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별책부록
때로는 안을 채워서가 아니라 밖을 더듬어 윤곽선을 그려야 할 때가 있다. 내게는 외부세계와의 접점, 곧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순간이 그렇게 느껴진다. 바다에서 야광충이 접촉하는 물체의 표면에서 그 형태대로 빛나는 것처럼. 《별책부록》에는 이렇게 관계 속에서 발견한 작은 통찰을 모아 두었다. 
 
처음에는 나에게 생긴 변화를 눈치채는 것에서 시작했다. 어떤 관계의 무엇이 내게 영향을 주었는지 관찰하다가 관계 자체에 대한 통찰이 생겼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다시 들여다보면 내가 무엇에 반응하는지도 알게 된다. 내가 만든 관계가 나를 이뤘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과, 또 그때 발견한 나의 조각들을 나는 간직해 두고 싶다. 그리고 시간을 들여 서로의 성장을 보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나는 기억하고자 한다. 관계하기-성찰하기-연대하기로 이어지는 이러한 순환구조가 각각 ⟨우리가 만났던 그곳⟩ 시리즈, ⟨별의 위상⟩, 그리고 ⟨우리의 모양⟩에 담겨 있다.


현세진은 개인이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사유화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본다.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마음과, 범주화되지 않는 개별성 사이에서 스스로를 어디쯤에 위치시킬 것인지를 탐색하며, 이름, 가족, 기념일, 국적, 스마트폰, 카탈로그 등 주어지는 것들의 문화적 형식을 전용한다. 탈영역우정국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인디아트홀 공, 오픈박스, AALA 갤러리, FAR Bazaar 등, 한국과 미국에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출처 = 현세진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