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20.07.04 - 2020.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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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 수 - 일 12:00 ~ 19:00 (월. 화 휴관) |
장소| | 플레이스막2(PLACEMAK2)/서울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622 |
휴관| | 월요일, 화요일 |
관람료| | 무료 |
전화번호| | 017-219-8185 |
사이트| | 홈페이지 바로가기 |
작가| |
국동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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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수정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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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국동완의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플레이스막2, 2020)은 동명의 그림과 글에서 등장하는 대상이 소유한 개체성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둘러싸여 있다. 동시에 이러한 개체성을 초월하고자 하는 욕망은 여럿으로 끊임없이 쪼개지는 과정과 검정이라는 색이 상징하는 것들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애착과 욕망은 역설적이게도 삶이자 죽음을 함축한다. 드로잉과 글에서 절묘하게 드러나는 긴장감과 불안감은 ‘나’라는 존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상념들이 모여 세상 밖으로 뻗어 나가고자 삶 그 자체를 활성화하려는 정신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삶 그 자체로는 환원될 수 없는 의식에 대한 모순된 방향이기도 하다. 이처럼, 모순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의 타자(작가)와 현실 이전의 타자(태아)에 대한 내적 관찰은, 하나의 대상을 변화시키고 그 대상이 자신으로부터 빠져나오게 하며 유한한 개체성이 그 경계로부터 나와 바깥을 향하는 운동과 시간성을 함축하며 일련의 상징 다발로 집결된다. 이와 같은 우연과 상징 다발들은, 단어와 행간이 행사하는 우발적인 기록들과 더불어 유기적인 형태 안에서 연필로 채워나가는 검정 면과 반복적으로 간격을 이루는 선들을 따라 다음에 어떠한 모양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자동기술법(automatism)에서 보여주는 의식의 흐름처럼 실재를 터득하려는 의지로 향한다. 그의 두 가지 기록은, 종이와 종이 사이의 꾹꾹 눌러 그린 드로잉들과 문장들처럼 삶에서 가장 은밀했던 순간들과 글로 옮겨지는 일이 거의 없던 생각들의 흔적을 자신이 타자가 되어 두 번 받아쓰는 태도를 보여준다. 두 번 받아쓰기는 어수선한 말 속에서 가시화된 모양-이미지를 해독해내고, 자신을 강타한 이미지와 문장의 조각 하나하나에서 의미를 끌어낸다. 40주라는 긴 시간 동안 베일을 한 겹씩 걷어내어 알고 있는 것과 알고자 하는 것의 불투명함을 헤치고 나아가는 예민하고도 농밀한 감각은, 불확실했던 긴 여행을 거쳐 존재와 사물들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나’이자 ‘여럿’의 몸짓들이다. 작가가 파헤치고 분류하는 상상과 기억들은 종이 위에 가득하면서도 공허하다. 그의 손에서 사정없이 그려나가고 적어 내려간 자리들은 무엇을 지키는 자리였을까? 검정을 지키는 자리일지, 검은 무엇이 지키는 자리일지, 검은색의 자리일지.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내 이름은 검정이다. [출처] 플레이스막2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