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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검은빛의 서사 - 검은색으로 펼쳐낸 무한과 생성의 풍경
Exhibition Poster
기간| 2025.09.02 - 2025.11.29
시간| 10:30-18:00
장소| 호림박물관신사분관/서울
주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1-24/호림박물관 신사분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관람료| 일반 5,000원 청소년 3,000원 장애인/경로 3,000원 *단체는 20인이상이며, 10%할인입니다. 홈페이지 및 전화로 문의 및 예약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화번호| 02-541-3523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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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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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림박물관
  • 			검은빛의 서사 - 검은색으로 펼쳐낸 무한과 생성의 풍경
    
    
    
    이 전시는 그동안 우리에게 부정의 색으로 인식되어 온 흑색의 신원(伸寃)을 위한 장이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 불릴 만큼, 백색을 사랑하고 숭상해왔다. 그러나 흑색은 백색과 단순히 대비되는 색이 아닌 공존하는 색으로써 백색 못지 않게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흑색은 오방색 체계에서 물(水)을 상징하며, 깊이 흐르고 스며드는 성질을 갖추고 있다. 이는 생명의 근원, 내면의 지혜, 끝을 통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생명의 순환과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색으로 작용한다. 또한 흑색은 내면으로 수렴하는 고요함과 완성,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어둠을 상징한다. 과거에 색을 주제로 한 전시는 많았으나 흑색은 백색에 비해 덜 조명받은 색이었다. 호림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하늘의 색’이라 불렸던 검은색에 집중하여, 한국 전통문화 속에서 흑색이 지닌 다층적 의미와 그 아름다움을 심도 있게 조명하고자 한다.
    
    
    
    
    
    제1전시실   天- 검은 하늘
    
    
    
    “玄纁者, 天地之色.” 『주례(周禮)』
    
    
    
    중국 고전 『주역(周易)』과 『주례(周禮)』에서는 "현은 하늘의 색"이라 하며, 하늘처럼 넓고 무한한 존재를 의미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주례』의 사상을 바탕으로 국가 최고의 예복 색으로 현색玄色이 사용되었다. 현색은 푸른빛과 붉은빛을 머금은 깊고 어두운 색으로, 절제와 품위를 통해 권위와 신성함을 드러내며, 사회적 질서와 정신적 경지를 상징하였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인간의 이해를 초월하는 신비와 무한한 가능성을 "현지우현玄之又玄"이라 표현하였다. 이는 곧 검은색을 넘어선,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를 품은 색으로 해석된다. 
    
    이번 전시실에서는 조선시대의 흑색 예복, 흑칠 상자 등 전통 유물과 함께, 현대 조각가 최만린의 작품을 통해 하늘의 색 현색玄色을 알아본다. 최만린은 비워낸 형태와 절제된 조형성을 통해 존재의 본질과 깊이를 탐구한다. 최만린의 작업은 전통 속 현색이 지닌 '위엄과 신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제2전시실   界-검은 세상 (1)
    
    “墨含五色”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
    
    중국 당대(唐代) 미술사가 장언원(張彥遠, 815–879)은 『역대명화기(歷代名畵記)』에서 "墨(먹)은 오색(五色)을 모두 품는다"고 하여 먹의 깊은 의미를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동양에서 墨은 단순한 색이 아닌, 오색을 품은 세계관 자체로 인식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 수묵 정신은 문인 사대부들의 창작관과 결합되어 더욱 깊어졌다. 자연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을 투영한 조선시대의 수묵화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사유와 정신의 표현으로 자리 잡는다. 특히 수묵산수화는 절제의 유교사상과 은거하고자 하는 도가사상이 담긴 이상적 세계였으며, 인간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 여겨졌다. 
    이러한 흐름은 현대에 이르러 서세옥, 송수남 등으로 이어진다. 서세옥은 먹이 가진 활력과 농담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였고, 송수남은 자유롭고 강렬한 붓질로 수묵에서 추상적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하였다. 서세옥과 송수남의 작업을 통해 현대적으로 해석된 묵이 가진 무한한 표현의 가능성과 정신적 함의를 살펴볼 수 있다.
    
    제2전시실   界-검은 세상 (2)
    
    “黑者天一之色也. 四色絶於黑. 絶則生. 故黑爲生之根. ” 『존재집(存齋集)』
    
    조선 후기 실학자 위백규(魏伯珪, 1727-1798) 역시 『존재집(存齋集)』에서 黑을 ‘새로운 순환과 생성의 출발점’으로 재해석하였다. 이는 검은색이 단순히 소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끝을 넘어 새로운 시작을 가능케 하는 무한의 원리를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자(老子, B.C. 571-471)는 『도덕경(道德經)』에서 흑黑을 비움과 무한한 가능성의 상징으로 해석하였다. 黑은 음陰의 세계를 의미하며, 종결이자 새로운 생성의 출발점으로 이해된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모든 것을 포용하듯, 검은색은 생명의 시작과 우주의 본질을 품는다. 
    이렇듯 검은색은 공허함이나 한계를 상징하는 동시에, 그 너머의 무한한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이금산수화泥金山水畵, 흑지선묘불화黑紙線描佛畵의 검은 바탕은 경계 없는 심연深淵의 세계를 보여준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검은 빛을 통해 시공간의 초월을 보여주는 김호득 작품을 통해 그 무한성의 전통을 살펴볼 수 있다. 김호득의 작업은 검은 바탕 위에서 출발하여, 생명력과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무한한 사유의 장으로 확장된다. ‘검은 것’이 단지 어둠이 아닌, 생성과 사유의 근원임을 시각화한 작품들을 통해, 동양 회화 속 ‘검정’의 깊이를 조명하고자 한다.
    
    
    제3전시실   色- 검은 빛
    
    “火所熏之色也. 從炎,上出?. ?,古窻字. 凡黑之屬皆從黑.” 『설문해자(說文解字)』
    
    중국 문자학의 고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黑[검음]’은 불에 그을린 색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어 ‘黑’의 글자 형태가 불꽃이 위로 올라가 창으로 나가는 모양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아울러 ‘黑’자를 품고 있는 한자(흑자를 부수로 하는 한자)는 모두 ‘검음’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하였다. 불에서 시작된 흑색은 때에 따라 붉은색, 푸른색, 갈색 등 다양한 색을 품고 있으며, 품은 색에 따라 검은색을 의미하는 다양한 한자가 탄생하였다. 결국 이 모든 색을 가지고 있는 색이 흑색인 것이다. 
    이번 전시실에서는 불에서 탄생한 도자기를 통해서 다양한 검은 빛을 살펴보고자 한다. 토기에서 보이는 그을음을 통해 검은 빛의 시원과도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고려시대부터 일상생활에서 저장용기로 사용되어 왔던 흑자黑磁, 청자 태토에 철화 안료를 전면에 칠한 청자 철채 자기는 무궁무진한 검은 빛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이배의 자연 본연의 집합체인 숯 작업과 검은색을 순수한 색으로 본 김기린의 작업을 통해 검은빛의 현대적 해석을 감상할 수 있다.
    
    
    *출처 및 제공: 호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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