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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문제적 장소 The Question in Place
기간| 2020.03.09 - 2020.03.22
시간| 10:30 - 18:30
장소| 갤러리 조선/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5
휴관| 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23-7133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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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아이슬란드
    2019 Performance, Drawing installation, oil on canvas

  • 지지않는 밤 White night
    2019 Digital 116.8x91cm

  • 아이슬란드
    2019 Performance, Drawing installation, oil on canvas

  • Trace
    2018 Single-Channel Video Projection 5min 19sec
  • 			’탐험의 논리’(the logic of exploring): ‘개인’과 ‘공공’ 사이, 그 어딘가에서
    ‘장소에 묶인 정체성을 탐구하는 것은 교류, 이동, 소통의 공간적 장애가 줄어들고 있는 이 세계에서
    덜 중요하기보다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1 데이비드 하비
    미술인들이 미술관, 갤러리 밖으로 나와 일상을 무대로 삼으며 작업을 선보인 지 50년이 지나 비평가 들은 ’장소특정적(site-specific) 미술’이라는 단어의 유효성을 재검토하기 시작하였다. 그만큼 공공장 소에서 이루어지는 ‘현장 미술’은 흔해졌는데, 필자는 일상의 공간에 미술을 전달하는 독립 기획자로 ‘오늘날 미술인들은 왜 현장으로 나가는가?’에 대한 궁극적 답변을 찾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특 히 디지털 미술 영역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미술인들이 현장성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 엇인지 궁금해질 무렵, ‘다다르다’라는 지하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김민지 작가를 만나게 되 었다.
    《문제적 장소》는 작가의 작업실에서부터 시작한다. 얼핏 보면 일반 주택으로 보이는 작업실 은 탐험의 흔적들로 가득 채워져 있고, 그 사이로 펼쳐지는 작품세계는 관찰자의 탐구 대상이 된다. 마치 어느 미스터리한 현장의 증거물을 수집하듯 작품에 묻어있는 섬세한 붓 터치 하나하나 관찰하 며, 작가와 마주 보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작가의 말과 손짓이 그를 둘러싸는 사진, 드로잉, 유화, 석고 파편들과 하나의 목소리를 이룰 때 노트 필기는 바빠지고 기획안은 점차 구체화된다.
    Place #1
    처음에 눈에 띈 작품은 탐험과는 거리가 먼 듯한 동양화였다. <경계의 풍경>(2014, 국립현대
    미술관 소장품)은 원형의 한지에 먹으로 나무를 그린 풍경화로, 마치 고개를 들고 구멍을 통해 자연을 내다보고 있는 듯한 공간감을 형성한다. 흑백의 풍경 속에는 위에서 아래로 얇은 선들이 스쳐 지나가 는데, 내가 바라보는 대상이 실존하는지 아니면 망상인지 인식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 하수구 시설이 내다보이는 방을 그린 <반복과 순환>(2014), 맴도는 소용돌이를 묘사하고 있는 <구멍>(2014)에서도 마찬가지로 풍경을 가로지르는 검은 선들은 공간 속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 내며 ‘의식과 무의식 사이어딘가’에 존재하는 불안정한 장소를 제시한다. 또한, 허공에 피어난 연기를 묘사하는 <신호>(2014) 는 장소가 지니는 휘발성을 내비치고 있다.
    Place #2
    동양화는 작가 특유의 탐험 방식의 밑거름이 되었는지 추후 서울시 재개발 지역에 파견되어
    선보인 장소특정적 작업에서도 장소는 결코 고정된 존재가 아닌 것을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소진된, exhaust〉(2017)에서 작가는 자동차 산업 도시 장안평에서 발견한 엔진 파편을 각기 다른 농도의 디지 털 이미지로 인쇄하여 장안평자동차매매센터 내부에 설치하였다. 서서히 소멸되다가 다시 뚜렷해지 는 여덟 개의 엔진 파편들은 사라진 과거를 상징하며, 한때 부풀었던 자동차 사업의 꿈이 지금의 현실 과 교차하는 움직임을 표현한다. 또한, <세운이의 사적인 지도>(2016-17)는 건물 안 노동자들과의 인 터뷰를 통해 모은 시간의 흔적들을 디지털 매핑으로 시각화하며 장소가 지니는 비물질적 영역을 시각 화한다.
    Place #3
    인터뷰에서 작가는 말한다. 세상에서 소외된 장소들을 방문하면 일상에서 잊고 있던 아련함,
    미련 같은 사적인 감정들이 촉발되어 탐험을 지속하게 된다고. 그렇다면 작가에게 있어 ‘사라진 물길’ 은 무의식, 시간, 감정 같은 우리의 ‘탈물질적’ 영역을 환기시키는 장소였을까.《다다르다 프로젝트》 (2018-2019)는 작가 네 명이 모여 공통된 호기심과 감(減)을 따라 서촌의 사라진 물길 ‘백운동천’을 추 적한 장기 프로젝트로 현장 인터뷰, 하수 탐사, 표면 석고 캐스팅, 사운드 녹음, 동영상 촬영 등 다양한 수사 방식을 병행하며 진행되었다. 탐험이 확장될수록 예상치 못한 역사의 흔적들이 발견되었는데, ‘다다르다’ 도록은 탐험 과정 및 결과물뿐만 아니라 제도의 변화에 맞물려 사회적 망각에 들어선 과거 를 아우르고 있다. 《다다르다 프로젝트》는 ‘사라진 물길’ 탐사로 잊혀진 공공장소를 들춰볼수록 사회 의 메커니즘이 명확해지는 역설적인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와 개인의 관계성을 내비치는 퍼포먼 스를 펼쳤다.
    작업실 안, 작가의 머리 뒤 벽면에 걸려있는 <아이슬란드>(2019) 유화 작업에서도 물길은 흐르고 있었다. 작가는 다다르다 프로젝트 도중 잠시 아이슬란드로 떠나 빙하, 강물, 도로, 산맥 등 자 연을 바라보고 현장 드로잉 작업을 진행하였다. 서울의 작업실로 돌아온 작가는 아이슬란드의 빙하를 회상하며 하얀 캔버스에 큰 플랫 붓으로 평행선을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는 행위를 반복하였다. 관 찰하는 대상을 파편으로 채우고 비우고 다시 채우는 ‘갈고닦기’ 작업을 진행하며,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과 나의 모호한 경계를 시선을 유지한다. 작가는 이렇게 작업실 안에서 수많은 결로 이루어진 나 만의 영역을 만들고 있었다.
    Final Place
    
