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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분청, 새김의 흔적
Exhibition Poster
기간| 2019.09.04 - 2019.09.09
시간| 10:00 - 19:00
장소| 인사아트센터/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 인사가나아트센터
휴관| 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6-102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김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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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분청인화모란문스툴 시리즈
    분청토_ 색화장토_ 재유 250x220x53cm

  • 분청인화모란문편병3
    Detail

  • 분청인화모란문편병3
    분청토_색화장토_재유 24x8x29.5cm

  • 분청인화모란문호1
    분청토_색화장토_재유 40.5x40.5x45cm
  • 			 감추기와 드러내기,
    김진규의 전시에 부치다 - 박경자(미술사학자)
    
    
    동서양을 불문하고 회화와 조각과 같은 순수예술의 영역에서 인류가 간직하고 있는 많은 예술가들이 작가(作家)이면서 장인(匠人)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작가가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재료를 다룰 도구를 만들고,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물질로 형상화하는 작업에서 그것은 아마도 일차적인 문제일 것이다. 흙과 물과 불을 재료로 삼는 도자(陶瓷) 작업은 그 성질이 서로 대척점에 있는 이질적인 두 재료의 연대과정이다. 흙(土)은 물(水)로써 형상을 얻지만 불(火)로써 그 물을 온전히 버린 후에야 자기로 탈바꿈할 수 있다. ‘흙이 물에 들어가서 불에서 나오는’ 자화(瓷化)는 두 재료가 지닌 극단의 세계를 거친 후에 얻는 조화(造化)이기 때문에 작가의 작업은 구체적이고 지난하며 작품은 그 시간의 축적이다.
    
    작가는 이십여 년 동안 인화문(印花紋)에 집중했다. 그간의 작품에서 구현된 정밀한 인화문은 그가 이미 15세기 분청사기에 꽃을 새긴 조선 사기장인들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지속된 작가의 작업은 표면을 빈틈이 없이 채우는 전면적인 것이었고 이 때 흰 분장(粉粧)은 압인(壓印)으로 생긴 촘촘한 틈새를 메워 만개한 꽃들의 무늬를 짜는 실(絲)과도 같았다. 그 짜임은 꽃이거나 잎이거나 어슷한 선이거나 점이었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 내 보이는 분청항아리들은 길쭉하거나 둥글다. 길쭉하여 키가 큰 항아리는 조선시대 전기의 분청사기 항아리를 닮았고, 그 수가 좀 더 많은 둥근 항아리는 조선시대 후기의 백자 달항아리를 닮았다. 어느 쪽이든 치우친 정도는 크지 않고 당당함은 경직됨이 없어서 보는 이의 시선이 편안하다. 이 자연스러운 형태의 틀에 작가는 공들여 짠 밀도가 높은 인화문을 본격적으로 감추었다. 아껴서 조금만 드러냈다. 큰 변화다.
    
    그릇의 표면에 무늬를 짜는 실과도 같았던 흰색 분장은 빼곡한 인화문을 감추는데 사용되었고 이는 역설적으로 흰색 분장토의 일부분만을 긁어냈을 때 인화문 바탕 자체가 꽃, 나비 등의 형상으로 드러나는 반전의 방식이다. 또 인화문과 흰색 분장토 사이에 입힌 여러 가지 색깔의 분장토는 흰색 분장토의 표면에 언뜻언뜻 배어나와 은근한 깊이를 더한다.
    
    오래 전 조선 분청사기는 인화문을 잃고 백토분장만으로 거칠고 어두운 태토를 감추었고 마침내 백자에 스며들듯이 사라졌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인화문을 감추듯이 품고 마치 눈 녹은 자리에 새싹이 돋듯이 화인(花印)을 드러내는 분장의 변용을 보여준다. 감추기와 드러내기의 참신한 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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