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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아담 보이드 : 콜라이더
기간| 2024.10.17 - 2024.11.23
시간| 12:00 - 19:00
장소| 디스위켄드룸/서울
주소| 서울 용산구 한남동 789-9
휴관| 일, 월, 화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8868-912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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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전시전경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전시전경

    (출처 = 디스위켄드룸)
  • 			‘콜라이더(Collider)’는 일반적으로 입자 물리학의 영역에서 일종의 가속기를 뜻하는 용어다. 이 장치는 두 개 이상의 상이한 소립자들을 높은 운동 에너지로 충돌시켜 세계 구조를 지탱하는 미립자들의 원리를 관측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설비의 특성은 아담 보이드(Adam Boyd)가 본 전시에서 실험하는 이미지 간의 대립과 마찰, 접합과 결속의 과정과 상응한다. 그는 2차원의 평면과 3차원의 공간 사이를 오가며 다른 차원으로 진입하는 인식의 채널을 만들어내는 실험을 해왔다. 특히 시간과 공간에 대한 다차원적인 상상력과 광학적인 관심사는 줄곧 작가의 작업을 채우는 자양분이었다. 원자 구성 입자를 관찰한 시각 자료와 빅뱅 이후 우주에 미세하게 퍼져있는 빛을 관측한 지도, 도시에서 우연히 마주한 기묘한 빛의 현상 등을 자유롭게 겹쳐보며, 작가는 세상을 인식하는 초미시적 시점과 거시적 관점을 함께 수용한다.
    
    여느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조형적 실험도 아주 흔한 일상의 순간에서 시작되곤 한다. 현실에는 비 내리는 날 창가에 맺힌 작은 물방울, 도시의 건물 외벽에 반사되는 색색의 조명, 모니터와 렌즈를 관통하는 여러 인공 빛의 산란이 있다. 그는 이들 사이에서 은하계에 흩어진 별의 모습을 포착하고 인간의 신체로 지각할 수 없는 비가시광선을 떠올리며, 만난 적 없는 세계가 충돌하는 가상의 장면을 그려본다. 요컨대 하나의 물성을 가진 대상이 다른 것과 겹치거나 부딪히며 중간적 성격을 띠는 그 찰나,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불확정적 상태(limbo)가 그의 눈과 손안에 안착할 때, 그 현상은 예술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반짝이거나 빛에 따라 색감이 변하는 천, 투명한 아크릴 막, 보송보송한 펠트와 실크 스크린으로 찍어낸 추상적 패턴이 담긴 광목. 작가는 촉각적인 배경 위를 손으로 천천히 더듬어가며, 우주를 지탱하고 있는 무수히 많은 파장을 비정형의 형상으로 엮어간다.
    
    <Collider>가 도심의 바닥에 어른거리는 반사광을 좇아가는 실과 염색 천의 스트로크, 천의 광택과 안료의 얼룩을 묘한 리듬으로 엮어낸 작품이라면, <Everpresent>는 유리면에 빗물이 남긴 자국을 톡톡한 펠트 위로 흩뿌려진 작은 별과 같은 실 자국이 가득 담긴 면과 맞닿게 하며 추상의 감각을 극대화한다. 그가 만든 것은 이미지이면서 동시에 두께와 약간의 무게를 갖는 실체인데, 조각난 천 조각은 부드러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지고, 손으로 떠내는 실의 바늘땀은 조금씩 그 호흡이 달라 미세하게 떨린다. 즉 각 화면의 엔트로피는 작품이 제작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장(scene)은 그의 작품 속에서 뒤엉키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맟닿은 경계면 사이에서 피어나는 에너지를 상상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보이드의 미학적 언어에 내재한 연산 방식은 현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암류(undercurrent)를 감별하고 이를 가시 영역으로 소환하는 기술자의 면모를 겸비한 실체가 된다.
    
    실증적 자료와 현상의 지각에서 출발한 그의 이야기는 어느새 사변적 픽션의 지대로 이행하며, 미적 자율성과 과학적 사실, 신화적 단초가 얽힌 혼종의 세계관을 직조해 간다. 내가 발 딛고 서 있음에도 느낄 수 없는 천체 역학의 흐름과 미립자들의 움직임은 아담 보이드가 설계한 조형적 포털로서 가시화된다. 구불구불한 색과 선의 요철을 따라 천천히 팽창하는 촉지적인 풍경 앞에서, 더 많은 이들이 편재된 일상의 시각을 초월하는 다중 감각을 새롭게 마주하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글ㅣ박지형 (디스위켄드룸 큐레이터)
    
    
    
    (출처 = 디스위켄드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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