    이제 탐험은 화이트큐브 안으로 확장된다. 《문제적 장소》는 작가 특유의 장소 탐험 논리를 선보이며 사회적이면서 독립적인, 물질적이면서 탈물질적인 수수께끼 같은 탐구 대상들을 전시장에 나열한다. 전시장 한편에는 이번 전시를 위해 준비된 설치품과 <아이스랜드> 작업이 맞물려 비치되 고, 반대편에는 《다다르다 프로젝트》와 그 외 공공장소를 기록한 작업들이 놓여있다. 두 구역의 연결 통로에는 ‘엔진’과 ‘물길’을 그리는 파편 작업들로 구성되며 시작점이자 종착지인 출입구에는 동양화 가 자리 잡고 있다.
    ‘왜 미술인들은 현장으로 나가는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된 이 전시는 작가의 탐험을 사회적 현상으로도 바라보며, 우리가 일상에서 벗어나 굳이 낯선 곳으로 떠나는 그 사유에 대한 고찰이기도 하다. 전시장은 마음의 상태를 풍경에 빗대어 표현하는 미학적 경험을 불러일으키며 우연한 만남, 몰 입의 순간, 그리고 감정의 촉발을 유도한다. 동시대 미술의 현장에서 진행되는 퍼포먼스는 어떠한 결 과로 이어질지 우리의 탐험은 지속된다. ■ 정미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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