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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레퓨지아: 여성 아티스트 11인의 사운드 프로젝트
기간| 2021.02.17 - 2021.03.14
시간| 월 - 일:11:00~19:00
장소| 대안공간루프/서울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5-11
휴관| 신정, 구정, 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3141-1377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이영주
장지아
함양아
엘리안느 라디그,차니아 레온,민예은,이슬기,전미래,조은지,크리스티나 쿠비쉬,시바 페샤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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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고도로 산업화한 대중음악이 청각 문화를 완전히 장악하다시피 한 최근 현실을 감안할 때, 많은 사람이 이미 시효를 잃었다고 믿는 ‘문화산업론’(아도르노와 프랑크푸르트학파의)은 매우 새롭게 다가온다. 아도르노는 고급예술을 옹호하며 대중예술을 폄하한 게 아니라, 예술의 형상을 한 자본의 대량생산 상품이 갖는 해악과 가공할 파괴력을 경고했다. ‘록 정신’을 위시하여, 대중음악의 저항성과 급진적 가능성에 대한 인텔리의 열렬한 탐구가 대체로 종료한 후 우리 앞에 펼쳐진 세계는 그의 경고 그대로인 것처럼 보인다. 그 시기 동안, 예술계에서도 산업계에서도 주요하게 취급되지 않은 사운드아트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는 사실은 ‘생태적 순환’의 힘을 보여주는 한 사례일지도 모른다.

전시 제목 ‘레퓨지아refugia’는 집단생물학 용어다. 급격한 기후변화기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멸종된 생물들이 살아 있는 작은 지역, 즉 생물들의 피난처를 의미한다. <레퓨지아>는 전세계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11인의 여성 아티스트의 사운드 프로젝트와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자연을 인류의 어머니로 호명한다거나 여성과 자연을 동일시하여 대지의 여성성을 말하는 서구 주류적 가치와는 거리를 둔다. 이와 반대로 여성 아티스트의 창작물을 한 자리에 모으는 행위는, 사회 전반에서 여성의 창조적 활동을 억압해 온 자본주의-가부장제에 질문을 던지는 의미를 갖는다.

<레퓨지아>는 코로나 사태를 비롯한 지금의 상황을 자본주의-가부장제라는 체제의 결과로 이해한다. ‘자본 – 가부장제 - 축적 테크놀로지’라는 기존의 문명 체계를 넘어서는, ‘자본 너머 - 여성성 – 공생 테크놀로지’라는 새로운 문명 체계를 상상하는 시도다. 막대한 투자와 파괴적 기술로 자연을 대하는 것이 아닌, 자본주의 너머의 예술, 가부장제 너머의 여성성, 독식과 지배 너머의 공생 테크놀로지에 대해 고민하고 제안한다. 이윤이 아닌 인간의 필요의 원리로, 경쟁이 아닌 연대의 원리로, 소유가 아닌 공존의 원리로.

자본주의 가부장제 하에서 세계화는 세계의 공존과 공생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것은 전세계의 자원과 시장을 망라하는 자본의 지구적 활동을 의미한다. 세계화는 전세계의 작고 소중한 지역 공동체를 대부분 파괴했다.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가 백인 남성 카르텔을 위한 역사였다는 것은 이제 더이상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레퓨지아>의 참여 아티스트 모두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지구적 위기에 관한 작업을 진행해 왔거나 자신의 방식으로 고민해 왔다. 엘리안느 라디그, 타니아 레온 그리고 크리스티나 쿠비쉬의 작업 같이 사운드 아트 역사에서 중요한 작업을 소개한다. 낭독, 사운드스케이프, 노이즈 작곡, 힙합 DJ와 같은 방식으로 새롭게 제작된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함양아의 <텅 빈 세계>는 화석 에너지 개발을 둘러싼 탐욕스러운 경쟁에 관한 낭독 작업이다. 이슬기의 <여인의 섬>은 브르타뉴 펭베낭 지역에서 전해지던 여인들의 외설스러운 노래를 차용했다. 참여 예술가는 현재의 전지구적 위기에 대해 지역적이며 예술적인 대응법을 제작한다.

전통적 방식의 전시 관람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에 있는 지금, 세 가지 방식으로 관람을 진행한다.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행하는 물리적 전시 공간, TBS 교통방송 라디오를 통해 송출되는 공공 예술,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온라인 전시. 대중교통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는 시민들의 일상에서 익숙하지 않은 사운드와 사회적 관점을 공유한다. 새로운 청각 문화를 소개하며 <레퓨지아>는 현재 문명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시민들과 나누고자 한다. 근본적 질문으로서 예술적 상상력이 결국 그 다음의 세계의 형상이고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글: 양지윤,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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