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전시장소: 국제갤러리 K3, 한옥 국제갤러리는 오는 9월 2일부터 10월 26일까지 K3와 한옥에서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개인전 《Rocking to Infinity》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생애 후반의 20여 년에 걸쳐 작업한 조각 및 드로잉들을 엄선하여 조명한다. 전시 제목은 작가의 글에서 가져온 문구로, 아이를 품에 안아 달래는 어머니의 이미지가 지닌 안정감과 친밀함을 상징하며 정서적 평안의 상태를 환기한다. K3에서는 직물 작업과 드로잉이 전시장 네 벽을 둘러싸며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붉은 과슈를 사용해 두 손이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장면을 다양하게 변주한 연작 〈10 AM Is When You Come To Me〉(2006)는 오랜 시간 부 르주아의 어시스턴트로 일한 제리 고로보이(Jerry Gorovoy)와의 관계를 악보처럼 시각화한 작품이다. 직물 연작 인 〈Hours of the Day〉(2006)는 매 시각의 시계 화면과 작가의 글에서 발췌한 텍스트를 병치하여 시간과 기억, 그 리고 감정에 대한 고찰을 담아낸다. 이어 벽면의 하단에는 자화상, 연인, 어머니와 아이, 이상적인 어머니상, 가정, 풍경, 나선 등 작가가 생애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탐구했던 모티프를 전면화한 과슈와 수채 작품들이 전시된다. 전시장 중앙에는 세 점의 주요 조각 작품이 자리한다. 〈Untitled (No. 5)〉(1998)는 작가와 고로보이의 포개어진 손 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작가가 살결과 유사하여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는 분홍색 대리석을 사용해 두 사람의 깊 은 정서적 유대감을 기념비적으로 구현한다. 〈Fountain〉(1999)에서는 두 개의 나선형 언덕에서 흘러내리는 물줄 기가 하나로 합쳐지는데, 두 언덕은 무한을 상징하는 숫자 ‘8’의 형태를 이루는 한편, 끊임없이 이어지는 물줄기는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The Couple〉(2007–2009)은 여성의 머리에서 뻗어 나온 나선형 구조 속에 남성과 여성 이 포개어져 공중에 매달린 모습으로, 두 사람은 다시는 분리되지 않을 것처럼 밀착하여 서로를 끌어안은 채 강 렬한 결합의 순간을 시각화한다. 한옥 공간에서는 1994년에 제작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만 공개된 커피 필터 드로잉이 소개된다. 커피 필터 위에 그린 이 드로잉들은 부르주아의 작업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원형 구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무의식 적으로 시계를 연상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부르주아의 작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특징과도 같이, 이 작품군에서 두드러지는 도상 역시 추상적 형상과 유기적인 형태 사이를 유영한다. 생체적 이미지와 얼룩은 자연이나 풍경을 연상시키는 반면,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기하학적 형태와 그래픽적 요소는 원형적 구성들이 그 중심에서 바깥으로 확장되어 나가며 서로 겹쳐지는 구도가 반복되던 2000년대의 직물 드로잉 연작을 예견하기도 한다. 커피 필터라 는 일상적이고도 가내적인 용품을 캔버스로 삼음으로써, 작품은 마치 일기장과 같은 사적이고도 실험적인 분위기 를 자아낸다. 작가 소개 루이즈 부르주아(1911년 파리에서 출생, 2010년 뉴욕에서 사망)는 지난 세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작 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70여 년에 걸쳐 조각가로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지만, 이외에도 설치, 퍼포먼스, 드로잉, 회화, 판화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했다. 시적인 드로잉에서부터 전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설치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자신의 불안을 떨쳐 버리기 위해 그 불안을 물리적으로 구현해내곤 했다. 특히 기억, 사랑, 두려움, 유기 등이 그의 복잡하고도 영명 높은 작업 세계의 핵심이다. 세계 유수한 기관들이 부르주아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최 근에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오스트리아 빈 벨베데레 미술관,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미술 관, 일본 도쿄 모리 미술관, 대만 타이베이 푸본 미술관 등에서 작가의 대규모 전시가 개최된 바 있다. *출처 및 제공: 국제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