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HIBITION
함미나 개인전: Where Would I Be
기간| 2020.10.15 - 2020.11.29
시간| 10:00~19:00
장소| ERD갤러리 부산
주소| 부산 해운대구 중동 1405-10/대림맨션 305호
휴관| 월요일, 화요일
가격| 무료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함미나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비록 어디에 가 있을지 모르더라도』

함미나는 한 척의 배를 떠올리게 한다.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 배 위에 올라탄 것 마냥 어느 즈음에 배는 멈추었다가 다시 항해한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 멈춰 설 지 모른다. 휘몰아치는 파도와 가라앉은 심해 사이 어떤 이유로 그의 닻이 내려지는지는 더더욱 알 길이 없다. 그저 우리는 작가의 기억과 경험 어딘가 내린 닻을 기점으로 그림에 뛰어들고 자맥질을 시작할 뿐이다.

짙은 풍경을 뒤로 한 채 뛰어가는 흐릿한 아이들, 회색빛 수평선을 바라보며 등지고 서 있는 소년, 금빛으로 일렁이는 다소 낯설고 이국적인 숲과 바다 속 소녀, 모두 숫자와 기록으로 분류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존재들이다. 국적도, 출신도 특정짓기 어려운, 그 어디라 할 수 있는 곳에 발붙이지 않은 사람들. 자세히 살펴보면 작품 전반에는 이러한 유목-정착의 알레고리가 반복된다. 함미나의 캔버스 속 인물 대부분은 정면을 응시하지 않는다. 어딘가 조금 빗겨가고 틀어지고 비스듬한 시선으로 이미지 밖 관객을 스친다. 함미나의 회화는 작가 고유의 기억과 주관적인 경험이라는 실재했던 현실을 전제로 하고, 거대하고 느릿하게 흘러가는 함미나의 시간 속 부유하고 있던 특정한 어느 순간을 잡아내 이미지 안에 넣어 둔다. 이처럼 흘러가는 시선의 발화점에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이 포개어져 있다. 유년시절 부산이나 동해 등 바다에 가까이 살며 항해하는 이들을 자주 접했다던 작가의 말에서 옮겨 다니던(유목) 기억과 그리워하는(정착) 향한 갈망이 동시 작용한다. 함미나의 작업에 주로 아이들이 등장하는 까닭 역시 아직 정착하지 않은 정체성(유목)이자 추억으로 회귀하려는 주체(정착)의 교차되는 알레고리로 볼 수 있다.

바로 이와 같은 이유로 작가가 삶을 항해한 기록은 관객에게 있어 주요한 이정표가 된다. 어떤 특정한 감각을 낚시하듯 그녀는 시간 속에서 기억을 낚아 올린다. 그리고 우리는 함미나가 드리운 닻의 기록을 모아 지도를 만든다. 우리는 종종 혼란스러운 방랑과 맥락 없는 정착 사이에서 너울질 하기 때문이다.

함미나의 유랑하는 기억들이 어디에 가 있을지 모르더라도 어느 곳에 닻을 내려 두는 지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 비록 그 곳이 뭉근하고 따스한 추억 안, 혹은 아득하고 불편한 기억 한가운데일지라도 말이다. 시간의 조류 안에서 씻김과 헹굼을 반복하며 다듬어진 작가의 시선이 나를 비추어 보는 은근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그래야 닻의 기록을 펼치고, 그녀의 기억을 짚어가며 흔들리는 나침반을 고정할 수 있으니까.

임지선 (독립기획자)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