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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스페인 TBA21 소장품 전시 《맑고 투명하고 깨어 있는 Clear, Lucid, and Awake》
Exhibition Poster
기간| 2025.05.09 - 2025.07.20
시간| 12:00–19:00(월요일 휴관)
장소| 아트선재센터/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휴관| 월요일
관람료| 10,000원(25세–64세) 7,000원(19세–24세, 65세 이상, 예술인패스 소지자) 5,000원(9세–18세) 무료(그 외 연령, 장애인, ICOM·CIMAM· 서울시미술관협의회 카드 소지자)
전화번호| 02-733-8949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이레네 데 안드레스, 디에고 델라스, 크리스티나 루카스, 레히나 데 미겔, 아순시온 몰리노스 고르도, 클라우디아 파제스, 벨렌 로드리게스, 테레사 솔라르 아부드, 다니엘 스티그만 망그라네, 알바로 우르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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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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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전경: 아트선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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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고 투명하고 깨어 있는》은 TBA21 티센보르네미사
    아트 컨템포러리 소장품 중에서 엄선된 스페인
    작가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로, 한국 예술과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킵니다. 서울의 가장 오래된 기관 중
    하나인 아트선재센터에서 5월에 개최되는 본 전시는
    한국과 스페인, 두 국가와 두 지역 사회가 공통적으로
    지닌 특성을 반영하고자 합니다. 두 나라는 모두
    반도 국가로, 자본주의의 부상에 따라 민주주의가
    발전하였으며, 농촌과 자연과의 연대가 시급합니다.
    스페인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것은 두
    예술가 공동체가 관계를 맺으며 서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특정
    국가가 예술을 창조하는 방법들을 나열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 대신, 공통점을 살펴봄으로써
    근현대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21세기는 인간,
    비인간, 그리고 지구가 겪어온 전 지구적인 생태적
    트라우마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이러한
    집단적 고통에 대한 인식은 작가가 자신의 작품과의
    연대감을 높이고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지난 20년 동안 작품을 선보인 현대미술 작가들뿐만
    아니라 과거의 예술적 실천을 해석하는 데에도
    적용됩니다.
    많은 작가에게 시간은 인간의 생물학적
    시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인간의 생애로 측정되는 시간뿐만
    아니라 지구의 수명만큼 고통을 겪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예술과 작가는 우리가
    시간의 질감을 다층적이고 섬세하게 이해하도록
    이끌어왔습니다. 한 국가를 내전으로 분단시킨
    역사와 트라우마가, 인간처럼 말하거나 쓰지 못하는
    바다와 산의 시간과 어떻게 얽힐 수 있을까요? 이
    때문에 많은 작가들이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기록된
    역사와는 다른 민속과 구술 전통에 관심을 갖습니다.
    민속은 사람들이 보존해 온 집단적 기술의 한 형태로,
    고대의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연결하는
    다양한 정신적 이미지와 감정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일조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허구는
    비인간적인 지능을 구별하고, 자연을 우리 자신으로
    인식하며, 문화와 자연의 이분법을 허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허구는 시적 상상력을 펼칠
    여지를 만들고, 추측을 예술적 실천과 미래에 대한
    질문을 이어주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허구를 통해 자연의 출현은 물론, 토착민과 토착
    문화의 호소력, 그 가치와 정당성,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본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모두 시간, 구술
    전통, 그리고 허구에 대한 관심을 보입니다. 전시를
    기획하면서 이러한 특성이 한국 예술계에서도 만연해
    있다고 느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유일무이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합과 결속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즉, 공공의 이익을 찾기 위해
    필요한 일체성을 형성해야 합니다.
