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스쳐가는 말 머무르는 마음> 전시전경

<스쳐가는 말 머무르는 마음> 전시전경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무한의 공간, 그 위에 머무르고 있는 유한의 존재들, 들쭉날쭉한 선과 평평한 색면으로 이루어진 그곳은 현실을 담고 있지만 현실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세계다. 길을 가다 바라본 낯선 이의 뒷모습, 오늘 먹은 음식, 버려진 사물들과 같은 아주 작은 무엇인가로 인해 과거의 어떤 시점이, 장면이, 기억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다. 작업에 개입되는 오랜 관심사는 타자와의 관계와 그로부터 발현되는 내적, 외적 변화이다. 그러한 변화의 요인들을 관찰하고 작품을 통해 관계의 특징이나 구조를 가시화한다. 균형을 잃은 관계에서 비롯되는 허무함은 채워지지 않는 결핍과 공허한 감정과 같은 부정적 기억으로 고착 되고 그 이후로 회자되는 불특정 순간마다 내부에서는 감정적 동요가 일어난다. 무심코 스쳐가는 말들이 한동안 마음속에 형태가 변형된 채 머무르듯이 그 과정에서 종종 기억은 생략되기도 왜곡되기도 하며 비정형적으로 나타난다. 공간을 부유하는 각각의 요소는 재현 대상으로서 표현된 것이 아닌 하나의 장치로 기억을 상기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