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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포스코미술관 기획 초대전 <조환>
기간| 2019.10.30 - 2019.11.26
시간| 월-금 10:00~18:00 토 12:00~17:00
장소| 포스코미술관(포스코센터)/서울
주소| 서울 강남구 대치4동 892/포스코센터 지하 1층
휴관|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3457-1665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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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이전의 작업은 민중을 축에 놓고 역사와 사회가 만든 역학 속에서 그들 삶의 양태를 종이에 모필과 수묵으로 특정한 상황이나 구체적 사건 또는 유의미한 풍경을 표출하려고 노력했다. 하나 우리의 삶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았고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말초의 감각과 표피의 실촉성(實觸性)이 정직하기는 했으되, 그것은 본질이 아니었다.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서 구조적 모순을 환기해보려 했던 내 노력은 왠지 겉돌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면 그릴수록 갈급하기만 했던 내 몸부림은 허망한 몸짓에 머물고 있었고, 게다가 내 작업은 기능적 한계까지 드러내고 있었다. 더는 내 그림 속의 주인공을 불러낼 수 없었다. 삶은 상관(相關)이다. 어쨌거나 살아보는 것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그 이해의 근거를 다시 삶에 반영하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니던가.‘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물음이 내 작업의 총체적이며 전면적인 재고를 요구하게 되었다. 화선지에 한 점을 찍어본다, 어릴 때 흙바닥에서 하고 놀던 땅따먹기다. 세력이 팽팽하게 느껴진다. 연결한다. 땅을 넓혀나간다. 언뜻 바둑판이 연상된다. 검은 점과 흰 화면은 계백당흑(計白當黑)이다. 대립, 충돌, 만남, 화해하는 환영(幻影)이 보인다. 철판을 놓고 구멍을 뚫는 순간, 구멍 크기만 한 공간이 나타난다. 철판은 그냥 오브제일 뿐이다. 구멍 안의 풍경과 오브제가 만난다. 어느덧 활연관통(豁然貫通)한다. 철판으로 대나무 잎을 무수히 자른다.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바야흐로 손을 예찬한다. 이는 흉죽지죽(胸竹之竹)이 아니다. 완성의 전체를 고려하지 않으려 한다는 게 옳은 말일 게다. 작업하는 자의 주관적인 의식이 고집부리지 않는다. 단순하고 즐거운 노동이다.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한다. 작업이 얼추 된 것 같다. 상처투성이인 물건을 작업장 구석에 던져놓는다. 자연스레 비를 맞고 이슬을 맞으며 부식되어간다. 나는 가끔 가서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세월의 흔적이 더께처럼 쌓인다. 어느 날 먼지와 오물을 털어내고 투명 우레탄 칠을 해 더 이상의 부식을 막는다. 아니면 흔적을 지우려 검은 칠을 한다. 하지만 깊은 상처의 흔적은 감출 수가 없다. 흡사 인생의 마지막 과정을 치러내는 것 같다. 조금은 허망하다. 아니다! 허망은 허상에 집착할 뿐이다. 철이라는 물질이 얼기설기 엮어졌을 뿐이다. 훗날 그 보잘것없는 물건을 벽에 걸고 빛을 비추면 벽과 물건 사이의 공간에서 그림자가 생긴다. 그 그림자와 물건은 중첩되는 또 다른 선들을 만들어 내면서 서걱거리는 바람 소리를 들려준다. 한 폭의 수묵화같이 보인다. 아니, 그 물건이 오롯이 실체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의 작업이 비로소 생성되었다.[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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