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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19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디자인대학 회화학과 졸업展 <열기 熱氣>
기간| 2019.10.30 - 2019.11.04
시간| 10:30 - 18:00
장소| 갤러리 라메르/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4 라메르 빌딩
휴관| 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0-5454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강은지_권재희_김나임_김민주_김소연_김유경 김은영_김재경_남민규_문가영_문희경_민경태 박소현_박윤진_박창환_배지우_서성용_신소예 오한비_우상은_원혜빈_유찬오_윤지영_이경현 이소현_이유진_이찬희_장한영_정가은_정다연 정다운_정한나_조소영_조신욱_지봉구_지영수 표정민_함유진_Sujin Cu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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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왼)강은지,Graduation
    (오)정가은,이야기 하자면 길어 전시작품 중 일부

  • (왼)권재희,문
    (오)윤지영,방황 전시작품 중 일부

  • (왼)김나임,충열2길
    (오)김소연,집과 정원1 전시작품 중 일부

  • (왼)김민주,기계_불완전 전환
    (오)김재경,불편한 산책 전시작품 중 일부
  • 			열기 熱氣: 창작의 용광로에서 4년, 그리고 문이 열리다 
    
    전시를 준비하며 작업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포트폴리오를 요청하면, 대부분의 작가들은 최근 몇 년간의 작품들이 대표작 위주로 담겨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내온다. 그러면 나는 다시 한 번 요청한다. 가능하면 학부 때 작품부터 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받으면 꽤 많은 작가들이 난색을 표한다.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학생 때 했던 작품들은 본인들의 작업이라기 보다는 교육과정에 따라, 교수님의 지도 방향에 따라 작업한 것들이기에 본인들의 색이 거의 담겨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다지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주어진 커리큘럼 속에서 이끌어 주는 대로 작업을 했다고 느끼지만, 사실 그 안에서도 각 개인의 개성이 분명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본인들은 현재의 작업에 푹 빠져있기 때문에 좀처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 작업부터 차근차근 역으로 실타래를 풀어나가다보면, 상대적으로 덜 자유롭게 그렸다고 생각하는 그 학생 때 작업에서도 작가의 색이, 그 작가만의 남다른 고민이 저 안 깊숙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기 마련이다. 
    
    미술대학의 졸업전시를 지켜 보는 것은 그래서 흥미롭다. 같은 교육과정 안에서 각자의 개성을 보여주는 학생들의 풋풋함 속에 반짝반짝 빛나는 예비 작가를 발견해 내는 매력이 있다. 똑같이 주어진 환경에서 그림을 그리지만, 똑같이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야 하지만, 그 안에서 남들과 다른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회화'에 자신들의 미래가 있다고 믿고 4년간 뜨겁게 전력질주를 해 온 이들이 오늘, 마지막 해에, 힘주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학생들의 작업을 지켜보며, 무엇보다도 작업 노트를 지켜보며 받은 공통적인 느낌은 이들은 역시나 '힘겨운 시기'를 겪어 내고 있으면서 '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 '나만의 것', '나다운 것'을 작업의 소재로 삼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어했다. 누군가는 자신의 모습과 생각을 동물(돼지, 곰 등)에 비유하여 그렸고,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맘껏 그려보았다. 
    
    또 일상에 지쳐 '나만의 공간', '사적인 공간'을 가지고 싶은 욕망으로 다양한 나만의 공간(물 속의 방, 꽃처럼 피어나는 집 등)이 등장하고, '편안함'과 '휴식'에 대한 열망을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대상(산과 바다같은 자연 경관, 도시의 회전목마, 달콤한 것, 다양한 식물과 동물)을 그리며 풀어내고 싶어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고정관념들에 대한 의심과 질문,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자신만의 이미지로 표현하고 싶어했고('본다는 것', '생각 덩어리', 행운을 주는 까마귀, 모자가된 거북이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고민과 관계의 파괴 혹은 새로운 관계의 형성에 대한 고민도 보인다(주인공이 된 푸토, 표정이 없는 소녀, 이상적인 가상사회 속 우리, 상처로 뒤덮인 살갗을 가지고 있는 우리, 함께일 때 가장 행복한 나 등).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자화상'도 이번 전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의 하나다. 자화상이라는 주제는 같지만,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방식은 역시나 다양하다.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내면을 추상화로 표현하기도 하고, 연꽃이나 선인장, 해파리 같은 동식물로표현하기도 한다. 자화상은 아니지만, 자신의 현재 상황이나 감정에 대한 고민들 또한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주제이다. 서로의 표정을 볼 수 없기에 추측해야 하고, 불안한 현실에서 때로는 줄타기를 하기도 하고, 계란후라이 같은 가면을 쓰기도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 이름 없는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는 작업들도 꽤 되는데, 이 모든 것은 이들이 현재 처한 상황과 앞으로에 대한 고민과 불안함으로 느껴진다. "나"의 모습으로 충만하고, "나의 감정"에 충실하며, "나만의 공간"을 추구하고, 그러나 동시에 "내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한 관심과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한 그림들. 정해지지 않은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전시에서 학생들은 많은 것들을 열어 두고 싶어한다. 이들이 정한 이번 졸업전시의 제목은 『열기』이다. 열기. 언뜻 들었을 때 당신은 무엇을 연상하는가? 활활 타오르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기운 『열기 熱氣』인가? 아니면 '열다 open'의 명사형, '열기'인가. 두 말 할 것도 없이 두 가지 모두다. 작업에 대한 후끈한 열정을 가득 담아 미래를 활짝 열어 보는, 『열기』. 정해진 무엇인가에 가둬두지 않고, 자유롭게 훨훨, 뜨거운 열정으로 그리고 끝없이 열린 생각으로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을, 이들 안의 "뜨거운 열기를 열어" 보여주는 일. 이번 전시는 그렇게 4년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간을 열정적으로 보낸 젊은이들의 열린 열정을 가득 담고 있다. 
    
    익숙한 듯 낯선, 비슷한 듯 다른 이 젊은 예비 작가들의 열정적이고 열린 이야기가, 앞으로 이들이 계속 겪어내야 하는 불안하고 험난한 미래의 작은 씨앗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전시를 기획하며 만나게 될 작가 포트폴리오에서 이 작업들을 다시 발견하기를 살포시 기대해 본다. 그렇게 이들의 열정이 이들에게 활짝 큰 문을 열어 주기를. 
    
    임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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