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Into the Void
Exhibition Poster
기간| 2020.12.30 - 2021.01.05
시간| 월요일에서 일요일 11:00 ~ 18:00
장소| 갤러리도스/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팔판동 115-52
휴관| 구정·추석 연휴
관람료|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기에 평소에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무탈히 작동하는 사회 시스템의 이면에는 이름조차 불려 지지 않는 그림자 속 구성원의 희생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이휘린은 그 빈틈이 사라져가는 그늘에서 너무도 고요했기에 우선순위로 여기지 않았던 개인의 이야기를 바라보고 볕으로 꺼낸다. 철로 뼈대를 세우고 나무와 둘로 채워넣은 세상에서 안락함을 느끼고 살아가지만 체온을 유지하려면 사람의 피부를 감싸야하는 것은 돌이 아니라 천이다. 철과 바위가 느리고 꾸준한 열 풍화를 못이기고 쪼개지며 변형될 때 섬유는 온기와 바람을 가둘만큼 강인하다.섬유의 강함은 구조에서 나온다. 한 가닥의 유약한 실에서 규칙적인 배열과 결합을 통해 가장자리의 모양으로 가둘 수 없는 형상으로 확정된다, 다른 사물을 뒤덮은 후에도 천 아래의 형태가 드러나거나 굴곡에 따라 팽팽해지기도 느슨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물질적 특성으로 섬유가 지닌 강점은 외부의 자극에 맞서는 힘이 아니라 다른 물질을 품는 포용과 유연히 휘어지는 탄성에 있다. 작품하나에 포함된 무수히 많은 실 한가닥에는 사회를 구성하는 작은 개인이 투영되어 있다. 작품의 형상은 작가가 바라는 이상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이기도 하다. 정교하게 계산된 구조는 큰 형체가 무너지지 않게 지탱하고 있지만 사소하고 작은 상처에서 비롯된 실오라기 하나를 방치하고 무심코 당기면 구조가 붕괴되면서 작품이 형상을 잃어버리고 재료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작은 구멍으로 거대한 물이 빨려 들어가듯 작품중앙을 향한 주름은 중력을 따라 매달린 채 소극적인 힘이 실려있는 작품에 속도감과 무게를 더한다. 천을 굳이 단순하게 부르자면 2차원이지만 과장하지 않고 절제된 색과 주름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요철은 달표면의 그림자처럼 얕은 굴곡임에도 불구하고 해구의 심연을 연상시키는 깊이를 지니게 한다. 작품에 입체감을 더하는 주름과 힘의 방향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중앙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상이거나 가운데로 빨려 들어가는 상태일 수 있다. 원래 무언가 채워져있던 빈자리가 남긴 흔적은 기존의 균형이 깨어진 모습이지만 곧바로 새로운 조화를 무정하게 자아낸다. 우리는 사물의 표면에 의지와 관계없이 뚫린 구멍을 예측하면서 살아가지 않는다. 그 순간의 상실을 대비하며 살아갈 수 있지만 빈틈으로 인해 전체의 구조와 형태는 대비를 무색케 할 정도로 변화한다. 이휘린은 작품의 표면에 물질과 겹을 더해서 빈자리와 여백을 만들고 그 부재가 불러오는 일그러짐을 만들어낸다. 작품을 분할하는 그리드 안에서 저마다 다른 주름이 흐르는 형태는 각자 다른 모양의 삶을 살아가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글어주지 않는 공평하고 무정한 시간 앞에서 닮아 보이는 사람의 일생과 사회의 모습이 담겨있다. 두께를 더해 얕음을 보여주고 채움을 통해 빈 곳을 드러내는 모순적인 표현은 동시대 문화를 이끄는 계산적 사고를 숙연하게 만드는 역설로 형상자체에 대한 몰입을 이끌어낸다.
전화번호| 02-737-4678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이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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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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