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 2026-04-01 - 2026-0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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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 화~토요일 10:30~18:30 |
| 장소| | 신한갤러리역삼/서울 |
| 주소| | 서울 강남구 역삼동 731/신한은행 강남별관 신관 지하1층 신한아트홀 내 |
| 휴관| | 일요일,월요일 |
| 관람료| | 무료 |
| 전화번호| | 02-2151-7684 |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 작가| |
곽요한, 박유석, 위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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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정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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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감각은 지형이 되어 Sensing as Terrain 신한갤러리 큐레이터 이현경 신한갤러리는 2018년부터 서울문화재단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와 협약하여 매년 기획전을 개최, 올해는 곽요한, 박유석, 위혜승 작가의 《감각은 지형이 되어(Sensing as Terrain)》를 선보인다. 《감각은 지형이 되어(Sensing as Terrain)》는 실체 없는 파동으로 여겨지던 개인의 감각이 작가의 작업적 실천을 통해 어떻게 견고한 지형으로 구축되는지 탐색한다. 전시명 ‘감각은 지형이 되어’에서 ‘지형(Terrain)’은 몸과 인식의 표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공간적 장(場)을 비유함과 동시에 굴곡과 층위를 가지고 유동하는 감각이 작업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함의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세 명의 작가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면에 침잠해 있던 고통과 기억, 상실과 치유의 이야기를 각자가 다루는 매체를 통해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을 기반으로 한 실체로 전환하여 전시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공감각적 리듬을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곽요한은 주변의 일상을 소재로 익숙한 공간과 낯선 사물의 조합을 통해 우리가 사고하는 인식의 변환점을 갖게 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2018년부터 현재까지 비교적 긴 시간의 작업들을 선보이지만 자신의 정체성과 소외된 대상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는 점에서 맥락은 같다. 그의 작업은 ‘경계 밖의 존재’가 느끼는 소외와 고립의 감각을 익숙한 공간과 낯선 사물의 조합을 통해 담아낸 〈Sewer〉(2018), 〈가로막고 있는 의자〉(2020), 뇌졸중 발병으로 딛고 있던 땅이 무너지는 감각을 담은 〈Wave and Crush〉(2025), 휠체어와 같은 예기치 못한 사물을 개입시키고 빛과 그림자를 극대화해 일상의 공간을 낯설게 재구성한 〈초대받지 못한 순간〉(2025)의 회화 작업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뇌졸중 이후 변화된 신체 감각으로 이전에 경험치 못한 감각과 기존 공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시각화하며, 익숙한 풍경을 생경하게 보이게 하거나 시선이 가지 않던 것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등 보는 이로 하여금 일상적인 풍경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박유석은 주로 빛과 소리 그리고 시간을 매개로 자신이 경험한 감각의 층위를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자연을 기반으로 한 생성과 소멸 그리고 순환의 과정을 탐구한다. 전시장 한 공간을 차지한 신작 〈물의 흔적〉, 〈바람의 흔적〉, 〈잔상 III〉는 수평으로 흐르는 물의 움직임과 일렁이는 바람, 그리고 빛의 파장과 소리를 통해 공간 안에서 각각 독립된 작품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풍경을 형성한다. 관람객은 빛과 소리의 변화를 따라가며, 자신의 감각 속 남은 잔상, 즉 과거의 흔적이 현재의 시간에 함께 공존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여기서 잔상의 끝은 사라짐이 아니라 선형적 시간성을 넘어선 다른 상태로의 전이이자 기억 속에 퇴적되는 과정이며, 이러한 기억들은 거대한 시간의 지층 속에서 서로 연결된다. 그 밖에도 상실과 치유가 반복되는 삶의 불가피한 리듬을 은유한 〈회귀〉(2025), 인간의 심장 박동, 도시의 소음, 자연의 물소리의 서로 다른 파동을 빛의 흐름으로 전환해 보이지 않는 소리의 진동을 시각적으로 드러낸 〈소리의 흔적〉(2026) 등의 작업을 통해 작가는 (비)가시적 에너지의 흐름이 교차하는 역동적인 지형을 만들며 변화하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인간 존재의 유한함과 자연의 영속성을 함께 사유하게 한다. 위혜승은 흉터, 발진 등 피부에 남겨진 흔적들을 돌가루와 아교를 사용하여 화면에 담는 작업을 한다. 그는 신체의 경계인 피부를 시간의 층위를 품은 표면이자, 몸을 통해 바라본 자아의 경계로 여긴다. 상처가 아물어 흉터가 되기까지의 긴 시간은 작가가 반복적으로 돌가루를 얹히고 마르기를 기다리는 시간과 닮아 있다. 그리고 이윽고 새살이 돋아 이전과는 다른 단단한 표면을 이루듯, 작업 또한 오랜 시간을 거쳐 겹겹의 층위를 형성하며 견고해진다. 작가에게 흉터는 자신이 겪어낸 시간의 증거이며, 기억의 입자와 같은 돌가루에 아교를 섞어 적층(layering)하고 연마하는 수행적 행위는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소요된 시간을 그대로 화면에 노출시키며 손상과 회복을 반복해 단단한 물질성을 가진 ‘지형’으로 구축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돌가루 입자들로 형성된 표면은 내외부의 환경이 만나 물질 속에서 만들어낸 또 하나의 ‘피부’가 되고 과거와 현재, 내부와 외부, 개인과 세계가 교차하는 지형으로 응축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표현이나 작업적 배경을 넘어 작가들 각자가 겪어낸 상황과 서로 다른 감각의 토대를 바탕으로 한 작업으로 전시장을 채운다. 작업 과정에서 작가들은 자신의 감각과 지각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분절된 감각의 조각들은 서로 맞닿으며 하나의 거대한 지형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토대 위에 완성된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언어적 설명을 넘어선 모종의 감각을 조우함과 동시에 자신만의 감각을 기반으로 또 다른 지형을 그려나가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