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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정영선展 : 소녀는...
기간| 2019.11.01 - 2020.02.27
시간| 10:00-18:00
장소| 다인아트갤러리/충남
주소| 충남 아산시 용화동 1589/2층 다인치과
휴관| 일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41-548-7528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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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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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이 보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기만 하면 자연과 조화로워지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했다. 내가 보는 작가 정영선은 그 누구보다 자신이 보는 것을 잘 표현해내는 작가이자 자연 그리고 세상과 조화로운 사람이어서 행복해 보이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중학교 과학 선생님인 그녀에게 자연의 모든 것들은 작은 풀, 작은 곤충하나라도 새롭게 보이지 않을 리가 없고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이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그녀가 그림을 그려나가는 태도를 보면서부터 더욱 깊어지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딱 8년 전에 그녀를 만났다. 자연의 풍경들을 그리고 있었던 그녀에게 그림은 그녀 나름대로의 깊게 숨쉬기이자 삶의 일부분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아니면 자신이 가장 그려보고 싶은 주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며 그것들을 사진으로 찍어오거나 자료들을 찾아오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원, 근경의 바다와 산 주변의 나무, 꽃 그리고 가끔은 가족사진이나 골동품 같아 보이는 크고 작은 오브제들, 그리고 동물이 있는 사진들을 가져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의 풍경사진을 가지고 왔고, 사진기가 발명되어 자연의 풍경들을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좋아하고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오랜 시간동안 정영선 작가의 그림 그리는 과정을 지켜와 봤다. 특이한 사실은 다른 학생들이 멋지고 느낌이 좋은 사진들을 찾아오는 동안 그녀는 유일하게 그냥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잡지나 신문에서 자연의 느낌이 있기만, 한 멋들어지지 않은 작은 사진들을 찾아오거나 찍어 가지고 와서 "이거 좋지요, 이거 그릴까요?"라고 했었고 지금까지도 그 과정에는 변함이 없다. 처음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뭔가 그릴만한 자료라고 가져오면 완성이 됐을 때 "정말 멋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거나 주제 자체가 느낌이 있어 보이는 자료를 가져오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괜찮은 자료들을 가져오기도 하고 그 가운데서 나는 학생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짐작하며 그들이 그것들을 잘 표현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잘해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정영선 작가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부터 달랐다. 그녀는 그림을 그리면서 가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중학교 학생들에 대해 얘기할 때가 있는데 그 안에는 언제나 측은지심과 사랑이 담겨 있다. 내가 봐온 그녀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관심이 있어 보였고 그들을 무척이나 아끼고 소중해하는 사람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늦은 밤 보내오는 학생들의 사소한 질문들에도 일일이 답을 해주며 귀찮아하지 않는 그녀를 봐왔기 때문이며, 학생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느끼며 속상해하고 걱정하는 그녀를 봐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그녀가 "이거 그리면 어떨까요? 멋있죠? 라고 하는 멋있지 않은 자연의 풍경사진들도 그녀가 모든 학생들을 똑같이 대하듯 그녀에게는 소중한 것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으며, 멋있지 않은 풍경의 사진들도 그녀의 붓질을 통해 화사하고 새롭게 나타나는 것을 보며 그녀가 주제를 고르고 그림을 그려나가는 방식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가들을 만나왔지만 정영선 작가처럼 삶을 대하는 태도와 그림을 그리는 태도가 일치하는 작가는 몇 되지 않는 것 같다. 대부분의 우리나라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나 그 사람이 그려 놓은 그림들을 보면 각자의 주관으로 "잘 그렸다, 별로다, 아니다, 왜 이런 색으로 그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난 이 부분은 맘에 드는데 저건 아니다 등등 수많은 말들을 하고 때로는 이건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라고 자신의 의견을 건네기도 한다.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삶이 드러나야 진실성이 묻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지구상에 단 한 명도 같은 삶,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산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가정할 때, 자신의 내면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그림을 보며 툭툭 던지는 타인의 생각들은 우스운 것이 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예술은 각 개인의 생각과 삶 그리고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창작물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에다 대고 당신의 삶은 괜찮아요, 별로예요, 왜 그렇게 사셨어요?, 잘했어요, 라고 하는 비판 아닌 비판을 하는 것은 각자의 오만이 아닐까 싶다. 난 학생들의 소중한 선생님으로, 한 가정의 엄마로, 아내로, 딸로, 며느리로 그리고 자연의 풍경을 잘 그려내는 작가로 너무나 열심히 잘 살아온 정영선의 그림을 사랑한다. 아니 존중한다.
    
    이것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기획된 정영선의 첫 번째 개인전 '소녀에게...'가 정말 많은 사람으로부터 축하를 받아야할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녀의 작업 방식을 바라보면 새로움은 주제가 아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다는 카미유 피사로의 말이 더욱 깊이 새겨진다. 예술작품들 속에서 내용의 핵심이 되는 것은 그 대상들 자체가 아니라 주관적으로 그것들을 다루고 완성해 낸 생동성과 영혼, 즉 예술가의 심정으로 그것은 외적인 대상들을 단순히 모방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예술가 자신과 그의 내면도 전달해준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회화에서 대상 자체는 어떤 것이든 아무래도 좋다는 것이 증명된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중요한 것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은 바로 작가의 주관성이기 때문이다.
    
    (2015서문) ■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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