    스페인과 한국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둘 다 긴 해안선을 가진 반도의 일부분이며,
    해안과 문화의 오랜 연결성, 그리고 바다를 착취해
    온 긴 역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기적적인’ 자본주의 발전을 통해 민주주의를
    이루었고,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농촌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아시아와 유럽으로
    지리적으로 나뉘어진 식민지적 분열을 넘어, 두
    나라 간에는 많은 공통된 역사가 존재합니다. 본
    전시가 작가와 작품을 연결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가라는 경계와 고정된 문화적 틀을
    넘어 예술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시 제목 ‘맑고 투명하고 깨어 있는’은
    변하지 않는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들여다보듯 문화를 인식해야 하는 중요성을
    반영합니다. “간단히 말해, 문화 덕분에 세상은
    인간에게 열려 있으며, 다른 어떤 생물의 지혜를
    초월하는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형상은 세상이 아니라 마음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문화를 연구한다는 것은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것이다.” 인류학자 팀 잉골드가
    그의 저서 『실재를 상상하기』에서 한 말은 참여
    작가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요약합니다.
    바로 답을 찾기 위해 마음의 길을 이해하라는
    것입니다.
    다른 문화권을 만날 때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는 우리가 즉흥적으로 새로운 관계 맺는 방식을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어느 날, 내가 여덟 살이었을
    때 교실에 들어서자 담임 선생님은 아름다운 옷을
    입고 계셨습니다. 여러 겹의 분홍색 실크 위로 꽃과
    새가 수놓아진 정교한 드레스였습니다. 그녀의 머리
    역시 아름다운 장신구로 꾸며져 우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신발은 도자기처럼
    보이는 소재였습니다. 선생님이 입고 계신 옷이
    바로 한복이었습니다. 그녀는 신랑의 여동생이라서
    이런 차림으로 서울에서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했습니다. 이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부모님께
    한국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버지는 지금도 이해 가능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한국 사람은 아마 스페인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들도 바다에 둘러싸인
    반도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 나는 스페인
    작가들이 반도에 대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전시를 항상 기획하고 싶었습니다.
    지도를 읽는 것은 때때로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여러 국가의 바다와 주변 자연은 수세기
    동안 제국의 권력과 곡물 생산에 중요한 요소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후 자본주의로 인해 영토는
    무모하고 급격하게 착취의 활동지로 변하며, 해안과
    땅은 어업과 기타 산업의 생산지로 바뀌었습니다.
    언제나 지도에서는 아름답고 명백해 보이는 것들이
    현실에서는 불투명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화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물과
    바람, 새에 대한 우려를 도시의 노동자들이 매일
    겪는 부담과 더 밀접하게 연결 짓는 문화적, 예술적
    관행을 만들어내는 데는 오랜 시간, 혹은 수 세기가
    걸렸습니다. 자연은 너무 오랫동안 부재했기
    때문에, 다시 가까워지는 방법을 깨닫고, 이를 다시
    연결하고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듯했습니다. 2세기
    넘게 스페인의 도시들은 농장을 떠난 농민들로
    활력을 얻어왔습니다. 자연 친화적인 시민이 되는
    것보다, 자신의 뿌리를 잊고 사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었습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땅으로 돌아가
    자연을 존중하고 기쁨으로 대하는 관계를 맺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광산, 산업, 급속한 건설,
    관광으로 인해 훼손된 ‘자연’... 본래의 자연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작가와 예술은 토양,
    나무, 물 등의 소재를 통해 조형 언어를 형성하고,
    들판과 함께 새로운 삶의 철학을 만들어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작가들은 점차,
    개념주의의 가장 높은 형태는 예술이 도시의 한계와
    제도를 넘어설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숲에서 만들어지고 전시될 수 있는
    예술, 광산 지역의 훼손된 바위와 대화를 시도하는
    예술, 땅을 해석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생명에 대한
    존중을 이끌어내며 인간과 비인간의 이익을 함께
    바라보는 법을 가르치는 예술 말입니다. 그 후 자연은
    성별 등 다른 중요한 문제들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이자 집, 나아가 학교가 되었습니다. 자연은
    코로나 때문만이 아니라, 정신 상태와 정신적 고통,
    정신 건강을 치유하고 돌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자연은 또한 기술이 단순히 인공적일
    뿐만 아니라 유기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었습니다. 지능은 예술 작품, 책, 이론,
    과학을 통해 숲과 자연으로부터 태어나고 발전해
    왔습니다. 다시 말해, 자연은 복잡성에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으며, 이 모델은 스튜디오나 학계가 아닌 실제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아직 이 과정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앞으로 많은 변화와 놀라움이 우리의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이 전시의 참여 작가 모두 TBA21 컬렉션에
    속해 있습니다. TBA21은 문화예술 지원 재단으로,
    새로운 예술 작품의 커미션을 진행하고, 기후변화와
    평화와 관련된 예술의 이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평화와 자연은 거의 동일한 단어입니다.
