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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두 지구 사이에서 춤추기
기간| 2020.01.30 - 2020.03.08
시간| 10:00-19:00 퍼포먼스: 2월 7일 16:00-20:00
장소| 대안공간루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
휴관| 신정, 구정, 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3141-137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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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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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우리’가 되는가? ‘우리’라는 강력한 정치 신화를 정초하는 정체성은 무엇이며, 이 집단에 속하는 동기는 무엇일까?
    
    -도나 해러웨이, 사이보그 선언
    
    2004년부터 조은지는 일산 일대 개농장에 갇힌 식용용 개들에게 ‹백만 송이 장미› 노래를 불러주곤 했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작가가 앰프에 한 발을 올린 채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작업 ‹개농장 콘서트›이다. 2006년 조은지는 신도시가 들어설 파주 지역의 진흙을 육면체의 형태로 만들어 전시장의 하얀 벽에 끊임없이 던진다. ‹진흙 시-엑소더스›는 부동산 개발의 현장을 탈출한 흙이 화이트 큐브 전시장에서 해방을 맛보는 작업이다. ‹서천 꽃당(2016)›은 제주 신화에서 번성 꽃은 이승을 검뉴을 꽃은 저승을 상징하며, 삶과 죽음의 공간을 분리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두 꽃이 함께 자라는 상상 속 이미지를 프로젝션 하고, 캄보디아 무용수는 그 종이꽃 패턴 의상을 입고 춤을 춘다.
    
    조은지는 인종과 계급, 젠더와 섹슈얼리티, 인간과 비인간과 같이 차별을 공고히 하는 경계들에 늘 비판적이었다. 이런 경계들은 ‘우리’가 아닌 '저들'을 부정함으로써, ‘우리’라는 가상의 정체성을 만들고 이를 도구화했기 때문이다. 조은지의 작업은 이러한 차별적 경계 안에 갇히기를 거부한다. 차별적 경계들은 단선적이며 도식적이기 때문에, 개별 주체들의 가능성이나 그 상상력을 제한할 뿐이다. 대신 조은지의 작업은 ‘우리’를 다형적으로 분산하고 해방하고자 한다. 인간과 비인간, 이곳과 저곳의 경계가 파열하는 순간, 새로운 공생과 화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전시 ‹두 지구 사이에서 춤추기›에는 두 개의 지구가 등장한다. 두 지구는 원형이라는 동일한 형태를 갖는다. 원형은 하나를 상징하는 기본 형태면서, 동시에 그 경계가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영원을 의미하는 형태가 된다. 두 개의 지구는 설치 작업으로, 퍼포먼스를 위한 공간으로 함께 기능한다. 두 개의 원이 만드는 경계는 서로 확장하며 서로의 교차점을 구현한다.
    
    하나의 지구는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졌다. 이는 재개발을 앞둔 예지동 식당에서 버린 스테인리스 식기들로 만든 설치 작업 ‹밥상 명상(2018)›에서 출발했다. 스테인리스 수저와 밥그릇, 국그릇, 주전자를 가지고 원형 패턴을 만들었다. 백반집의 둥근 스테인리스 테이블에 둘러앉아 급히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 부딪혀도 미안하단 말을 하지 않는 투박함을 미감으로 가져온다. 티베트 명상 주발 싱잉 볼과 같이 정화된 소리가 아닌, 술자리에서 노랫가락에 맞춰 젓가락을 두드리며 내는 메마른 쇳소리를 뜻하기도 한다. 저잣거리에서 수행하는 명상을 통해 또 다른 지구로 이동하는 순간을 작가는 상상한다.
    
    또 하나의 지구는 생물들의 털과 심바이오틱 셀로 만들어졌다. 조은지는 유리병에 콤부차 원액, 설탕과 홍차를 넣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여, 심바이오틱 셀인 스코비(Scoby:symbiotic culture of bacteria and yeast)를 만들었다. 박테리아와 효모균이라는 두 개의 다른 생명체가 발효의 과정을 거쳐 하나의 다중 세포 물질이 되었다. 피부에 해당하는 스코비와 함께, 식물, 육지동물, 인간, 박테리아, 해양동물의 털 이미지를 프린트하여 원형을 만든다. 공생의 방식으로 새로운 종을 탄생시킨 실험 결과가 지구의 새로운 모습이 된다.
    
    퍼포머 이민경은 두 지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라이브 이벤트를 반나절 간 진행한다. 정체되고 고정된 주체가 아닌, 살아있는 환경 안에서 매 순간 변화하는 예술적 상상력을 실험한다. 하나의 지구와 또 하나의 지구가, 하나의 종과 또 하나의 종이 갖는 관계는 더 이상 서로를 적대시하는 냉전적 관계가 아니다. 함께 공생하는 혼종적 관계 안에서, 다른 종 사이의 유기적 결연과 평등한 연대가 다음을 위한 실천법임을 전시는 말한다.
    
    글: 양지윤
    
    조은지
    조은지는 ‹열, 풍, 아트스페이스 풀, 서울, 2017›, ‹떨어지는 계란, 원앤제이 갤러리, 서울, 2016› 등 총 7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주요 단체전으로는 ‹생태 감각, 백남준 아트센터, 경기, 2019›, ‹불멸사랑, 일민미술관, 서울, 2019›, ‹배틀 베틀, 토탈 미술관, 서울›, ‹플라스틱 신화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5›, ‹뒤셀도르프 페스티발 “땅, 흙이 말했다”, 퍼포먼스. FFT, 뒤셀도르프, 2012› 등이 있다. 조은지는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리는 8번째 개인전에서 비인간과 융합함으로써 구축되는 무의식에 대한 새로운 영역을 역사화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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