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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Ink on Paper II
기간| 2020.03.12 - 2020.04.11
시간| 10:00 - 19:00
장소| 갤러리2/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평창길 204
휴관| 월요일, 일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3448-2112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손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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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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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러리2에서 손동현 개인전 <Ink on Paper II> 개최
    2020년 3월 12일부터 평창동 갤러리2에서 손동현 개인전 <Ink on Paper II>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동북아시아회화(동양화)의 주요 재료인 종이와 먹뿐만 아니라 서구의 잉크(Ink)를 처음 사용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매체의 변화는 더욱 다양한 색채와 표현방식을 보여주며, 무엇보다 문자를 쓰는 용도의 잉크는 작가에게 '그리기'와 '쓰기', '이미지'와 '문자'의 관계를 탐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지와 문자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번 전시는 4월 11일까지 이어진다.
    먼저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Ink on Paper’는 손동현이 작품의 재료 정보인 ‘지본수묵(紙本水墨)’을 영어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2015년에 열린 개인전 <Ink on Paper>에서는 종이와 먹만 사용하는 수묵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개인전 <Ink on Paper II> 역시 그림의 주제가 아닌 매체에 대한 실험에서 출발한다. 전시에서 ‘잉크(Ink)’는 먹(墨)의 영어식 표현이면서서구의채색및필기용액체인‘잉크’그자체를지시한다.동아시아의먹은문자를쓰고그림을그리는데모두 사용되는 반면 서구의 잉크는 채색용과 필기용으로 쓰임이 나뉘어 있다. 하지만 먹과 잉크가 필기구와 활자 그리고 더 멀리 인쇄술의 발명을 이끌어 인류 문명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은 동•서의 다름이 없다.
    손동현은 이번 전시에서 먹, 캘리그라피 잉크 그리고 아크릴 잉크로 표현할 수 있는 여러 실험을 단행한다. 43점의 작은 작품은 다양한 색의 잉크를 한 화면에 사용하거나 먹과 잉크를 섞어서 사용하기도 했다. 동북아시아의 전통적인 작화법을 잉크로 표현한 그림도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작가가 그동안 선보인 적이 없는 만화의 칸이나 말풍선, 캘리그라피, 그래피티 등의 형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다. 서구의 잉크는 원래 문자를 쓰기 위한 필기용 사물이다. 과연 잉크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쓰기’를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소품 작업은 잉크의 색이나 물리적 속성뿐만 아니라 잉크 본연이 가진 기능을 염두에 두고 문자 혹은 문자를 연상하는 선의 표현으로 나아간다. 물론 그림은 인물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인물을 묘사했다기보다는 인물의 형상을 근간에 두고 새로운 매체를 탐구했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8점의 큰 그림은 43점의 작은 작품을 통해 보여준 몇 가지의 시도를 더욱 견고하게 다듬은 작품이다. <Electric Lady>, <People People>, <Wildfire>는 하나의 형태에서 파생된 그림으로 먹, 잉크, 그리고 붓을 운용하여 각기 다른 화법을 보여준다. 특히 <People People>은 쓰기를 통한 그리기, 즉 서체적 회화를 대표하는 이응노와 서세옥의 조형 양식을 응용했다. <Untitled(Blue)>는 ‘제목이 없음’을 의미하는 한글 ‘무제’, 한자 ‘無題’, 영어 ‘Untitled’를 이용하여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냈다. 문자는 가상의 인물이 입고 있는 옷의 무늬나 신체의 일부가 되었다. <Scarlet Crimson>은 붉은 잉크를 사용해서 붉은색을 뜻하는 한자 적(赤), 홍(紅), 단(丹), 주(朱)를 배치하여 문자도 혹은 그래피티와 같은 그림을 완성했다.
    <D.R.A.G.O.N.>, <Scales>, <Emperor>는 한자 ‘용(龍)’에서 파생된 그림이다. 한자 용은 일찍이 갑골문에서도 발견되는데뿔과큰입,수염을지닌머리와뱀을닮은긴몸의형상을본뜨고있다.신화나전설에등장하는상상의동물인 용은 동아시아에서는 신성한 힘을 지닌 상서로운 존재로, 서구의 기독교 문명에서는 악을 상징하는 퇴치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중국 위나라 때 장읍이 지은 ≪광아(廣雅)≫에서는 용이 아홉 가지 동물과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서술했다. 그 기록에 의하면 용의 머리는 낙타(駝), 뿔은 사슴(鹿), 눈은 토끼(兎), 귀는 소(牛), 목덜미는 뱀(蛇), 배는 큰 조개(蜃), 비늘은 잉어(鯉), 발톱은 매(鷹), 주먹은 호랑이(虎)와 비슷하다고 한다. <D.R.A.G.O.N.>은 용의 신체를 묘사하는 아홉 동물의 한자를 각 위치에 배치하여 만들어낸 가상의 존재이다. <Emperor>는 한자가 아닌 실제 아홉 동물의 형태적 특징을 응용하여 가상의 존재를 탄생시켰다. <Scales>는 용자의 초서체를 따라 작은 형상들이 이어지는데, 이는 용이 81개의 비늘을 가졌다는 기록에서 유래했다.
    손동현은 ‘그리기’와 ‘쓰기’, 다시 말해 ‘그림’와 ‘글씨’를 구별하지 않았다. 왜 이 둘 사이의 차이를 말하지 않는지 그에게 물을 수 없다. 이 질문은 작가가 아닌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 3,500년 전에 처음으로 상형문자의 조자(造字)를 담당한 이들에게 물어야 한다. 그들은 완전히 빈손으로 어떤 신의 계시를 받아 문자를 만들어내진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혹은 당연히조자를담당한이들은자신의주변에있는다양한재료들을둘러보고검증하여사용할수있는모든것을문자의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을까. 특히 실제의 대상을 본 따 만들어낸 상형문자는 문자와 그것이 지칭하는 사물의 유기적인 관계가 있었음을 증거한다. 정교한 소통이 가능한 ‘그림’이 바로 문자일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그리기와 쓰기는 원래 한몸이었다.먹은선의운용을통해문자가되기도하고형상이되기도한다.여기에작가는서구의잉크를더해‘쓰기’의 단계를 더욱 확장시키며 자신의 묘법(描法)과 필법(筆法)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Ink on Paper II>전시에서 인물의 형상은 출발지였을 뿐 종착지는 아니다. 인간의 형태에서 출발하지만, 그 형태를 비기어먹과잉크가실현할수있는조형적실험으로나아간다.여기에더해그는글을쓰는재료인먹과잉크로문자를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표현한다. 사형취상(捨形取象)이라는 말이 있다. 사물의 형태를 버리고 내재된 실상을 취한다는 뜻이다. 사물에 내재된 이미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그 사물의 움직임, 에너지(氣)를 말한다. 이것은 단지 그림의 기운생동(氣韻生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문학에서 말하는 문기(文氣)를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플롯(Plot), 다시 말해 사건의 결합이나 행동의 변화와 같은 흐름 역시 사형취상과 다르지 않다. 손동현은 (문자를 포함하여) 하나의 형상을 만들면서 그 대상을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성격과 상황을 설정한다. 그는 용의 모습에 관한 설명으로부터 <Emperor>를 만들어내면서 ‘그림 안에 형상이 정말 살아 있는 존재라면, 자기 스스로를 우리 시대의 ‘용’이라고 믿는 영웅 혹은 악당이 아닐까’라고 상상했다고 한다. 문자와 형상에 불어 넣은 플롯은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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