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HIBITION
배한나 : Hidden Light
기간| 2021.04.14 - 2021.04.20
시간| 11:00 - 18:00
장소| 갤러리도스/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팔판동 115-52
휴관| 구정·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737-4678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배한나
정보수정요청

전시정보

			작가 자신이 기대고 있는 벽에서 세상과 연결되리라 믿던 환상과 지난 순간을 돌이 켰을 때 마주하는 매정한 단절을 읽는다. 깊은 밤 다세대 주택의 표면을 밝히고 벽과 벽 사이를 채우고 있는 형광등의 불빛은 콘크리트 상자 안에 살아가고 있을 사람을 당장 품어주는 온기가 아니다. 텅 비어있지 않음을 작위적으로 과시하는 공허한 불빛이다.

배한나가 바라보는 벽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작가의 시선을 거쳐 균열과 구멍으로 부스러진다. 기억 속 사건의 중심이 되는 주요 사물들은 흰 여백으로 채워지고 주변 환경은 구체적인 묘사와 짙은 농도의 물감으로 가득 비워졌다. 네 개의 모서리로 이루어진 화면은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처럼 이미지를 가두고 의도적으로 비워진 대상은 멀리서 바라본 아파트단지의 거실을 밝히는 조명처럼 한 칸의 작품을 채운다.

성가시게 느껴지는 작은 고통이 삶의 증거가 되듯 마땅히 채워지리라 여겨지는 화면 속 빈자리는 힘든 시기를 거치며 단절되고 홀로 남겨진 오늘날 관계의 모습이다. 우리가 밟고 살아가는 굳건하고도 기나긴 도시의 바위가 무색하게 틈을 꽃과 물기로 채우는 계절은 단순한 힘을 지니고 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벽을 허물기도 하지만 벽은 손가락 하나로도 완성될 수 있다. 관계가 이어지고 끊어지는 모습 역시 섬세한 노력과 사소한 마찰이 깃들어 있다.

작품의 여백을 채우고 있던 것은 거창한 사건의 일부로 존재하던 조각이 아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겪어온 지난 시간이 의도하지 않은 사건의 거친 표면에 긁혀 흐려진 생채기다. 당연하던 일들이 추억으로 지나가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인내와 시련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오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한나는 지난 시절을 기억하며 내일을 기대한다.

어렸을 때부터 유독 구석진 곳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동화책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옷장 속, 식탁 밑처럼 쉽게 보이지 않는 숨겨진 장소를 찾아서 놀고, 낮잠을 자거나 공상을 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감춰지고 가려진다는 것은 기분 좋은 야릇함도 느끼게 해줬다.

사람은 누구나 공간 안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공간이 존재한다. 유동적이고, 유동적이지 않은 장소를 우리는 하루에도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수 십 번을 옮겨가며 살아가고 있다. 공간이라는 것은 인류가 필요와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낸 장소이다. 나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 바뀌는 공간의 형태가 아닌 공간에 의해서 사람의 위치와 역할 심지어 정서적인 것까지도 바뀌어진다는 사실에 큰 매력을 느낀다.

(출처= 갤러리도스)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팸플릿 신청
*신청 내역은 마이페이지 - 팸플릿 신청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부 이상 신청시 상단의 고객센터로 문의 바랍니다.
확인
공유하기
Naver Facebook Kakao story URL 복사