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유아연은 포스트-인터넷 사회 속 한 개인이 물리적인 공간 안에서 특정 주술에 따라 이동하고 변형되는 방법을 탐구한다. 즉, 그는 단순히 정지되어 있는 작품이 아닌, 포털(portal) 속 유동적인 이미지와 같이 개인 ‘유닛’ 사이를 넘나들며 정치적 힘의 가시화를 시도한다. 이는 자본주의와 예민하게 연결되어 있는 인터넷 플랫폼들을 물질화하는 과정일 것이며, 이를 통해 단순히 머리카락으로만 가늠했던 것들을 피부로 직시 하길 기대한다.

White Mirror는 2가지 층위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관객들이 무의식 속 픽셀들로 억울하게 납작해진 4차원 공간을 마주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처음부터 다양한 인터넷 영상 플랫폼들을 통해 4차원 가상 공간에 대한 입장정리를 하였었다. 이로 비롯된 그들의 위치는 관음을 전제로 하며, 소위 ‘남성적’ 위치에 서 있게끔 한다. 이 단계는 너무나 거리낌 없고 자연스러워 그 위치를 설정한 것이 마치 본인인 것으로 착각하게끔 현혹한다. 하지만 스크린 속 가상은 그 들 코 앞에서 숨쉬며 그들이 느낄 극도의 Uncanny로 주어졌던 주도권을 무참히 박탈할 것이다. 모니터 속 이미지가 내 앞에 실재하는 대상이며 같은 공간안에 함께함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은 육감으로 느꼈던 아우라를 무시한 채 두눈으로 다시금 확인하려 헤맬 것이다. 이 전반의 과정은 앞서 언급했던 잡히지 않던 포털의 정치적 힘들을 아날로그화(물질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층위는 “가상 공간”으로 명명했던 바로 그 마주 보는 화이트 큐브 안에서 벌어진다. 화이트 큐브 안은 철저히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가상 공간으로 스트리머(streamer), 크리에이터(creator)의 자취방이라 볼 수 있다. 이 공간에서 한 개인은 철저히 밈(Meme)화되어 카메라와 화면 너머 현실 세계의 아바타가 된다. 이 아바타의 입장은 자의적으로 발가벗은 오브제로, 현실의 “리얼돌”의 겉과 속이 뒤집혀 까발려진 형태를 취한다.

White Mirror: Prequel Version은 이러한 두 번째 층위의 확장 실험이 된다. 이전 작업 White Mirror에서 아바타는 관객을 몰래 관찰하며 그들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인터넷 스트리밍 방송의 형식을 취하고있다면, 이번 작업은 시선과 정보가 전적으로 일방향으로 향하는, 다소 정지된 4차원 플랫폼을 차용한다. 즉, 이번 작업은 더 이상 관객이 그들의 위치를 변경하며 처음부터 대상화의 주동자가 아니었던 양 행동하는 합리화가 불가능하게끔 철저히 묶어 놓을 예정이다.

아바타는 관객과의 상호 소통을 통해 자체적으로 오브제가 된 상태 ‘이전’에 위치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자타의적으로 주체성을 잃기 이전 모습으로 다양한 회화적 행동을 행할 것이다. 폐쇄 회로 시선을 취한 White Mirror: Prequel Version은 이러한 개인적 상황 속 다층적 레이어 사이사이를 시각화 한다. 위 플랫폼을 통해 관객은 한 독립 유닛의 비정형적 움직임을 일방향적으로 즉, “몰래 카메라” 시점으로 관찰하게된다.  
아바타에서 분리된 펫(pet)은 아바타에 내재된 의식의 여집합으로 역할 하게 되는데, 이는 빈 공간에 점을 찍으며 다층적 레이어 사이를 꿰맬 것이다. 펫은 아바타와의 상호작용을 제시하며 그 자체로 훔쳐 보여지는 한 개인으로, 또 알맹이의 대변인으로 위치한다. 바이러스와 같이 신체에 침투할 이들에게, 위 둘의 비정형 ‘댄스’를 이미지-타액을 통해 성공적으로 감상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