    공존이란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거의 모든 작가는 ‘재생’을 지향하는 같은
    세대에 속합니다. 여기서 재생이란, 생명에 생명을
    되돌려주고, 공동체와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대한 고유하고 구체적인 지식을 돌보려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는 존중의 가치를 되살리고,
    탐욕에 대한 깊은 비판을 담고 있는 재생입니다.
    20세기 문학에서 자연은 깊은 감정적 의미,
    때로는 비극적인 의미까지 지닙니다. 예를 들어,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에서 자연, 특히
    숲은 상징적이고 때때로 신비로운 역할을 합니다.
    숲은 사회의 규범으로부터 벗어난 운명과 해방의
    공간으로 등장하며, 사랑과 폭력이 함께 펼쳐지는
    배경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아나 마리아 마투트의
    작품에서도 자연과 아이들은 중심적인 주제이며,
    그녀의 작품 속 숲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고립을 가능하게 하고 고통을 침묵 속에서 다스릴 수
    있는 장소로 등장합니다.
    도시 생활에 대한 성찰—자본주의의 거대한
    압박, 끝없는 노동 시간, 오염, 그리고 농촌 생활과
    이전 세대와의 점점 더 커져가는 단절—은 작가들이
    자연을 단순한 주제나 상징적 장소가 아닌, 정치적
    언어로서 되돌아가도록 만들었습니다. 나무, 직물,
    자수, 도자기, 점토와 같이 산업화로 남겨진 재료들의
    정치적 의미는 이제 자연에 대한 존중과 광산 채굴로
    인한 피해에 대한 비판적 인식과 얽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자원 개발 산업의 영향을 받은 농촌의
    행위성을 대변하는 새롭고 강력한 생태-사회적
    의식이 태어났습니다. 광업은 역사적으로 스페인에서
    주요한 경제적, 문화적 힘을 발휘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에서도
    다뤄지는 우엘바(안달루시아, 스페인)에 위치한
    리오 틴토 광산은 5,000년 이상 활발히 운영되어
    온 곳으로, 가장 오래된 광산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와 함께, 점토를 활용한 전통의
    부활은 지구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스페인에서 도예와 도자기는 단순한 공예가 아니라,
    정체성, 영성, 그리고 지역 유산의 표현입니다.
    마찬가지로, 고갈된 바다 또한 주목을 요합니다.
    스페인은 대서양, 지중해, 그리고 비스카이 만을
    따라 펼쳐진 광활한 해안선을 가지고 있어 수세기
    동안 독특한 지역적 어업 문화를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 어업, 남획, 수온 상승, 오염,
    미세플라스틱 등으로 인해 이러한 문화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수세기 동안 사상가들은 스페인 민족 정체성의
    복잡성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종종 스페인이 국민을
    결집시킬 수 있는 공동의 신화를 결여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들은
    자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라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작품을 통해
    스페인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며, 지구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에 변화를
    일으키려는 문화적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중해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와 같은 전통을
    회복하려 하며, 공공의 가치와 공공의 이익을
    재생하는 도구로서 느림, 대화, 절제,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고정된 의미의 국가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우리 자신과 타인을 위해
    제안할 수 있는 공유된 삶의 방식만이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연대, 존엄성, 정의에 기초한 공유된
    윤리적 서사와, 이러한 서사들이 다른 지역의 유사한
    전통들과 어떻게 얽히는가입니다.
    글. 추스 마르티네스
    
    
    © 2025 아트선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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