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5.09.02 - 2025.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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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화~토요일 10:00~18:00 |
장소| | 타데우스 로팍 서울/서울 |
주소| |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122-1/2층 |
휴관| | 일요일,월요일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2-6949-1760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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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불가분적 관계 안토니 곰리 개인전 타데우스 로팍 서울(Thaddaeus Ropac)과 화이트 큐브 서울(White Cube)은 세계적인 영국 조각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개인전 《불가분적 관계(Inextricable)》를 공동 기획해 서울 각 갤러리 공간에서 선보인다. 《불가분적 관계》는 도시의 공적인 공간과 내밀한 안식처를 파고들어 인간과 도시 간의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탐구한다. 깊이 연결된 둘의 상관성에 대해 작가는 “환경이 인간을 형성한다(The world now builds us)”라고 단언한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유엔(UN)은 이 수치가 2050년까지 70%에 이를 것이라 예측하고 있을 정도로 도시와 인간은 말 그대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본 전시는 성찰적 사유의 공간이자 도시 건축의 재료와 방식을 담론하는 실험의 장으로 기능하며, 작가는 자신의 조형 언어를 통해 신체라는 공간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 사이에 공명하는 긴장감을 창출한다. 작가는 밀집된 인프라와 고층 건물 숲으로 대변되는 서울을 배경으로 삼되, 그 도시적 조건을 인간의 감각, 사고방식, 신체의 위치까지 구성해 나가는 ‘살아 있는 구조’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에서 도시와 인간 존재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인식과 감각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예술은 인간의 더 넓은 자각을 이끌어내는 촉매가 될 수 있을까? 변화된 인간 조건을 인식하고, 그것을 의식적인 경험으로 끌어올리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예술로 인해 우리가 현 순간을 더욱 생생히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특히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몸의 움직임, 정신, 영혼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는 예술을 지향한다. 《불가분적 관계》는 오늘날 우리 신체가 거주 환경의 건축 구조와 맺고 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하나의 실체로 경험하게 한다.” — 안토니 곰리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신체의 내적 상태와 그것이 일상 공간에 내재되는 양상을 예리하게 탐구한다. ‘Extended Strapwork’ 시리즈의 ⟨정착 (Dwell)⟩ (2022), ⟨지금 (Now)⟩ (2024), ⟨여기 (Here)⟩ (2024)는 조각이 신체의 경계를 넘어 그것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의 가장자리까지 뻗어 나감으로써, 공간의 직각적 구조가 우리의 감각과 인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드러낸다. 영속적인 선의 구조를 가진 일련의 조각들은 뫼비우스 띠의 순환 논리를 구현하며 내부와 외부를 끊임없이 이어줄 뿐만 아니라, 형태와 장(field), 주체와 환경 사이의 구분을 무너뜨린다. 전시장을 길게 가로지르며 전개되는 두 개의 작품은 갤러리의 직선적 구조를 작품의 공간적 논리 안으로 통합시키며, 문과 창 같은 건축적 개구부를 참조하듯 안과 밖을 매개하는 장치로 기능하게 한다. 한편, ‘Open Blockworks’ 시리즈의 ⟨열린 혼란 (Open Daze)⟩ (2024)과 ⟨집 (Home)⟩ (2025)은 작가의 기존 조각 시리즈인 ‘Blockworks’의 모듈 구조를 바탕으로, 닫힌 덩어리를 열린 세포 구조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조각들은 공간에 반응하며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유기적이고 투과적인 형태를 띠고 있으며, 관람객의 호기심과 신체적 개입을 유도하는 조형적 개방성을 지닌다. 1층 전시장에 설치된 ‘Knotworks’ 시리즈의 작품들은 신체와 공간의 관계를 지도처럼 시각화한 것으로, 상하수도, 전기회로, 교통망 등 현대 사회를 구성하고 지탱하는 연결망을 연상시킨다. 이 조각들은 인간의 신체가 복합적이고 광범위한 연결망(네트워크)의 일부임을 상기시키며, 작가의 초기 설치 작품 ⟨세계관 시험하기 (Testing a World View)⟩ (1993)를 참조하듯 전시장의 바닥, 벽, 그리고 천장에 밀착되어 설치된다. 더불어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일련의 작품들은 인간을 도시에 사는 동물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반추한 결과물이며, 이는 작가의 드로잉 시리즈를 통해 더욱 풍부하게 확장된다. 드로잉 작품들은 신체-공간과 건축이라는 영역을 전 인류가 고유하는 인식의 장으로 보는 그의 시각을 드러낸다. 또한 우리가 이 인식의 장으로부터 빛과 그 너머의 공간을 향해 무한히 시선을 확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 이라는 도시는 작가의 예술적 탐구에 깊이를 더하는 강력한 맥락을 제공한다. 서울에 즐비하게 들어선 고층 건물과 밀집된 인프라에서 전후의 궁핍한 시기를 지나 글로벌 산업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비단 한국만의 특성이 아니라, 오늘날 인류 대다수가 살아가는 보편적인 도시적 삶의 양식이다. 이제 도시의 지형은 단순히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아니다. 이는 우리 몸에도 흔적을 남기며, 우리의 움직임과 내면의 감각적 지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환경 속에서 이번 전시는 인간의 신체와 서식지가 어떻게 함께 구성되는지를 감각하도록 하는 예술적 제안이자, 나아가 변화된 우리의 인간 조건에 대해 더욱 깊이 인식하게 하는 촉매로서 기능한다. 안토니 곰리는 신체를 조각의 출발점으로 삼아, 감각과 인식이 발생하는 공간을 깊이 탐구해왔다. 작가는 도시와 자연, 개인과 우주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물리적 구조와 조형 언어 속에 담아내며, 몸과 공간, 그리고 환경이 맺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시각화 한다. 특히 도심 속 개인을 ‘살아 있는 조각’으로 바라보며, 존재와 공간 사이의 긴장과 균형을 사유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번 타데우스 로팍 서울과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의 전시는 이러한 철학과 사유를 반영한 작품들을 통해, 몸을 매개로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고 감각하는 예술적 경험을 선보인다. 변화된 존재 조건에 대한 조형적 응답인 이번 전시는, 동시대 조각의 사유를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에 깊이 새겨 넣는다. *출처 및 제공: 타데우스로팍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