부드러운 구조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출처 = 페로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