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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돌아온 집, 현관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익숙한 냄새에 마음이 놓인다.
문을 닫는 순간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차단됨을 느낀다.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 공간, 그것이 진정 내가 바라는 집이다.
이번 전시는 나 혼자만의 공간과 그 안에서의 조용한 움직임, 그리고 무심코 지나쳐 버릴만한 순간의 몸짓에 주목하였다.
나는 누군가를 관찰하고 내면 깊숙이 들여다보는 것을 즐긴다. 심지어 나 자신마저도 밀착하여 엿본다. 내 작업은 그 관찰에 대한 결과물이다.
작품 속 등장인물은 대부분 집이라는 내부 공간에 홀로 깨어있다. 나태함이 깃든 느슨한 자세는 무기력함마저 느껴지게 한다.
그들은 딱히 해야 할 일이나 욕심도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의 평온함이면 충분한 것처럼 말이다.
/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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