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2020 CICA 실험 영화 및 비디오 국제전
1888년 최초의 영화가 개발된 이래 영상 매체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중 하나가 되었다. 영상이 가진 중요한 특징은 그것이 사람의 시각을 속여 피사체가 움직이는 듯한 환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실 여러 장의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를 시간차를 두고 나열함으로써 마치 우리가 사는 실제 시공간에서와 같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영상은 결국 “시간”을 담을 수 있는 최초의 매체이며, 마술이자 “속임수”이다. 영상 매체는 현대 사회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비되며, 그 양식은 점점 더 고착화되기도, 쇠퇴하기도 한다. 관객은 자신들이 경험해온 이러한 기존의 양식과 기법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상을 해석하고, 이는 이를 공유하는 문화권 내에서 “시각 언어”로 형성된다.
영상 작품에는 영상 매체 자체에 대한 탐구와 주제에 대한 탐구가 담겨있으며 이는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정제되어 표현되기도 한다. 또한 영상 작품은 작가들의 퍼포먼스를 담는 기록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작가들이 경험한 문화에 따라 같은 영상이 다른 문화권 관객들에게는 전혀 다르게 읽힐 수도 있으며, 같은 문화권 내에서 까지도 난해하게 읽힐 수도 있다. 본 국제전을 통해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영상”이란 매체를 우리 머릿속에 새겨진 단단한 해석 방식에서 벗어나 거칠고, 유연한 그 자체의 날 것으로써 새롭게 바라보고 이를 통해 영상 너머에 있는 만든 이와 매체 자체의 질감에 주목함으로써 영상 작품이 갖는 매력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