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갤러리바톤은 11월 20일부터 12월 21일까지 마커스 암(Markus Amm, b.1967)의 개인전 《Cats, Goats and Monsters - La Jonctio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0년에 이은 바톤과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가 거주 중인 스위스의 변화무쌍한 하늘빛을 닮은 14점의 신작 회화들은, 시간, 수행성, 의도와 우연이라는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상충되는 개념들이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흐르며 어떻게 한 화면에 유기적으로 녹아들었는지를 정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마커스의 작업 방식에는 우연성과 직관성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작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작가는 젯소와 결합되어 단단해진 캔버스 위에 직접 배합한 유화 혼합물을 반복적으로 칠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한 레이어가 칠해진 후 2-3주의 간격을 두고 재차 붓칠이나 표면을 샌딩하면서 다른 레이어의 층위를 쌓아 올린다. 레이어가 여러 겹 쌓이고 건조되는 과정에서 빛에 노출되고, 안료의 농도나 성분이 빚어내는 상호작용은 작품에 우연성을 부여하며 표면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작가가 '테니스 게임’이라고도 명명한 이러한 작업 방식은 아날로그 사진의 화학적 현상 과정과 닮아있다. 연금술을 한 과정을 떠올리게 하는 마커스의 작업 방식에 “시간”이라는 요소는 표면의 순차적인 응결 과정에 물리적으로 개입하고, 작품 완성 시점을 작가가 자각하는데 필수적으로 기여한다. 한 레이어가 완성된 후, 제네바의 스튜디오에 길게는 수 주간 노출되는 표면은 그 공간에 머무는 빛의 입자, 습도, 먼지 등에 노출된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가 서식지의 외부환경에 좌우되듯, 제작 프로세스마다 노출된 표면의 변화는 작가의 해석에 의해 다음 붓질에 영향을 주게 된다. 지층의 형성 과정을 연상시키는 듯한 층위의 형성은 반복되는 수행성의 역사가 되며 작품의 일부 요소로서 기계적 시간성을 담는 매체가 된다. 작업을 완성하는 마지막 과정은 영감(inspiration)에 대한 온전한 기다림인데, 최종 표면 작업 전 마커스는 미완성 작품을 길게는 몇 년 동안 계속 관찰한다. 작가에 의하면 관찰은 무위의 과정이 아닌 자신을 작품에 온전히 연결시키는 사색의 단계이기에 보다 중시되는 과정이다. 충분한 관찰과 사색의 시간이 지나간 후 '유레카 모멘트'를 맞이하는 순간, 마커스는 마지막 색상의 레이어를 더하여 작업을 마무리한다. 갤러리의 흰 벽면에 섬세한 디테일과 오묘함을 뽐내며 정적 가운데 자리 잡은 작품들은 해 질 무렵 하늘의 오묘함, 북구 밤하늘의 넘실거리는 오로라, 발갛게 실핏줄이 비쳐 나오는 아이들의 빰, 깊은 심연이 언뜻언뜻 드러내는 아득함 등의 각자 각자에 다양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작가의 '그 순간'을 함께 경험하도록 이끈다. ▣ 작가 소개 마커스 암(b.1967)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유럽의 명망있는 미술관인 쿤스트하우스 바셀란드(Kunsthaus Baselland, Switzerland, 2017)와 쿤스트뮤지엄 슈투트가르트(Kunstmuseum Stuttgart, Germany, 2010)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탈리 재단(Fondation Thalie, 2021),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2014), 분데스쿤스트할레 본(Bundeskunsthalle Bonn, 2013) 등의 단체전에 참여해왔다. 작가의 작품은 독일 도이치 뱅크 (Deutsche Bank, Germany), 독일 연방정부 현대미술 컬렉션 (Beauftragte der Bundesregierung für Kultur und Medien Sammlung Zeitgenössische Kunst des Bundes, Germany), 쿤스트뮤지엄 슈투트가르트 (Stuttgart Kunstmuseum, Germany), 달라스 미술관 (Dallas Museum of Art, US) 등에 소장돼 있다. (출처 = 갤러리 바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