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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나미나 개인전 : 케이 카이 코이
기간| 2020.10.09 - 2020.10.24
시간| 12:00 ~ 18:00
장소| 아트스페이스보안2 (구 보안여관)/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통의동 2-1/지하1층
휴관| 월요일
가격| 무료
전화번호| 02-720-8409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나미나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Kei Kai Koi 스틸 2
    [출처] 보안여관 홈페이지

  • Kei Kai Koi 스틸 3
    [출처] 보안여관 홈페이지

  • Kei Kai Koi 스틸 4
    [출처] 보안여관 홈페이지

  • Kei Kai Koi 스틸
    [출처] 보안여관 홈페이지
  • 			#케이
    밤하늘 무수한 별들이 하와이라면,
    훌라는 그 중 하나일 뿐이에요.
    ⠀
    
      나미나는 2016년부터 제주도, 오키나와, 괌, 필리핀 등 태평양의 섬들을 방문하며 그곳에 건설된 미군기지와 주민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하와이로 발걸음을 돌렸다. 훌라춤과 야자수, 아름다운 해변과 원시적 자연으로 상징되는 하와이에서 작가는 전쟁의 고통스러운 역사와 아름다운 휴양지를 오가며, 무고한 방관자인 우리를 그 완벽한 환상으로부터 끌어낸다.
    
      미국의 대중문화 상품들과 관광 상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반복 주입된 하와이는 단순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태양이 내리쬐는 하와이의 해변에 누워 있으면, 지루하고 고된 일상을 모두 잊고 완벽한 휴식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하와이라는 지상 낙원에 사는 행복한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너그러운 미소로 우리를 맞아주고,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줄 것이다. 맛있는 음식과 깨끗한 리조트, 그리고 때때로 즐거운 엔터테인먼트까지. 
    
      그러나 그러한 즐거움과 편안함이 아무 대가없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하와이의 현실이 우리가 그리는 하와이의 환상과 완전히 부합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와이는 세계 2차 대전 확전의 도화선이 된 진주만 공습이 있었던 곳이다. 전쟁의 경험은 쉽게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삶에 오래도록 상흔을 남기게 마련이다. 여전히 하와이 전체 면적의 5.6%를 군대가 점유하고 있으며, 미군 점령 전에 섬에서 거주하던 원주민들은 이제 경제적 계층구조의 밑바닥에서 관광산업을 지탱하며 값싼 노동력을 제공한다. 원주민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도 지속되고 있다. 
    
      <케이 카이 코이>(2020)는 ‘케이’, ‘카이’, ‘코이’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도입부인 ‘케이’에서 작가는 바로 이 현실을 우리 앞에 가져다 놓는다. 관광 홍보 영상과 미국의 위대한 승리의 서사를 담은 선전 영화,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을 담은 화면 사이에서 하와이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시위와 법정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활동가가 그들의 비극을 담담하지만 확신에 찬 어투로 이야기한다. 우리가 그 깨어진 환상 속에서 하와이의 현실을 갑작스럽게 맞이하고 나서, 작품은 다시 여행의 시작으로 돌아간다.
    
    #카이
    
    꼭 묻은 사람이 꺼내 줄 필요는 없잖아
    그래. 돌아가는 길에도 그대로 있으면 우리가 꺼내주자
    ⠀
    
    ⠀작품의 제목 ‘케이 카이 코이’는 하와이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세 가지 요소인 Ka lani(하늘), Ke kai(바다), Ka honua(땅)을 작가가 잘못 기억한 것이다. 이 제목은 작품의 시작과 동시에 하와이의 해변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르는 남자를 찍던 카메라가 물속에 빠져버리면서 화면 위에 떠오른다. 가려진 시야 위로 떠오른 기억의 오류는 타인의 고통을 재현할 때 마음 한 구석에 도사리는 심리적 불편함과 거리감을 암시한다.
    
      중반부인 ‘카이’에서 우리는 작가와 그와 동행한 시인의 여행을 따라가면서, 영상 위에 떠오르는 그들의 대화를 함께 보게 된다. 기억은 파편적이고 복합적이며, 관광객, 혹은 방관자로서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경험들과 작가로서 각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고 정치적 현실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은 욕망이 뒤섞여 있다. 전쟁과 관련된 중요한 장소들을 찾아다닐 때 식비와 주차비 걱정을 하고, 미군기지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실패하고 돌아가는 길에 기념품 쇼핑을 하고, 값싼 숙소에서 아침을 차려먹는 ‘우리’는, 죽어있으며 동시에 지루한 죽임의 과정 속에 있다. 작가는 하와이의 역사적 흔적들을 찾아다니면서 죽어있던 기억과 인식을 깨워 무고한 방관자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하와이에서 지내는 동안 어쩔 수 없이 관광객이 되어 죽임의 과정에 참여하는 공모자가 된다. 여행은 별로 희망적이지 않다. 시인이 말한다. ‘난 마음을 비웠어/우리의 여행은 망해도 된다’ 작가가 대답한다. ‘망칠 생각 하지마’
    
      작가가 제주도에서 오키나와로, 그리고 필리핀에서 하와이로 옮겨가면서 당사자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그에 따라 타인의 고통을 재현하면서 생겨나는 윤리적 고민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품은 그 실패를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의미를 건져 올린다.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정치적 행위들의 뒤에서 작용하고 있는 복합적 주체가 가지고 있는 혼란, 좌절, 불안 등을 타인에게 노출시키는데, 이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잘 드러난다. 우리는 예술작품에서 정치적 주장과 외침을 기대하지 않는다.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자신을 타인 응시의 가운데에 놓는 작가를 만나고, 거기에서부터 인식과 지각을 전환하고 그 지평을 확대하며, 가려져 있던 것을 발견하기 위해 예술작품을 본다. 
    
     #코이
    
    천상의 이름, 하와이를 위한 노래
    우리 모두 평화롭기를
    ⠀⠀⠀
    
    ⠀우리는 여행에서 겪었던 모든 일을 기억할 수 없다. 결국 그곳의 이미지와 그것이 상징하는 의미, 몇몇 장면들과 그것과 연관된 연상 작용만이 우리에게 남을 것이다.  작가의 여행을 따라간 끝에 등장하는, 마치 빛바랜 사진 속 풍경과 같은 바다 위로 떠오른 댄서의 훌라는, 더 이상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 상품이 아니다. 그것은 하와이의 역사, 그 신성함과 고통 모두를 기록하고, 자연과 대화하고, 미래의 평화를 기원하는 복합적인 행위이다. 그리고 영상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진 호텔의 카펫, 군박물관의 장식천, 기념품 가게의 패브릭 패턴, 시위단체의 로고, 그리고 케이(하늘), 카이(바다), 코이(땅)는 함께 전시되는 회화 작품들의 화면 속에 포착, 고정되어 우리가 예전에 알지 못했던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기능한다. 완벽한 지상 낙원 하와이는 이제 오염되었고,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숨겨져 있던 하와이의 현실이 몇몇 장면으로 우리 머릿속의 틈을 비집고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은수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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