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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정점식
기간| 2017.07.10 - 2017.07.29
시간| 10:00 ~ 18:30 매주 일요일 휴관
장소| 분도갤러리/대구
주소| 대구 중구 대봉동 40-62
휴관| 일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53-426-5615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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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무제
    1994 캔버스에아크릴채색 62×128cm

  • 타천사 (墮天使)
    1989 종이에아크릴채색 72×100.5cm

  • 무제
    1986 캔버스에 유채 159×127cm

  • 매장
    1989 캔버스에 유채 105.5x77cm
  • 			에포케의 선언
    : 정점식 학술토론 발표를 대신하여 (2017년 7월)
     
     극재 정점식의 개인전을 화랑에서 지난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준비하면서, 나는 선생처럼 빛나는 영예가 주어진 작가에 대한 조명을 의미심장하지만 그렇다고 과장되지는 않게 보여주고 싶다. 선생이 걸어간 예술의 길, 그리고 그에 대한 합의된 평가를 소개하려면 이 글의 분량은 훨씬 늘어난다. 난 어디서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찬사어린 문구를 굳이 여기서 재인용할 필요를 못 느낀다. 이 단출한 전시안내문 혹은 선언문을 읽는 여러분이라면 이미 그런 지식을 먼저 이해한 의미해석 공동체의 일원일 가능성 또한 크지 않나? 상당히 주관적인 견해에서, 정점식의 회화가 드러내는 가장 탁월한 면모는 대상의 무심한 윤곽을 화폭 위에 붙드는 힘이다. 
     이 글을 쓰는 내가 주목하거나 아니면 미처 못 했거나 간에 작가가 가진 힘은 대구를 중심으로 한 화단에 크게 작용하면서 후배 화가들이 가지는 원칙과 실용적인 기법에 영향을 주었다. 동시대에 나타나거나 혹은 잠재된 회화적 준거가 되어 현대 미술을 더욱 유연하게 만드는 그의 존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벽이나 상징물처럼 굳은 채로 서있다. 선생에 관한 평가는 이제 일종의 의례적인 언술이 되어서 반복되고 있다. 내가 몸담은 예술 환경에서 마음을 열고 교류하는 평론계와 언론계 몇몇 동료들의 일치되는 의견이 뭔가 하니까, 작고 작가 혹은 원로 작가 회고전 형식의 전시 기획에 빠지지 않는 일종의 답답한 흐름이 있다는 점이다. 새로울 게 없는 바이오그래피와 레퍼런스의 소개는 제사상 앞에서 읊는 축문과 같다. 물론 2017년은 극재 정점식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시간의 연대기만으로 우리가 선생의 과거를 제례적(ritual)인 행사로 치르고 지나가기에는 시급한 숙제가 많다. 기왕 한 세기의 끝을 맞았다면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할 때가 왔다.  
     많은 미술인들이 선생을 등불처럼 바라보는 경향과는 다르게, 나는 그 등대 빛이 지나간 어둠의 가장자리를 보려한다. 내가 미학자나 미술사학자가 아닌, 흔히 사람들이 미술제도론 연구라고 부르는 분야에 가까운 사회학자이기 때문에 선생의 작품에 내재한 실증적 근거를 따져 물을 수 없다. 그렇게 미술학계에서 자료화시킨 근거조차도 서구미술과 비교미술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결국 30년 내지 50년 뒤에 처진 모방의 역사일 수밖에 없다. 선생의 작업을 관통하는 시기적 정의는 일본을 통한 서구문화의 습득이었다. 근대 일본문화예술의 기초가 서구 텍스트의 번역과 축음기 보급이라고 믿는 나로서는 작가 정점식의 미술세계 또한 이와 같은 궤도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회적 사실을 외면한다면 정점식 회화에 대한 학술적 평가는 공허한 신비화 속에 갇혀 버릴 우려가 있다. 
     정점식에게 새로 다가온 100년은 미술학계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미술시장의 평가도 균형을 맞출 시기다. 미술을 둘러싼 세속적인 사정은 화랑업계만 집착하는 게 아니다. 예술에 대한 금전적 평가와 미학적 평가는 서로 보완적인 위치로 꼬여있다. 예컨대 어떤 연구 주제라도 돈이 안 되거나 정치적 파급력이 적으면 연구자가 달려들지 않는다. 학자들은 개인 사업자가 그런 것처럼 좀 더 많은 연구지원비와 그걸 통한 산출물로서의 연구 성과, 그리고 명예를 원한다. 그동안 작가 정점식에 관한 미술(학)의 접근은 관례적으로 치러지거나 헌사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많았다. 정점식이라는 큰 산을 건드림으로써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곧장 교수가 되어야 하고, 학술지원비가 집행되어야 하고, 작품이 판매되고 경매와 같은 2차시장에도 신뢰할만한 수치가 제공해야 하는데, 그러한 조건이 아직 덜 갖추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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