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2025-12-06 - 2026-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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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 월~일요일 11:00~18:00 |
| 장소| | 아트센터 화이트블럭/경기 |
| 주소| | 경기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238 |
| 휴관| | 휴관일 없음 |
| 관람료| | 유료 3,000원 (카페 이용시 무료) |
| 전화번호| | 031-992-4400 |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 작가| |
김민혜, 손광주, 신재은, 유비호, 이소요, 임선이, 장보윤, 정수, 한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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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생생화화 生生化化 사라지는 감각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경기문화재단과 협력하여 2025 경기 시각예술 창작지원 성과발표전 《생생화화生生化化: 사라지는 감각들》을 개최한다. 올해 경기문화재단은 시각예술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8명의 경기 작가를 선정하였으며, 그들의 신작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파주)과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수원)에서 각각 선보인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이번 전시를 통해 아홉 명의 참여 작가가 세상을 감각하는 서로 다른 방식과 태도를 통해 ‘사라진 감각의 회복과 재구성’을 탐색한다. 넘치는 정보와 초고속의 변화가 감각을 대신하는 시대, 우리는 세계를 이해하지만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다양한 매체와 인공지능 기술은 방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지만, 그로 인해 경험되지 못한 감각들은 존재를 잃고 사라진다. 과거 우리는 계절의 변화를 공기의 냄새나 햇살의 각도, 나뭇잎의 빛깔로 감지했지만, 이제는 뉴스 속 평균기온과 데이터가 그것을 대신한다. 인간의 감각보다 수치와 데이터가 더 익숙한 시대, 감각의 현실의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인간은 본래 느끼며 이해하는 존재였다. 느림과 불완전함 속에서 감각의 시간은 세계와 함께 호흡했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는 인간의 감각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변화의 속도는 감각의 리듬을 앞질러 가고, 그 간극 속에서 우리의 감각은 세계와도, 자기 자신과도 완전히 합류하지 못한 채 희미해진다. 결국 세계를 정보로만 이해하게 될 때, 인간은 세계를 ‘사는 존재’가 아니라 ‘분석하는 존재’에 머문다. 감각은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단절되고, 우리의 경험은 점점 피상적으로 변해간다. 《사라지는 감각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감각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나 언어, 몸의 움직임, 그리고 예술적 행위 속에서 다른 형태로 다시 드러난다. 이 전시는 그 단절의 틈에서 세상을 다시 ‘느끼는 법’을 모색하며, 사라진 감각이 예술을 통해 어떤 새로운 형태로 다시 드러나는지를 탐구한다. 참여 작가들은 사라진 감각의 잔향을 추적하며, 보이지 않는 시간의 결, 잊혀진 온도, 미묘한 촉감과 리듬을 예술의 언어로 복원한다. 김민혜는 알루미늄 바탕 위에 점토·금속·목재 조각을 낮게 배열해, 미세한 굴곡과 반사로 표면의 밀도를 만든다. 그 결과 평면과 입체, 조각과 공간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비껴 서고 스치는 요소들이 새로운 관계망을 이룬다. 사각의 바닥면은 흩어진 감각이 잠시 모여 순환을 시작하는 장(場)으로, 물이 고였다 다시 흐르듯 감각의 회복을 조용히 드러낸다. 손광주는 십자가 이미지를 짧은 장면과 정지 화면으로 교차 편집하고, 미세한 카메라의 떨림과 어긋난 사운드를 겹친다. 노출과 정적 같은 형식 요소를 변주해 익숙한 상징의 표면을 흔들고, 관객이 설명이 아니라 감각으로 판단하도록 이끈다. 신재은은 장례 현장과 장내(腸內) 미생물 배양 실험을 작업 축으로 삼아, ‘먹히는 몸’의 시간을 호출한다. 압흔(몸의 눌림 자국) 의자·식용 종이·저주파 진동 장치는 문명이 덮어온 사라진 감각을 다시 열어 냄새·촉감·진동으로 통과시키며, 죽음을 공포의 서사에서 일상의 리듬으로 환기한다. 유비호는 디지털 재생 시스템이 기억과 감각을 어떻게 변형하는지 응시한다. 자본과 기술이 결합한 환경에서 표준화되는 감각과 조정되는 지각의 순간을 빛의 떨림과 끊김, ‘글리치’로 가시화한다. ‘정보로 읽는 보기’에서 벗어나, 다시 ‘느끼는 보기’로의 이행을 제안한다. 이소요는 사람의 손결과 자생이 얽힌 숲을 걷기와 빛으로 읽는 연습을 제안한다. 관객은 돌과 흙, 이끼와 버섯, 나무와 풀, 그리고 인공물의 미세한 단서를 더듬어 숲의 형성과 변형의 시간을 스스로 판독한다. 한 장씩 천천히 만지는 동작은 빛의 방향, 표면의 결, 공기의 습도 같은 관찰의 감각을 되살린다. 임선이는 부재가 남긴 사라짐의 표면(표피·그림자·부식)으로 설치를 구성한다. 과장된 비례와 주저앉은 자세, 녹과 박리가 스민 ‘기억의 표피’를 드러내고, 얼굴을 흐리는 깃털은 탈피의 감각과 익명성의 서사를 호출한다. 여기서 ‘사라짐’은 공백이 아니라 읽기의 전환, 곧 서술의 주도권이 이동하는 순간이다. 장보윤은 히로시마와 오키나와의 일상 속 단서들—빈 벤치, 희미한 표식, 바람의 방향—을 따라 말해지지 않은 역사의 빈자리가 되풀이되는 방식을 기록한다. 장엄한 진술 대신, 현재에 남아 지속되는 감정의 리듬을 더듬으며 공백을 듣는 애도의 방식을 제안한다. 떠남과 남음, 이동과 머묾, 목소리와 침묵의 경계에서 감각은 느린 응답의 형태로 돌아온다. 정수는 자연광 속 유리·목재 구조와 오브제를 배치해, 걸음마다 빛의 반사·굴절·산란·흡수·투과가 달라지게 한다. 계란껍질·렌즈·인조 속눈썹 같은 일상 사물은 기능을 벗어나 빛을 흩고 받는 요소로 바뀌어, 익숙함과 낯섦을 함께 만든다. 작품은 완결된 서사 대신 광택과 그림자 같은 단서를 남기고, 관객은 움직이며 그 단서로 자신의 기억을 조립한다. 한수지는 영상과 설치를 통해 ‘눈’에서 ‘피부’로 확장된 감각을 상상한다. 작가가 설정한 ‘제논피부’는 피부가 먼저 빛·진동·압력·전자기 신호를 직접 읽고 기록하는 가상의 감각막이다. 관객은 필름 막을 통과하고 착좌 오브제에 앉는 행위을 통해, 숫자 대신 피부가 만든 데이터로 세계에 접속하는 방식을 체험한다. 우리는 세계를 이해하지만, 충분히 느끼지 못한다. 《사라지는 감각들》은 감각의 소멸을 애도하는 자리가 아닌, 감각이 다른 형식으로 전이되고 재배치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다. 이미지의 속도를 늦추고, 빛과 표면의 변화를 따라 머무는 시간을 제안한다. 관객은 걷고, 통과하고, 앉고, 바라보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몸으로 세계를 받아들인다. 생生이 화化로 옮겨가듯, 감각은 소멸하지 않는다—설명에서 체험으로, 눈에서 피부로, 데이터에서 몸으로 전이되며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출처: 아트센터 화이트블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