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2025.12.20 - 2026.0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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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 12:00-19:00 |
| 장소| | 스페이스윌링앤딜링/서울 |
|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48-1/2F |
| 휴관| | 월요일,화요일 |
| 관람료| | 무료 |
| 전화번호| | 02-797-7893 |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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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정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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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2025년 12월 20일부터 2026년 1월 18일까지 정용국 작가의 개인전 <끝없는 세계 江山無盡 Endless World>을 개최한다. 정용국은 전통 동양화를 기반으로 공간적·매체적 확장을 시도해온 작가로, 서사성과 빛, 공간, 이미지, 그리고 관객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다양한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2020년 이후 다시 종이와 먹의 사용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자연을 관찰하며 시간의 흐름을 회화적으로 해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먹과 물의 미세한 농도 조절을 통해 자연의 변화하는 결을 화면 위에 포착하며, 보이지 않는 시간의 움직임을 이미지로 가시화한다. 그의 작업은 전통 기법과 현대미술 사이에서의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연 속에서 직접 장면을 채집해 그린 듯 보이지만, 실제 풍경과 허구적 요소가 교묘히 결합된 화면은 진경의 틈새로 스며들어 관람자의 인식을 흔든다. 이는 동양화가 사실적 재현을 목표로 하기보다, 대상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과 시선의 상태를 드러내는 예술이라는 점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정용국의 기본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이번 개인전 <끝없는 세계>에서 작가는 흐르는 물, 흘러가는 구름,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숲, 그리고 시간과 환경 속에서 서서히 깎여가는 바위 등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들을 포착한다. 화면은 마치 한순간의 풍경을 붙잡아 둔 듯 보이지만, 실은 물의 농도에 따라 번짐과 흔들림이 달라지는 먹의 특성이 켜켜이 작동하며 이루어진다. 관객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단순한 정지된 장면이 아니라, 수많은 변화와 움직임이 응축된 회화적 시간의 층위임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 노트 “강산무진 江山無盡: 강산은 다함이 없다. ”전통산수화의 철학은 풍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풍경 속을 떠도는 마음과 시선의 상태를 드러낸다. 《끝없는 세계 Endless World》은 ‘遊目(유목)’의 연장선 위에서 구성된 전시다. 수묵을 통해, 고정되지 않고 흘러가는 시선을 기록하며, ‘본다’는 행위가 오히려 풍경을 완성시키지 못한다 는 아이러니를 환기한다. 이 전시는, 산수의 외형이 아닌, 산수와 관계 맺는 방법, 응시의 대상이 아닌, 응시하는 시선 그 자체를 가시화하는 작업들의 집합이다. 시간을 포함하고, 기억을 투과하며, 도달하지 않는 감각의 풍경을 그리는 회화적 유랑이다. ‘본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무언가를 본다는 건 단지 눈앞의 대상을 인식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틈에 잠시 머물고, 어떤 감각이 지나간 자리를 더듬는 일이다. 풍경을 재현하지 않는다. 풍경이 시선 속에서 어떻게 흘러가고, 스며들고, 사라지는지를 관찰한다. 시선은 종종 나보다 느리게 도착하고, 때로는 지나온 곳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이 전시는, 그렇게 ‘도달하지 못한 시선’에 대한 기록이다. <끝없는 세계>라는 제목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끝이 없는 자연의 흐름을 말한다. 산은 멈추지 않고, 강은 쉬지 않으며, 그 사이를 유영하는 시선은 결코 완정되지 않는다. 그 시선이 흘러간 자리를 수목으로 남긴다. 먹은 번지고, 스며들고, 사라지는 물질이다. 그 물성 안에 시간을 담는다. 수묵은 어떤 순간의 경계를 허물고, 사이의 상태-응시와 부재, 존재와 여백-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시선이 스쳐간 자리들, 혹은 아직 도착하지 못한 시선의 궤적들을 종이 위에 펄쳐 보인다. 풍경은 다함이 없고, 시선 또한 그렇다. 그 무진한 흐름 속에서, 나는 ‘그리기’보다는 ‘지나가기’를 택한다. *출처: 스페이스 윌링앤딜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