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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노영미 개인전: 지붕 위의 도로시
기간| 2020.12.04 - 2021.01.17
시간| Mon – Sun 10:00AM - 7:00PM
장소| 대안공간루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
휴관| 신정, 구정, 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3141-137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노영미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 1021
    2020 싱글 채널 애니메이션 33m 55s

  • Twinkle Twinkle, Cough Cough
    2020 싱글 채널 애니메이션 1m 4s

  • 론가 박사
    2020 렌티큘러 액자 29.7 x 42cm

  • Landscape
    2020 digital print on canvas 200x140cm
  • 			
    전시 서문
    THE WEAVERS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0년 10월 21일 중국의 지린성 청산리에서는 김좌진 장군이 이끄는 한국독립군이 일본군과 교전하여 대승을 거둔다. 1933년 10월 21일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선 노벨상을 창설한 알프레드 노벨이 태어난다. 1994년 10월 21일 서울에서는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참사가 발생하고, 2003년 10월 21일 LA에서는 거미줄처럼 얇은 목소리로 기타를 치며 노래하던 엘리엇 스미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2016년 10월 21일 일본의 돗토리현 중부에서는 대지진이 발생하고, 같은 날 초강력 태풍 하이마는 필리핀과 중국을 강타한다.
    
    노영미는 1920년부터 2020년까지 ‘10월 21일’에 전 세계에서 일어났던 사건, 사고, 출생, 사망 등을 웹에서 수집한다. ‘10월 21일’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는 100년간의 데이터를 모아 하나의 스토리로 재조합한다. 마치 씨실과 날실로 직조하듯 수천 개의 이야기들은 얽히고설켜 ‘옥토버’와 ‘하이마’라는 가상 인물의 바이오드라마가 된다. 스크립트화 된 이야기들은 낱장의 개별 이미지가 되고 또다시 영상의 프레임 속에서 얽혀 하나의 장편 애니메이션 <1021>이 된다. 노영미는 애니메이션 말미의 크레딧에 스스로를 대본가, 각본가 등이 아닌 Story Weaver(이야기 방직공)로 칭했다.
    실제로 작가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텍스트로 나열해 출력한 후 가위로 실처럼 잘라내어 흩뿌렸다. 그리고는 소분한 종이의 문장들을 다시 무작위로 연결해나갔다. 텍스트 콜라주는 다다이즘에서 썼던 방식을 차용했다.
    
    실타래 같이 얽힌 데이터는 각각의 점으로 변환된다. 전작에서는 주로 디지털 콜라주로 푸티지를 나열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오래되고 열화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망점을 사용한다. 작가는 개인전 <지붕 위의 도로시DOT on the roof>를 망점으로 열화된 이미지와 망점으로 변환한 이미지, 그리고 점으로 불리울 수 있는 이미지의 혼합으로 정의한다. 전시의 제목은 전시 공간인 루프Loop에 찍힌 점Dot이라는 뜻에서 출발해 비슷한 발음을 가진 Roof와 Dorothy(흔히 Dorothy를 Dot으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를 혼용했다. 전시는 망점으로 만든 3개의 영상 작업과 점묘법으로 제작한 7개의 평면, 1개의 무빙 이미지, 인터렉티브, 오브제 등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주요 작품인 실험 애니메이션 <1021>을 중심으로 무수히 찍힌 점들은 낱낱의 데이터가 되어 익명의 일대기처럼 반복해서 열화되고 순환된다. 
    
    <파슬리 소녀>, <KIM>등 동화 혹은 원형이 되는 텍스트로 제작된 기존의 애니메이션들과 달리 신작 <1021>은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작가를 포함한 Weavers의 순수 창작으로 제작된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과 같은 해피엔딩 서사에 대한 강한 반발심은 아무런 결론이 없는 ‘한 번쯤은 들어봄 직한 이야기’ 를 만들어냈다. <1021>은 마치 오랜 세월 수 없는 사람들을 통해 전해져 온 동화가 아카이브 되는 과정을 연상케 한다. 이음새가 보이지 않도록 고도로 콜라주된 서사는 ‘과연 이야기가 어떻게 완성되는가’ 에 대한 ‘이야기’ 다. <론가 박사>는 <1021>에 삽입된 하이마가 지은 시로, 어슐러 르 귄Ursula Kroeber Le Guin의 시 ‘ARS LUNGA’의 일부를 구글 번역기로 번역하여 렌티큘러 방식으로 원작과 동시에 보여지게 제작되었다. <돌아 와 다시 만나자歸迴石*>는언제든 깨지기 쉬운 석질이 낮은 돌과 반짝이는 모조 다이아몬드로 만든 오브제로 자연과 영원불변의 축소판에 대한 모사품이다. (*귀회석歸迴石은 수석의 최초 어원으로 알려져 있다.) 돌, 우주,지구, 행성 등 자기 순환적인 이미지들과 풀, 개미, 거미, 지렁이, 메뚜기, 개구리, 뱀, 독수리 등 자연 순환의 이미지를 포토샵의 브러쉬스트로크로 지정한 뒤 점을 찍듯이 그린 'Anonymous','Negative love with double pain' 'Landscape'등의 점묘화 7점도 선보인다.
    
    루프에 찍힌 망점들은 100년간의 데이터 소스와 함께 영상, 평면, 입체 등으로 뒤섞인다. 주인 없는 이야기는 재조합과 재생산을 반복하며 거대한 패턴이 되어 한 편의 동화가 된다. <지붕 위의 도로시>는 인터넷 루머와 가짜 뉴스, 언론사의 오보까지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와 진실된 정보가 경계 없이 뒤섞인 지금 시대와 닮았다.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들은 변이되어 전승된 동화처럼 더 이상 진실의 유무가 중요하지 않은 지금을 은유한다.
    
    <1021> 속 옥토버는 천둥 번개가 치는 하늘을 바라보며 ‘하이마, 이제 곧 새로운 세상이 열릴 거야’ 라고 말하지만 이내 곧 20대의 하이마를 회상하며 ‘하이마, 이제 곧 세상은 끝이 날 거야’라
    고 속삭인다.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인 ‘옥토버’와 ‘하이마’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으나, 동시에 어느 누군가의 삶이기도 하다. 작가가 수집 과정에서 발견한 대부분의 날들은 역사적으로 매우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일 년 중 어느 날짜를 선정해도 비슷한 볼륨의 비극과 희극이 존재한다. 옥토버와 하이마가 만들어내는 망점의 세상은 언뜻 새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그저 고단한 반복으로 열화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간 당 관람 인원을 10명으로 한정합니다.
    관람을 위해 사전 예약을 부탁드립니다.
    네이버 예약 링크: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404506/items/3697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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