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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바람소리 그리고 흔적
기간| 2019.11.01 - 2019.11.30
시간| 10:00-18:00
장소| 아트스페이스3/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통의동 7-33/지하1층
휴관| 일요일, 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0-5322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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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바람소리 그리고 흔적
    - 강 운 
    
    이번 전시타이틀 <바람소리 그리고 흔적>은 삶의 과정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상처를 어루만지듯 예리했던 철조망이 부드러운 선이 되고 자유로운 예술이 되길 소망하며 그린 작품이다. 또한 누구나 안고 살아가는 상처에 대해 나는 어떤 느낌과 태도를 갖고 있을까, 그리고 그 감정의 기억을 어떻게 치유하고 살아가는가에 대한 개인적 답변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된 것 중의 하나는 삶이 두 가지 기억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 기쁨인가 싶으면 슬픔이고, 불행인가 싶으면 결국은 행운이고, 우연인가 했지만 필연이었던 일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나이를 더 먹으면서 알게 된 것은 아무리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아 여전히 사랑하고 싶고, 모든 시작에 끝이 있기 마련이니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것. 인생은 산 너머 산이지만 아무도 대신 넘어가 줄 수 없으니 열심히 밥 먹고 힘내서 잘 넘어야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상처 때문에 힘들다고 말하곤 했는데 상처 자체와 상처에 대한 나의 태도는 다를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비슷한 상처를 겪으면서 어떤 이는 허물어지고 누군가는 더 단단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듯하다. 결코 상처받지 않겠다고 이를 악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처가 찾아와도 거기서 견디고, 다시 일어서겠다는 생각, 그것이 나의 태도였고 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요즘 나의 작업은 추상과 재현의 경계를 넘나든다. 10여 년 간의 작업이 힘들었던 고통의 시간을 잊고 싶어서 그린 것 이었다면 이번 연작은 덮어 두려던 상처의 감정들을 꺼내어 들여다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캔버스에 작은 상처들을 그리고, 긁어내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덮어 두려던 감정들이 낱낱이 드러나는 불편함과 마주하게 된다. 겹겹이 지우고 덮는 과정은 모든 치유의 과정과 묘하고 닮았다. 그리고 결국 남는 것은 상처의 흔적 같은 추상의 화면과 색이었다. 이렇듯 DMZ의 철조망으로 시작한 화면은 <바람소리>, <상처>, <흔적> 작업으로 연쇄 작용을 일으켰고 나의 시선은 자연스레 마음의 상처와 흔적에서 몸의 그것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몸의 시간>과 <기억된 미래>로 진행되었다. 
    
    바슐라르(Bacher lad)는 기억이 구체적인 기간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한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우리는 기억 속 시간의 파편들을 다시 체험할 수 없으며 단지 불명확한 추상적 시간의 한 연장선에서 그것을 생각할 수 있을 뿐이라 말했다.
    나에게 선과 색은 복잡하고 규정할 수 없는 기억과도 같다. 어느 선하나 한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어느 색 하나 한 이미지에 한정되지 않고 다른 이미지로 그리고 또 다른 이미지로 이동한다. 선과 색은 캔버스 밖의 세계로 나의 기억과 감정을 상기시키는 매개가 된다. 나는 불편하고 대면하기 어려웠던 심리적 상처를 소환하여 작업을 통해 치유되기를 바랬다. 그리고 <바람소리 그리고 흔적>을 위해 움직인 나의 몸과 시간은 어쩌면 시간 밖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던 혼을 달래는 제(祭)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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