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길을 걷다가 어떠한 것에 이끌려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종종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 대상이 가진 모습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색감의 조화나 질감, 낯선 형상과 같은 것에 시각적 관심을 넘어선 감정의 변화까지 느끼곤 한다. 현혹되다, 도취되다 등의 단어로 표현되는 이러한 현상을 왜 경험하게 되는 것일까. 보수적인 환경에서 자란 나는 항상 개인의 생각과 표현보다 사회 기준과 시선이 중요하다고 배워왔다. 그래서 항상 자기표현에 과감할 수 없었고, 분출하지 못한 욕망으로 억압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태의 지속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욕망들을 상상하며 꿈꾸게 만들었다. 나를 설레게 하는 환상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자극적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선명한 색상,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질들, 신비로운 형태 등등. 이것들은 모두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주목받고 싶은 나의 압축된 내적 욕망일 것이다. 작업을 통해 일상에서 해소되지 않는 시각적 갈증을 이야기하면서, 시선을 빼앗고 마음을 사로잡는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 나는 대상이 갖는 어떠한 요소가 어떻게 매력적인 힘을 발휘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이 혼합되었을 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까지 이어진다. 이것은 시대적, 환경적, 문화적 그리고 본능적인 영향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또, 시선을 유인하기 위해 인위적이고 계산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다. 잘 만들어진 광고나 제품이 가지는 유혹적인 표현들, 또는 자연을 바라볼 때 느낄 수 있는 경이로움 등등 관찰되는 대상이 가지는 여러 요소 중 어떠한 부분이 사람의 감정마저 움직이고 사로잡을 수 있는지 찾아 나가고 있다. 이에 대한 궁금증은 자연스레 작업에서 다양한 재료의 질감, 색감, 물성과 같은 특성을 조합하거나 과장하며 실험적인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 권효민 [출처] 이목화랑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