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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FLASH : FOCUS ON <파치의 기습>
기간| 2021.03.01 - 2021.03.11
시간| 09:00 - 18:00
장소| 비영리전시공간 싹/대구
주소|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1186-76/지하 1층
휴관| 공휴일
관람료| 무료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최준형
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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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출처=STAIRES)


  • (출처=STAIRES)


  • (출처=STAIRES)


  • (출처=STAIRES)
  • 			미술과 문학은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예술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이용하는 ‘매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미술 안에서 텍스트는 점점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문학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써 전시장에 들어서는 일은 마냥 낯설지 않게 되었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에서는 전시명과 같은 「광장」이라는 제목으로 총 7편 단편을 엮어 전시의 일부로 출간했다. 2020년 부산비엔날레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에는 문필가 11명이 참여하여 전시장 내에 글을 함께 전시하였다. 전시명 《파치의 기습》은 이병률의 시 <청춘의 기습>을 차용하며, 시를 하나의 작품으로써 미술 작품과 나란히 놓으며 미술과 문학을 연결하고자 한다. 
    
       “파치”란 깨트릴 파(破)와 물건이나 상태를 뜻하는 치의 합성어로 깨어지거나 흠이 나서 못 쓰게 된 물건을 뜻한다. 《파치의 기습》은 보솔, 최준형 작가가 깨어지고 흠이 난 감정의 기습을 어떤 방식으로 견뎌내었는지를 보여준다. 시인 이병률에게도 청춘이란 마치 파치의 기습처럼 ‘열자마자 쏟아’지는 ‘마음’을 가진 자다. 그리고 이 청춘들에게 ‘넘어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저절로 익어 떨어뜨려야겠다는 질문’을 가지고 있느냐 묻는다. 두 작가는 이러한 마음과 질문을 가지고 빛 아래서 평온하게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는 삶의 뒤편, 불안정한 그림자를 향해 걸어 들어가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이를 드로잉으로 표현한다. 그림자 안에서 고민하고 고통받은 경험이 있는 청춘이라면 이러한 불안정한 삶을 대하는 작가들의 태도를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보솔 작가는 순수 사진을 전공으로 하면서도 2015년도부터 꾸준히 드로잉을 해왔다. 그의 드로잉 작업은 가공되지 않은 손놀림으로 그려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이미지를 통해 내면에 품고 있던 감정을 드러낸다. 초기 작품을 묶은 첫 번째 시리즈에 자주 보이는 피와 눈물 그리고 칼은 타인에 의해 억압을 받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며, 이는 그리기라는 행위를 통해 원망과 분노라는 감정으로 나타난다. 최근 작품으로 구성된 두 번째 시리즈는 작가가 ‘자기만의 방’을 찾아내고 그곳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돌보며 감정을 인정하려는 태도가 담겨있다. 작가 노트에 있는 말을 빌리자면 그의 “이미지들은 아픔에 익숙한 나의 불완전한 삶,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어떤 식으로든 두 발 딛고 서 있겠다는 나의 의지”를 담고 있다. 자칫 기괴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미지마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삶의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최준형 작가는 COVID-19로 인해 생활과 작업 환경이 제한되자 무력함 느꼈고, 그 감정을 작품에 담아냈다. 접근하기 쉬운 종이와 펜이라는 재료를 이용하여 빛 대비가 확실한 공간을 구성하고, 지나치기 쉬운 그림자 안에도 이미지를 그려낸다. 그곳은 따스한 볕이 드는 공간이지만 마냥 편안하기보다는 불안이 혼재하는 공간이다. 강렬한 빛은 우리의 존재를 더욱 확실하게 비추고, 지금과 같은 무력한 상황에서는 그런 존재감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어쩌면 빛이 들지 않는 그림자 속이 작가에게는 더욱 안전한 장소인 것이다. 작품에서 흔히 보이지 않는 말풍선과 텍스트의 등장은 그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작품 속 인물들이 말을 건네는 상대는 관람객이다. 덕분에 관람객은 쉽게 이야기에 몰입하고 개인의 경험을 회상할 수 있다.
    
       이 드로잉들이 과연 무겁게(혹은 무섭게)만 느껴지는가. 이러한 이미지를 내면에서 끌어내고 나면 그 안에 남는 것은 이미지가 내포하고 있는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일 것이다. 시의 마지막 부분을 살펴보자. 시인은 ‘누구나 미래를 빌릴 수는 없지만/과거를 갚을 수는 있’다고 말한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자들, 즉 청춘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뜻한다. “미래가 어두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어쩌면 “너무 밝아 차마 눈 마주칠 수도 없는 빛이 우리를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보솔, 최준형 작가는 과거의 그림자 안에 갇혀있는 것이 아닌, 어둠을 보듬고 이해한 뒤 다시 일어나 작업과 전시를 통해 미래의 빛으로 나아간다. 그러니 청춘들이여, 내면을 털어내고 함께 나아가자.
    
    
    - 김박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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