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등가하고 있는 가운데, 복수의 작가적 정체성을 복소의 계정으로 동시에 운영하는 작가들 또한 보이고 있다.기존엔 작업의 매체, 개념, 태도 등이 단일의 작가적 성격, 스타일, 우선순위 등에 따라 서로 상이한 정체성으로 표현되는 작가의 활동 전체를 뜻하는 것으로 확장되었다. 나아가 작가적 정체성은 소셜 미디어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경향성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의 구축적이고 매체 지향적이며 성장형의 작가적 정체성이 복합적이고 분열적이며 협업 지향적인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다. <TAP UNTAP> 은 이러한 관점으로 두명의 작가 김솔이, 김혜원의 예술 활동을 그들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따라간다. 

김솔이는 조각가, DJ,패션화보 모델,영화배우, 밈 콜렉터(meme collector)등 다분야, 다매체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다소 파편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현실의 활동들은 작가가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에서 재맥락화 된다. 작가의 계정명에는 '키젠(keaygen)'과 '사이클링(cycling)'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키젠'은 흔히 유료 소프트웨어를 해킹하는 시리얼 넘버 생성기를 일컫는 말이다. 작가는 특정 분야의 고유한 활동 영역이나 장르 구분 혹은 매체 기반의 작업 등 예술의 고전적인 영토를 편법적으로 개조하여 사용한다. '사이클링'은 직역하자면 순환이다. 파편적으로 산개된 작가의 활동들은 서로를 경제하고 침투하며 작가의 생태계 안에서 여러 정체성들에 접속된다.

김혜원은 페인틴, 3D 니트 드로인, 페이스 맵핑, 일상 수집, 아트 뷰잉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분산된 활동들을 만들어낸다. 인스타그램의 데일리 피드를 컨버스 천위에 옮기고, 서울의 동시대 미술씬을 일상의 루틴으로 셀피와 함께 '팔로우업'히며, 동료 작가의 평면 작업을 3D 니트로 재구성하기도 하고, K-POP 아이돌의 상업용, 취미용 등의 용도가 철저히 구분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독립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계정의 '전환'은 작가의 활동에 중요한 기능으로 수행되다. 복수의 정체성이 혼재하여 분열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작가는 오히려 다양한 활동을 다수의 정체성으로 접속시켜 동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작업'은 이제 '활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다능해졌다.'활동'은 다시'계정'으로,'계정'은 또다시 '정체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체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참여 '계정'들은 기존의 시스템에 대하여 애정 어린 의심이나 공들이 회피를 더는 보이지 않는다. 마치 터치스크린을 손쉽게 '탭'하여 한 계정에 접속하고 '언탭'하여 또 다른 계정으로 전환하듯이, 오히려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24시간 뒤에 휘발하는 작업을 유통하고, 계정 간의 협업을 기획하여 서로를 태그하며, 복수의 활동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 <TAP UNTAP>은 참여 '계정'들의 현재 진행형 활동들을 추적하여 보여줌으로써 동시대의 작가적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접속'을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