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19.10.10 - 2019.12.08 |
---|---|
시간| | 11:00 - 18:00 |
장소| | 아트센터 화이트블럭/경기 |
주소| | 경기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238 |
휴관| | 연중무휴 |
관람료| | 3,000원 (카페 이용시 관람 무료) |
전화번호| | 031-992-4400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
정보수정요청 |
전시정보
[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북한 신의주가 고향인 1936년생 김명복은 한국전쟁 당시 의용군으로 끌려갔다가 한 달 만에 포로로 잡혔다. 그의 나이 15살 때의 일이다. 휴전될 때까지 3년 동안 거제도 포로수용소, 판문점 등 여러 곳을 전전하며 포로 생활을 했다. 휴전되면서 포로송환 과정에서 북한송환을 거부하고 남한에 남지도 않았다. 그는 제3국을 선택했고 중립국인 인도로 가게 되었다. 김명복이 제3국을 선택한 이유는 포로수용소에서 각목에 맞아 죽는 동료를 보고 살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인도에 가서 있다가 브라질에서 받아줘 그곳으로 가서 결혼도 하고 농장을 하면서 살았다. 그렇게 타국에서 60여 년을 살다가 여든이 넘어 전쟁 포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조경덕 감독을 만나 2015년에 함께 한국에 오게 되었고 서용선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김명복의 이야기를 듣고 서용선은 그 자리에서 김명복의 초상화를 그렸다. <제3의 선택, 김명복>(2015, 2019)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민족상잔의 비극”이 만들어낸 김명복과 같은 피해자는 여전히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가족과 헤어진 채 살아가고 있다. 한국전쟁은 서용선이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주제다. 그는 한국전쟁뿐만 아니라 단종(1441-1457) 이야기나 동학농민운동(1894) 같은 한국의 역사를 꾸준히 작업의 소재로 삼고 있으며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장소의 풍경을 그리기도 한다. 그는 역사화를 그리게 된 계기에 대하여 “단지 내가 태어나고 자란 현재의 환경이나 이와 연결된 좀 더 확장된 것을 생각했을 뿐이에요.” 라고 말한다. 한국전쟁은 그가 그린 역사적 소재 중에서도 지금 그(우리)가 사는 현재의 환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1950년 6월 25일에 시작된 전쟁은 3년을 끌다가 휴전을 하게 되었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남한과 북한은 각기 다른 체재의 국가가 되었고 분단은 고착되었다. 70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한반도는 군사주의, 긴장감, 적대감이 지배하고 있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열리는 서용선 개인전 《통증•징후•증세: 서용선의 역사 그리기》(2019. 10. 10 – 12. 8)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반도의 현실을 그린 전시다. 전시는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한국전쟁을 중심으로 전쟁의 전조가 되었던 일제 강점기와 당시의 국제 정세의 영향, 그리고 오늘날의 상황까지 확장한 것이다. ‘포츠담 회담’에서부터 ‘노근리 학살 사건’, ‘세월호 침몰’과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까지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한반도는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지만, 그것은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 낸 독립이 아니었다. 한국전쟁은 남한과 북한을 각각 점령한 강대국의 이데올로기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지금까지 이어져 보수와 진보로 나뉘고 반공과 종북의 이데올로기가 대립하며, 지역 간의 갈등, 소통 불가한 세대 간의 격차로 나타난다. 서용선은 이러한 상황을 사건과 함께, 장소와 관련된 인물 초상으로 같이 그려낸다. 두 번째로는 이러한 상황을 개인의 기억으로 풀어내고 있다. 1951년생 서용선은 전쟁 직후, 서울에서 태어나 미아리 정릉 등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내가 다닌 국민학교가 미아리 공동묘지에 세워진 학교였어요. 학교 마당 한가운데에 뼈들을 모아서 한쪽으로 몰아 놓고 수업을 했어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어마어마한 공동묘지가 이 앞의 산을 덮고 있었는데 그것을 치우는 과정을 어렸을 때 다 봤어요. … 바쁘니까 나중에는 뼈에 있는 살만 긁어내는 거예요. 그걸 다 보고 자랐죠. 그곳에 무허가 판자촌이 생겨나고 그랬어요.” 그의 작업실에서 들은 어린 시절 이야기다. 작가는 한국전쟁을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에서부터 이야기한다. 본인과 가족이 겪은 전쟁 직후의 상황, 그리고 김명복과 같이 전쟁을 직접 체험한 사람을 인터뷰한 내용이 작업에 들어왔다. 자라면서 겪어야 했던 가난과 주변의 끔찍한 환경, 포로로 잡혀가는 젊은 청년들, 자식 잃은 어미, 총을 쏘는 군인들을 그렸다. 《통증•징후•증세: 서용선의 역사 그리기》는 한국전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속에는 오늘을 사는 사람이 있고 역사의 현장이 있다. 이번 전시의 큰 흐름은 한국전쟁과 그 전과 후를 아우르는 ‘역사 그리기’ 이지만 개인의 이야기, 인물, 사건, 풍경이 겹쳐지고 얽히면서 다층적인 역사 읽기를 만들어낸다. 강성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